잠자는 비너스
Sleeping Venus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잠자는 비너스》(영어: Sleeping Venus, 이탈리아어: Venere dormiente), 또는 《드레스덴 비너스》(Dresden Venus, 이탈리아어: Venere di Dresda)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 조르조네의 작품으로, 1510년 조르조네의 사망 후 티치아노 베첼리오가 완성했다. 풍경과 하늘은 주로 티치아노의 작품으로 일반적으로 받아들여진다. 21세기에 많은 학자들의 의견은 비너스 또한 티치아노가 그린 것으로 보며 조르조네의 기여를 불확실하게 여기는 쪽으로 기울었다. 이 그림은 드레스덴 알테 마이스터 회화관에 전시되어 있다. 제2차 세계 대전 이후, 소련이 이 그림을 잠시 소유했었다.
1510년, 조르조네는 페스트로 세상을 떠났어요. 그의 작업실에는 미완성 캔버스 하나가 남겨져 있었습니다. 잠든 비너스가 누운 모습은 이미 그려져 있었지만, 배경의 풍경과 하늘은 아직 손길을 기다리고 있었어요.
그 작업을 마무리한 것은 동료 화가 티치아노였어요. 1525년 무렵 작성된 베네치아 귀족 마르칸토니오 미키엘의 기록에 이 그림이 조르조네의 작품이되 풍경은 티치아노가 완성했다고 적혀 있어요. 두 사람의 손이 함께 만들어 낸 그림인 셈이죠.
이 그림이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자리는 독특해요. 서양 회화에서 최초로 알려진 가로로 누운 나체 인물화로, 이후 수백 년에 걸쳐 이어진 와상(臥像) 여성 누드의 원형이 되었습니다. 티치아노가 1534년 그린 '우르비노의 비너스', 벨라스케스의 '로케비 비너스', 마네의 '올랭피아'까지, 그 긴 계보가 이 한 점에서 시작되었어요.
비너스의 자세는 관능적이면서도 어딘가 고요해요. 미술사가 시드니 프리드버그는 '모든 관능은 이 존재에서 증류되어 빠져나갔고, 비너스는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그 기억을 나타낸다'고 썼어요. 그림이 꿈꾸는 것인지, 꿈속의 그림인지 경계가 흐릿한 느낌이 드는 이유가 거기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림 원래에는 비너스 발치에 큐피드가 앉아 있었어요. 하지만 19세기에 덧칠로 가려졌고, 20세기 X선 촬영으로 그 존재가 다시 확인되었죠. 오랜 시간 층층이 쌓인 선택들 아래 그림은 오늘도 드레스덴에서 잠들어 있습니다.
- 한 호흡의 곡선 — 잠든 여인의 몸선과 뒤편 언덕의 능선이 같은 리듬으로 흐르며 이어져요. 머리에서 발끝까지 화면을 가로지른 그 긴 곡선 덕에, 여신이 풍경의 일부처럼 느껴지죠.
- 감은 눈 — 한쪽 팔을 머리 뒤로 베고 눈을 가만히 감았어요. 우리를 전혀 의식하지 않는 그 평온이, 훗날 같은 자세로 관람객을 마주 보게 될 비너스들과의 결정적인 차이예요.
- 붉은 천과 흰 침구 — 등 뒤를 받친 짙은 붉은 천 위에 차가운 빛의 흰 침구가 깔려, 살갗이 한층 환하게 떠올라요. 따뜻한 색 대신 서늘한 흰빛을 골라 신비로운 기운을 더했죠.
- 오른편 마을 — 화면 오른쪽 언덕 위로 작은 집들과 성채가 옹기종기 자리해요. 잠든 여신의 고요와 멀리 깨어 있는 마을이 한 화면 안에서 묘하게 마주 보고 있어요.
