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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로라

Flora

티치아노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Flora is an oil painting by Italian late Renaissance painter Titian, dated to around 1515 and now held at the Uffizi Gallery in Florence.

도슨트 이야기

1515년경, 티치아노는 한 젊은 여인을 화폭에 옮겼어요. 왼손에는 분홍빛 망토를 살며시 쥐고, 오른손에는 꽃과 잎을 한 움큼 들고 있습니다. 그녀의 정체에 대해서는 오래전부터 의견이 엇갈렸어요. 16세기 판화 복제본에 붙은 제목에 근거해 그녀를 유녀(遊女)로 보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결혼의 사랑을 상징한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습니다. 다만 손에 쥔 봄꽃 때문에 봄과 식물의 여신 플로라와 연결 지어 '플로라'라는 이름이 굳었지요.

이 여인의 얼굴은 같은 시기 티치아노의 여러 작품에도 등장합니다. 거울 앞의 여인, 살로메, 비올란테 등. 베네치아 화파가 조르조네의 '라우라'에서 확립한 이상적 미인상을 티치아노가 이어받아 자신만의 방식으로 표현한 것이에요. 그림은 이후 여러 손을 거쳐 암스테르담에서 팔렸고, 한때 오스트리아 대공 레오폴트 빌헬름의 컬렉션에 들어갔다가 결국 우피치 미술관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정확한 의미보다 오래 남는 것은 화면에서 풍기는 분위기예요. 꽃을 쥔 손, 가볍게 흘러내린 옷, 봄날 같은 표정 — 티치아노는 이 여인을 어느 한 이야기로 못 박지 않았습니다. 그렇기에 다섯 세기가 지나도록 사람들은 그녀 앞에서 저마다 다른 이름을 떠올리지요.

이렇게 보세요
  • 흘러내린 옷흰 슈미즈가 어깨에서 미끄러지듯 흘러내려 한쪽 가슴과 어깨가 드러나요. 분홍빛 망토를 왼손이 가볍게 끌어안고 있지요.
  • 손 안의 봄꽃오른손에 쥔 한 줌의 봄꽃과 잎. 바로 이 작은 다발이 그녀를 봄의 여신 '플로라'로 불리게 한 단서예요.
  • 비껴간 시선얼굴은 살짝 기울고 눈길은 우리를 비켜 옆으로 향해요. 똑바로 보지 않는 그 눈빛이 묘한 거리감과 관능을 함께 자아내요.
  • 금빛 머리칼풍성한 적금색 머리가 한쪽 어깨로 굽이쳐 흘러내려요. 베네치아 화가들이 그토록 사랑한 빛나는 머릿결이지요.
  • 어두운 배경인물 뒤가 짙은 어둠이라, 환한 살결과 흰 옷이 한층 또렷이 떠올라요.

그녀의 표정에서 수줍음이 느껴지나요, 아니면 자신감이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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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치아가 꿈꾼 이상적 아름다움

꽃 한 줌을 손에 든 아름다운 여인 — 티치아노가 1515년 무렵에 그린 이 그림은, 베네치아 회화가 추구한 이상적인 아름다움의 한 정점이에요. 흘러내린 흰 슈미즈 사이로 한쪽 어깨가 드러나고, 풍성한 금발이 부드럽게 흩어져 내리지요. 손에 쥔 봄꽃들 덕분에, 사람들은 일찍부터 이 여인을 봄과 초목의 여신 '플로라'로 불러 왔답니다.

이런 이상적인 여인상은 사실 티치아노 혼자 만든 것이 아니에요. 그의 스승이었던 조르조네가 《라우라》 같은 작품에서 먼저 베네치아 화단에 자리 잡게 한 양식이었지요. 티치아노는 그 전통을 이어받아, 따뜻한 살결과 관능적인 분위기를 한층 무르익게 빚어냈답니다. 봄날처럼 화사한 이 그림은 지금 피렌체 우피치 미술관에 걸려 있어요.

그녀는 누구일까

이 그림을 둘러싼 가장 흥미로운 수수께끼는 '그녀가 대체 누구인가' 하는 점이에요. 학자들의 해석은 지금도 엇갈린답니다. 16세기에 만들어진 복제 판화에 덧붙은 문구를 근거로, 그녀를 고급 매춘부로 보는 이들이 있어요. 반면 어떤 이들은 결혼의 사랑을 상징하는 신부의 모습으로 읽기도 하지요. 다만 그녀가 입은 옷은 정작 혼례용 예복은 아니어서, 이 해석에도 빈틈이 남아 있답니다.

흥미롭게도 이 여인은 이 한 점에만 등장하는 게 아니에요. 티치아노는 같은 시기에 《거울 앞의 여인》, 《허영》, 《살로메》, 《비올란테》 같은 여러 작품에서 비슷한 얼굴을 거듭 그렸어요. 그래서 이 여인이 실존했던 한 모델인지, 아니면 화가가 마음속에 품은 이상적인 미의 화신인지조차 분명치 않답니다. 어쩌면 그 알 수 없음이야말로, 수백 년이 지나도록 우리가 이 얼굴 앞에 머물게 하는 매력일지도 모르지요.

렘브란트가 흠모한 그림

《플로라》가 얼마나 사랑받았는지는 그 이후의 이력만 보아도 알 수 있어요. 이 그림은 16세기에 수많은 판화로 복제되어 널리 퍼졌고, 브뤼셀과 빈을 거치며 여러 손을 옮겨 다녔지요. 17세기에는 암스테르담에서 스페인 대사가 오스트리아의 레오폴트 빌헬름 대공에게 팔기도 했답니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건, 저 위대한 렘브란트조차 이 그림에 마음을 빼앗겼다는 사실이에요. 그는 아내 사스키아를 플로라의 모습으로 그릴 때 티치아노의 이 작품을 마음에 두었다고 전해지지요. 한 거장이 다른 거장에게 보낸 조용한 경의인 셈이에요. 한편 18세기에는 이 그림이 엉뚱하게도 팔마 일 베키오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만큼 베네치아 회화의 빛나는 매력이 여러 화가에게 공유되었음을 보여 주는 일화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여인의 오른손에 쥔 꽃과 잎에 시선을 두세요. 이 봄꽃 한 줌이 그녀를 봄의 여신 플로라로 불리게 한 결정적인 단서랍니다. 그다음 왼손이 가볍게 쥔 분홍빛 망토와, 그 사이로 흘러내린 흰 슈미즈의 주름을 따라가 보세요. 티치아노가 천의 부드러움과 살결의 따뜻함을 얼마나 섬세하게 살렸는지 느껴질 거예요. 이어서 한쪽으로 살짝 기운 얼굴과 옆으로 향한 시선에 주목하세요. 우리를 똑바로 보지 않는 그 눈길이 묘한 거리감과 관능을 함께 자아낸답니다. 마지막으로 풍성한 금발이 어깨 위로 흘러내리는 결을 눈에 담아 보세요. 베네치아 화가들이 그토록 사랑한 빛나는 황금빛 머리칼의 비밀이 그 안에 있답니다.

이 작품이 속한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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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치아노

마크 트웨인은 이 그림을 세상에서 가장 추잡한 그림이라 불렀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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