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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안나와 성 모자

The Virgin and Child with Saint Anne

레오나르도 다 빈치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성 안나와 성 모자(The Virgin and Child with Saint Anne)는 르네상스 시대의 예술가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미완성 유화로, 1501년에서 1519년 경에 제작되었다. 그림은 성 안나, 그녀의 딸인 성모 마리아와 손자인 아기 예수가 묘사되어 있다. 현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도슨트 이야기

그림 속 세 사람은 피라미드처럼 겹쳐 앉아 있습니다. 성 안나의 무릎 위에 성모 마리아가, 마리아의 팔 안에 아기 예수가 있습니다. 아기는 어린 양을 끌어안으려 하고, 마리아는 아이를 살며시 말리듯 손을 뻗습니다. 두 여인은 아이를 바라보고, 그 시선 안에 고요한 기쁨이 담겨 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이 주제를 오래 붙들었다는 것은 런던 내셔널갤러리의 '벌링턴 하우스 카툰'에서도 확인됩니다. 1499년 루이 12세의 딸 탄생을 기념하는 주문으로 시작된 이 그림은, 1501년경에 붓을 들었음에도 1519년 레오나르도가 세상을 뜰 때까지 미완성으로 남았습니다. 루브르 큐레이터가 2008년 캔버스 뒷면에서 적외선으로 말 머리 스케치와 해골 반쪽 드로잉을 발견했을 때, 세상은 레오나르도가 그 시간 동안 표면 아래서 무엇을 탐구했는지 다시 한번 엿보게 되었습니다.

20세기 초, 지그문트 프로이트가 이 그림 앞에서 걸음을 멈추었습니다. 그는 성모의 옷 주름에서 날개를 편 독수리의 형상을 읽어냈습니다. 레오나르도가 어린 시절 독수리에 관한 꿈을 기록했다는 점을 근거로, 프로이트는 이 그림 전체를 화가의 무의식이 표출된 증거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나 이 '독수리'는 번역자의 오역에서 비롯된 것이었습니다. 코덱스 아틀란티쿠스에 레오나르도가 썼던 새는 독수리가 아니라 솔개였습니다. 프로이트 자신도 훗날 그 글을 '내가 쓴 가장 아름다운 것'이라 불렀다고 하니, 오독 위에 세운 아름다운 해석이었던 셈입니다.

세 사람이 겹쳐 앉은 이 구도에는 또 다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레오나르도는 사생아로 태어나 친어머니와 계모, 두 여인의 손에서 자랐습니다. 성 안나가 딸의 어머니이면서도 같은 또래처럼 보이는 이 그림이 그에게 특별히 가까웠던 것은, 어쩌면 그 이유 때문이었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보세요
  • 삼각형 구도세 인물이 하나의 안정된 삼각형으로 묶여 있어요. 뒤의 성 안나, 그 무릎에 앉은 마리아, 그리고 몸을 뻗은 아기 예수가 서로 맞물려 한 덩어리처럼 보여요.
  • 어린 양아기 예수가 두 팔로 어린 양을 꼭 끌어안고 있어요. 이 양은 장차 예수가 짊어질 수난과 희생을 상징해, 다정한 장면에 예정된 슬픔이 스며요.
  • 붙드는 손마리아가 몸을 기울여 아이를 살며시 잡으려 해요. 다가올 운명을 알면서도 잠시 붙들어 두려는 어머니의 손짓이에요.
  • 어린 미소세 인물의 입가에 《모나리자》를 닮은 잔잔한 미소가 어려 있어요. 특히 뒤에서 내려다보는 성 안나의 표정이 더없이 온화해요.
  • 안개 낀 산수뒤로는 푸르스름한 안개에 잠긴 험준한 산과 강이 아득히 펼쳐져요. 인물과 풍경이 하나의 공기 속에 부드럽게 녹아들어요.

