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로주
La lo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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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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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 로주(프랑스어: La Loge, 극장 박스석')는 오귀스트 르누아르가 1874년에 그린 유화이다. 이 그림은 런던 코톨드 미술 연구소의 소장품이다.
1874년 파리, 르누아르는 동생 에드몽을 모델로 세우고 친한 모델 니니 로페즈를 극장 특별석에 앉혔어요. 두 사람이 실제 연인이거나 부부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은 연출이에요. 이 그림은 르누아르가 파리 현대의 한 장면을 담으려 했던 초기 작업 중 하나였지요.
여인은 흑백 줄무늬 드레스를 입고 있어요. 목에는 진주 목걸이가 겹겹이 걸려 있고, 머리와 가슴에는 분홍 장미가 달려 있어요. 손에는 부채와 흰 레이스 손수건을 쥐고 있지요. 미술사가 에일린 리베이로는 드레스가 흰 실크 거즈에 검은 러플 튤을 덧댄 것으로, 당시 유행하던 폴로네즈 스타일이라고 분석했어요.
뒤에 선 남자는 오페라글라스를 들고 위쪽을 살피고 있어요. 그가 보는 것은 무대가 아니에요. 그는 다른 관객석을 훑고 있어요. 여인은 앞을 바라보고 있고요. 19세기 파리에서 극장은 공연을 보러 가는 곳이기도 했지만, 동시에 자신을 보여주는 무대이기도 했어요.
이 그림이 1874년 살롱에 걸렸을 때 반응은 엇갈렸어요. 그 뒤 런던 전시에서도 팔리지 않았지요. 결국 화상 '페르' 마르탱이 425프랑에 사 갔어요. 훗날 이 그림은 코톨드 미술관의 컬렉션에 자리를 잡았어요.
보는 것과 보이는 것. 르누아르는 그 오래된 긴장을 특별석 하나에 조용히 담아뒀어요.
- 두 시선 — 앞자리 여인은 곧장 우리 쪽을 보는데, 뒤의 남자는 오페라글라스를 눈에 대고 위쪽 어딘가를 살펴요. 한 화면에서 시선이 정반대로 갈리지요.
- 흑백 줄무늬 — 가운을 가로지르는 굵은 흑백 줄무늬가 가장 먼저 눈을 붙들어요. 검정 속에 푸른 기운이, 흰빛 속에 서늘한 색이 섞여 단순한 흑백이 아니랍니다.
- 진주와 장미 — 목에는 진주 줄이 겹겹이 감기고, 머리와 가슴께엔 분홍 장미가 꽂혔어요. 이 부드러운 색이 강한 흑백을 살짝 누그러뜨리지요.
- 앞으로 내민 손 — 흰 장갑 낀 손이 화면 맨 아래 난간에 얹혀 작은 망원경을 쥐고 있어요. 그 난간 덕에 우리는 옆 칸막이석에서 이들을 보는 듯한 자리에 놓여요.
이 여인은 공연을 보러 온 걸까요, 아니면 보이러 온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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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러 온 사람, 보이러 온 사람
극장의 특별석에 한 젊은 여인이 앉아 정면을 바라보고, 그 뒤의 남자는 오페라글라스를 들어 위쪽 어딘가를 살피고 있어요. 1874년 피에르오귀스트 르누아르가 그린 「라 로주」, 곧 '극장 칸막이 좌석'이에요. 19세기 프랑스에서 극장에 간다는 건 공연을 보는 일인 동시에, 자신을 내보이는 일이기도 했지요. 그래서 이 그림은 그 묘한 풍경을 정확히 포착해요. 여인은 자신의 존재를 한껏 드러내는데, 동행한 남자는 오페라글라스로 객석을 훑고 있으니까요. 보러 온 사람과 보이러 온 사람이 한 화면에 나란히 앉은 셈이랍니다.
