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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누스와 쿠피도, 우둔함과 시간

Venus, Cupid, Folly and Time

브론치노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베누스, 쿠피도, 우둔함과 시간(Venus, Cupid, Folly and Time) 또는 베누스와 쿠피도의 알레고리(An Allegory of Venus and Cupid) 및 베누스의 승리(A Triumph of Venus)은 약 1545년경 피렌체 화가 아뇰로 브론치노가 그린 알레고리적 그림이다. 현재 런던의 내셔널 갤러리에 소장되어 있다. 학자들은 이 그림이 정확히 무엇을 묘사하는지 확실하게 알지 못한다.

도슨트 이야기

화면 중앙에 비너스와 쿠피도가 입을 맞추고 있어요. 어머니와 아들이 벌이는 이 포옹은 노골적으로 에로틱하고, 빛은 차갑고 고른 흰빛으로 두 사람을 대리석 조각처럼 빛나게 해요. 브론치노가 1545년경 그린 이 그림은 처음부터 끝까지 수수께끼예요.

바사리는 이 그림이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선물로 보내졌다고 적었어요. 메디치 가문 혹은 살비아티가 의뢰했을 것으로 추정되죠. 에로틱한 이미지는 메디치 궁정과 프랑스 왕실 양쪽의 취향을 정확히 겨냥했고, 질감과 사치품에 대한 공들인 묘사는 브론치노가 귀족 초상화 화가로 이름을 떨치던 방식 그대로예요.

그 주변을 채운 인물들이 진짜 수수께끼예요. 오른쪽의 어린 푸토는 장미꽃잎을 뿌리려 하는데 발바닥에 가시가 박혀 있으면서도 표정은 천진하기만 해요. 오른편 뒤쪽에는 소녀의 얼굴에 몸통이 뒤틀린 생명체가 꿀벌집을 내밀고 등 뒤로 전갈 꼬리를 감추고 있어요. 머리카락을 쥐어뜯는 절박한 인물은 질투, 혹은 매독의 폐해를 나타낸다는 해석도 있어요.

화면 위쪽에 대머리 노인이 팔을 크게 벌리는데 그가 바로 시간이에요. 그의 뒤편에 모래시계가 보이죠. 그가 장막을 걷어내려는지, 아니면 가리려는지조차 불분명해요. '시간이 지나면 모든 것이 드러난다'는 암시일 수도 있고, 그 반대일 수도 있어요.

브론치노는 답을 주지 않았어요. 학자들은 오백 년 가까이 이 인물들의 이름을 두고 논쟁을 이어가고 있고, 그림 속 가장 아름다운 것들이 가장 위험하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여요.

이렇게 보세요
  • 차가운 살결가운데 비너스와 큐피드의 벗은 몸이 매끄러운 대리석처럼 희고 광택이 흘러요. 따뜻한 피가 도는 살갗이라기보다, 차갑게 닦아낸 조각상에 가깝지요.
  • 뒤엉킨 입맞춤비너스와 아들 큐피드가 야릇하게 몸을 비틀어 입을 맞춰요. 두 몸이 불꽃처럼 휘감기는 나선의 자세가, 좁은 화면을 가득 채우며 묘한 긴장을 자아내죠.
  • 황금 사과비너스의 왼손을 보세요. 손가락 사이에 작은 황금 사과를 쥐고 있어요. 파리스의 심판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신으로 뽑힌 그 증표랍니다.
  • 장미 뿌리는 아이오른쪽, 웃으며 장미 꽃잎을 뿌리려는 통통한 아이의 발을 살펴보세요. 큰 가시를 밟았는데도 아픈 줄 모르는 태평한 표정이, 대가를 모른 척하는 우둔함을 말해 주지요.
  • 걷히는 푸른 천화면 위, 대머리 노인이 팔을 힘껏 뻗어 짙푸른 천을 걷어 내요. 시간이 가리고 있던 이 은밀한 장면의 진실을, 그가 막 드러내려는 참이죠.

이 달콤해 보이는 장면에서, 당신을 가장 불편하게 만드는 건 무엇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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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디치 궁정의 차가운 수수께끼

이 그림은 보는 이를 묘하게 불편하게 만드는, 수수께끼 같은 매혹을 지니고 있어요. 피렌체의 화가 아뇰로 브론치노가 1545년 무렵에 그린 《베누스와 쿠피도, 우둔함과 시간》이랍니다. 지금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걸려 있지요. 놀랍게도 학자들은 이 그림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아직도 확실히 알지 못해요. 그만큼 모호하고 다층적인 알레고리(우의화)예요.