이 여인은 잠든 걸까요, 아니면 막 깨어나려는 참일까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접기 ↑
서양 최초의 누워 있는 누드
풍성한 언덕을 배경으로, 한 여인이 자연 속에 누워 깊이 잠들어 있어요. 그녀의 부드러운 옆선이 뒤편 구릉의 곡선과 자연스럽게 이어지죠. 1510년 무렵 베네치아에서 그려진 이 그림은, 서양 회화에 처음 등장한 '누워 있는 누드'로 꼽혀요. 한 사람의 나체 여성을 큰 화폭의 주인공으로 삼는 것 자체가 당시엔 무척 드문 일이었는데, 이 그림 이후로 '풍경 속에 누운 여신'은 수백 년 동안 사랑받는 주제가 되었어요. 눈을 감은 채 아무것도 의식하지 않는 그 모습에는 이상적인 아름다움과 더없는 평온이 함께 깃들어 있어, 한 미술사가는 "그녀는 사랑의 행위가 아니라 그 기억을 뜻하며, 화가의 꿈을 그녀 스스로 꾸고 있다"고 표현하기도 했어요.
두 거장의 손
이 그림은 누가 그렸는가를 두고 오랫동안 이야기가 오갔어요. 전통적으로는 조르조네의 작품으로 전해지는데, 그가 1510년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면서 미완으로 남은 풍경과 하늘을 젊은 티치아노가 마무리했다고 봐요. 21세기 들어서는 잠든 비너스의 몸까지 티치아노가 그렸을 거라는 견해도 힘을 얻고 있어, 조르조네의 몫이 어디까지인지는 여전히 수수께끼예요. 엑스레이 조사로 밝혀진 비밀도 있어요. 원래는 비너스의 발치에 작은 큐피드가 앉아 있었는데 19세기에 덧칠로 지워졌고, 비너스의 머리도 처음엔 옆얼굴로 그려졌었죠. 이 그림은 1507년 결혼한 한 베네치아 귀족이 혼인을 기념해 주문했으리라는 추측도 있어요. 엑스레이로 들여다보니 그리는 동안 양옆의 풍경과 옷의 색까지 여러 차례 바뀌었는데, 어쩌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이 자꾸 의견을 보탰던 모양이에요.
수많은 누드의 어머니
이 '잠자는 비너스'는 미술사에서 길고 긴 후손을 두었어요. 같은 자세에서 티치아노의 《우르비노의 비너스》가 태어났고, 벨라스케스의 《거울을 보는 비너스》, 고야의 《옷을 벗은 마하》, 그리고 마네의 《올랭피아》로 그 계보가 이어져요. 다만 결정적인 차이가 하나 있어요. 이 비너스는 눈을 감고 잠들어 우리를 의식하지 않지만, 훗날의 후손들은 눈을 떠 관람객을 똑바로 바라보게 되죠. 잠든 여신에서 깨어나 마주 보는 여인으로 — 한 자세가 수백 년에 걸쳐 변모해 가는 출발점이 바로 이 그림이에요. 지금은 독일 드레스덴 회화관에 소장돼 있는데, 제2차 세계대전 직후 잠시 소련이 가져갔다가 돌려준 사연도 품고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잠든 비너스의 몸선과 뒤편 언덕의 능선을 번갈아 보세요. 두 곡선이 마치 한 호흡처럼 이어져, 여인의 몸이 자연의 일부처럼 느껴질 거예요. 그다음 차갑게 빛나는 은빛 침구를 눈여겨보세요 — 보통 따뜻한 색으로 그리던 천을 차가운 은색으로 칠해, 잠든 여신에게 서늘하고 신비로운 기운을 더했어요. 발치에 지워진 큐피드가 원래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리며 그 빈자리를 상상해 보시고요. 마지막으로 평온하게 감긴 그 눈을 보면, 훗날 같은 자세로 우리를 똑바로 응시하게 될 비너스들과의 차이가 새삼 또렷해질 거예요. 잠과 깨어남, 그 한 끗 차이가 오백 년 미술사를 갈라놓았다는 게 신기하지 않나요?

마크 트웨인은 이 그림을 세상에서 가장 추잡한 그림이라 불렀어요.
이어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