모델에 관한 이야기도 정겨워요. 앞쪽 여인은 르누아르의 새 모델 니니 로페즈예요. 그는 이후 몇 해 동안 르누아르의 그림 열네 점에 등장하게 되지요. 뒤의 남자는 화가의 동생 에드몽으로, 저널리스트이자 미술 비평가였답니다.
흑백 줄무늬 드레스의 마법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드는 건 여인의 드레스예요. 굵은 흑백 줄무늬의 대담한 가운에, 목에는 진주 줄을 겹겹이 두르고, 손목엔 금팔찌를 찼지요. 의자 등받이엔 흰담비 모피가 우아하게 드리워져 있어요. 르누아르의 붓끝을 들여다보면 검은 부분에는 푸른색이 섞여 그림자와 빛을 만들고, 흰 부분에는 파랑·초록·노랑의 기운이 스며 음영과 하이라이트를 빚어내요. 그러니 검정도 그저 검정이 아니고, 흰색도 그저 흰색이 아니랍니다.
무릎 위엔 검은 부채와 흰 레이스 손수건이 놓였고, 머리와 가슴께엔 분홍 장미가 꽂혀 있어요. 꽃과 살결의 부드러운 색조가, 흑백 가운의 강한 대비와 어두운 배경 사이에서 은은히 빛나지요. 비평가 샤를 블랑은 검정의 어둠이 드레스의 흰빛과 여인의 얼굴을 도리어 환히 끌어낸다고 평했어요.
초상과 풍속 사이
1873년부터 1880년 무렵까지 르누아르는 극장 칸막이 좌석이라는 주제에 거듭 매달렸어요. 그 안에서 그는 현대 파리의 풍경과, 유행하는 패션과, '보는 곳이자 보이는 곳'으로서의 극장을 한데 묶어 탐구했지요. 이런 그림들은 초상화와 풍속화의 경계를 흐려 놓아요. 니니와 에드몽이라는 실제 인물을 그리면서도, 그들을 파리 상류층의 일상이라는 무대 위에 올려놓으니까요. 사실 칸막이 좌석은 당시 순수 미술에서는 아직 낯선 소재였어요. 오노레 도미에나 콩스탕탱 기스 같은 화가들이 수채화나 판화로, 그것도 훨씬 작게 다루곤 했을 뿐이지요.
눈여겨볼 대목이 또 있어요. 한 여인이 극장 좌석에 보이는 일은 극장의 격에 따라 평판을 좌우하기도 했어요. 어떤 자리에서는 그가 '드미몽드', 곧 품행이 의심스러운 여인으로 비칠 위험마저 있었거든요. 르누아르가 이 극장의 격을 분명히 밝히지 않은 탓에, 그림은 도리어 갖가지 해석과 입길을 불러왔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두 인물의 시선이 향하는 방향을 견주어 보세요. 여인은 우리 쪽을, 남자는 위쪽을 보고 있어, '보이는 자'와 '보는 자'의 대비가 한눈에 드러난답니다. 다음으로 흑백 줄무늬 안에 숨은 색을 찾아보세요. 검정 속 푸름, 흰빛 속 파랑·초록·노랑이 보이기 시작하면 르누아르의 손길이 새삼 놀랍게 다가올 거예요. 머리와 가슴의 분홍 장미, 그리고 뺨의 살빛이 어떻게 강한 흑백을 누그러뜨리는지도 느껴 보세요. 화면 아래 모서리의 발코니 난간도 놓치지 마세요. 그 덕분에 우리는 마치 옆 칸막이 좌석에 앉아 이들을 바라보는 듯한 자리에 놓인답니다. 이 작품은 같은 해 첫 인상주의 화가들의 자리에 나왔고, 영국에서 전시된 가장 이른 인상주의 그림 가운데 하나가 되었어요. 지금은 런던 코톨드 미술연구소에 걸려 있습니다.

몽마르트르의 일요일, 르누아르의 친구들이 직접 무도회를 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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