이 작품은 토스카나 대공 코시모 1세 데 메디치가 주문해,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에게 보낼 선물로 그려졌으리라 추정돼요. 실제로 미술사가 바사리는 비너스와 큐피드가 입 맞추고 그 곁에 쾌락과 유희, 기만과 질투 같은 사랑의 정념들이 둘러싼 그림이 프랑수아 왕에게 보내졌다고 적었지요. 에로틱하고 세련된 이 화면은 메디치와 프랑스 궁정의 까다로운 취향에 꼭 들어맞는 것이었답니다.

매너리즘의 차가운 살결

브론치노는 무엇보다 초상화가로 이름났고, 그 솜씨가 이 그림에서도 빛나요. 인물들의 피부는 마치 매끄럽게 닦은 대리석처럼 차갑고 광택이 흘러요. 화면 가운데, 비너스는 한 손에 파리스의 심판에서 얻은 황금 사과를 들고, 아들 큐피드와 야릇하게 뒤엉켜 입을 맞추고 있어요. 둘 다 벌거벗은 채 환한 흰빛 속에 떠오르듯 빛나지요.

이 그림은 브론치노의 스승 폰토르모에게서 이어받은 매너리즘 양식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 줘요. 비너스와 큐피드, 그리고 곁의 푸토는 모두 '피구라 세르펜티나타', 곧 불꽃처럼 뒤틀린 나선형 자세를 취하고 있지요. 차갑고 인위적인 우아함, 비좁고 답답하게 짜인 전경, 모순되는 움직임들이 빚어내는 긴장감이 매너리즘 특유의 분위기를 자아낸답니다. 비너스는 마치 손에 넣을 수 없기에 더욱 욕망을 불러일으키는 귀한 대리석 조각상처럼 보여요. 이 호사스럽고 관능적인 화면 전체가 하나의 정교한 보석 같답니다.

풀리지 않는 인물들

이제 둘레의 인물들이 본격적인 수수께끼예요. 비너스와 큐피드의 오른쪽에서, 장난스러운 푸토가 두 사람에게 장미 꽃잎을 뿌리려 하고 있어요. 흔히 '우둔함(폴리)'으로 불리는 이 아이는, 자세히 보면 오른발이 큼직한 장미 가시에 찔려 있는데도 쾌락에 도취되어 전혀 아픈 줄을 몰라요. 화면 위쪽, 모래시계를 등진 대머리에 수염 난 노인은 '시간'이에요. 그는 팔을 힘껏 뻗어 배경의 푸른 천을 걷어 내려 하지요. '시간은 덧없이 흐르고, 언제 모든 게 끝날지 모른다'고 말하는 듯한 몸짓이랍니다.

맞은편에서 함께 천을 잡아당기는, 눈구멍이 텅 빈 가면 같은 인물은 '망각'으로 불려요. 머리를 쥐어뜯는 절망에 찬 형상은 '질투', 혹은 매독에 좀먹힌 모습이라 보기도 하지요. 무엇보다 섬뜩한 건 오른쪽의 기이한 존재예요. 소녀의 얼굴을 했지만 몸은 스핑크스처럼 숨겨져 있고, 한 손으로는 달콤한 벌집을 내밀면서 등 뒤에 감춘 전갈 꼬리의 독침을 숨기고 있어요. '쾌락'과 '기만'을 함께 상징한다고들 하지만, 어느 것도 학자들 사이에 합의된 해석은 없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인물들의 살결에 주목하세요. 차갑고 매끄러운 대리석 같은 피부 묘사가 이 그림의 첫인상을 결정한답니다. 그다음엔 가운데 비너스의 손을 보세요. 황금 사과를 쥔 그 손이, 이 여인이 파리스의 심판에서 승리한 미의 여신임을 알려 줘요. 장미 꽃잎을 뿌리려는 푸토의 발도 꼭 살펴보세요. 큰 가시에 찔렸는데도 태평한 그 표정이, 쾌락의 대가를 모른 척하는 우둔함을 말해 주거든요. 오른쪽 아래, 소녀의 얼굴에 전갈 꼬리를 감춘 기이한 존재의 두 손도 찾아보세요. 좌우가 뒤바뀐 그 손이 달콤함 뒤의 기만을 암시한답니다. 마지막으로 화면 위 '시간'의 노인이 걷어 내는 푸른 천을 따라가 보세요. 시간이 드러내는 것이 이 은밀한 장면의 진실임을, 브론치노는 조용히 일러 주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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