세 세대가 이렇게 한 몸처럼 얽힌 모습에서, 당신은 기쁨과 슬픔 중 어느 쪽이 더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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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 년을 품은 주제

성 안나와 그 딸 성모 마리아, 그리고 아기 예수 — 세 세대가 한 화면에 자연스럽게 겹쳐진 이 그림은, 레오나르도가 수십 년 동안 마음에 품어 온 주제였어요. 그는 이 구성을 위해 따로 커다란 밑그림(버링턴 하우스 카툰)을 그려 가며 오래 궁리했죠. 할머니의 무릎에 앉은 마리아가 몸을 기울여, 어린 양을 붙잡은 아기 예수를 살며시 만류해요. 그 양은 장차 예수가 짊어질 수난과 희생을 상징하니, 단란해 보이는 이 장면에는 이미 예정된 슬픔이 스며 있는 셈이에요. 인물들은 안정된 피라미드 구도로 묶여 있고, 뒤로는 안개에 잠긴 산과 강이 아득하게 펼쳐져요. 이 작품은 본래 피렌체 산티시마 아눈치아타 성당의 제단화로 구상됐고, 프랑스 왕 루이 12세가 1499년 딸의 탄생을 기념해 주문했을 가능성도 거론돼요.

미완성의 깊이

이 그림은 끝내 완성되지 못한 미완성작이에요. 그런데도 완성작 못지않은 깊이를 풍기는 게 신기하죠. 더 흥미로운 건 2008년에 루브르의 한 큐레이터가 패널 뒷면에서 희미한 스케치 몇 점을 발견한 일이에요. 적외선 조사로 드러난 그림에는 말의 머리, 반쪽짜리 두개골, 그리고 양과 노는 아기 예수가 담겨 있었어요. 레오나르도의 작품 뒷면에서 그림이 발견된 건 그때가 처음이었죠. 한 천재가 한 폭의 그림을 두고 얼마나 오래, 얼마나 여러 갈래로 고민했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흔적이에요. 한편 2011년에는 이 그림의 세척을 두고 큰 논란이 일기도 했어요. 너무 밝게 닦여 화가가 의도한 분위기를 잃었다는 비판에, 루브르 자문위원 두 사람이 항의의 뜻으로 사임했을 정도였죠. 지금 이 작품은 《모나리자》와 함께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프로이트의 두 어머니

이 그림에는 뜻밖의 유명한 독자가 한 명 있어요. 정신분석학자 지그문트 프로이트예요. 그는 1910년 레오나르도에 관한 글에서, 화가가 성모와 그 어머니 성 안나를 함께 그리기를 즐긴 데에 특별한 까닭이 있다고 봤어요. 레오나르도가 어린 시절 친어머니 손에 자라다 아버지의 아내에게 입양돼, 말하자면 '두 어머니'를 둔 셈이었기 때문이라는 거죠. 프로이트는 마리아의 옷자락에서 독수리의 형상을 읽어 내기도 했는데, 사실 이는 그가 참고한 번역의 오류에서 비롯된 해석이었어요. 정설로 받아들여지진 않지만, 한 그림이 미술사를 넘어 심리학의 고전에까지 영감을 준 흥미로운 사례예요.

관람 포인트

먼저 세 인물이 이루는 안정된 삼각형 구도를 보세요. 성 안나, 그 무릎의 마리아, 몸을 뻗은 아기 예수가 서로 맞물려 하나의 덩어리처럼 묶여 있어요. 그다음 아기 예수가 끌어안은 어린 양과, 그 아이를 살며시 붙드는 마리아의 손짓을 눈여겨보세요 — 다가올 운명을 알면서도 잠시 붙잡아 두려는 어머니의 마음이 담겨 있어요. 인물들의 입가에 어린, 《모나리자》를 닮은 잔잔한 미소도 찾아보시고요. 마지막으로 뒤편 안개 낀 산수를 보면, 레오나르도가 인물과 풍경을 어떻게 하나의 공기 속에 녹여 냈는지, 그리고 세 인물이 어떻게 한 몸처럼 다정하게 얽혀 있는지 함께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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