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Saint Jerome in the Wilderness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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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Saint Jerome in the Wilderness is an unfinished painting by the Italian Renaissance artist Leonardo da Vinci, dated c. 1480–1490. A recent study linked to the Lady with an Ermine carried out by Leonardo da Vinci at the same time supports this hypothesis. The composition of the painting has been drafted in monochrome onto the primed wooden panel. At an unknown date after Leonardo's death, the panel was cut into five pieces before eventually being restored into its original form.
바티칸 미술관 한 귀퉁이에 놓인 이 그림을 보면, 한 가지 이상한 사실이 먼저 눈에 들어와요. 캔버스가 아니라 나무 패널 위에 그려진 이 작품은 지금도 이음새가 희미하게 남아 있거든요.
레오나르도가 이 그림을 미완으로 남긴 뒤, 패널은 어느 시점엔가 다섯 조각으로 잘렸어요. 그중에서 가장 완성도가 높은 '성인의 머리' 부분을 로마의 미술상 피에트로 카무치니가 떼어 냈죠. 그는 몸통보다 머리가 더 비싸게 팔릴 거라고 생각했어요. 머리가 빠진 나머지 조각들은 아마 헐값에 처분됐을 거예요.
몇 해 뒤, 나폴레옹의 외삼촌인 페쉬 추기경이 로마의 한 골동품 상점에서 구멍 뚫린 패널 그림을 발견했어요. 머리가 있어야 할 자리가 텅 비어 있었죠. 그는 자신이 며칠 전에 카무치니 화랑에서 구입한 머리 조각을 얼른 가져와 맞춰 봤어요. 두 조각은 정확하게 맞아 들어갔어요. 그렇게 해서 히에로니무스 성인은 다시 온전한 모습을 찾았고, 추기경은 평생 자신의 서재 안락의자 위에 이 그림을 걸어 두었다고 해요.
그림 속 히에로니무스는 시리아 사막의 황야에서 무릎을 꿇고 있어요. 오른손에는 가슴을 치는 돌을 들고, 발치에는 가시를 빼 주었더니 충성스러운 동반자가 된 사자가 웅크려 있죠. 그의 시선은 오른편에 희미하게 스케치된 십자가를 향하고 있어요. 미완으로 남은 붓질 속에서도, 목과 어깨의 근육 표현만큼은 레오나르도 특유의 치밀한 해부학적 관찰이 또렷이 담겨 있어요. 잘리고 합쳐진 이 그림은, 그 수난의 역사마저 어쩐지 그림 속 성인의 고행과 닮아 있어요.
- 멈춰 버린 갈색 — 온통 갈색 단색조의 밑그림 상태예요. 색이 거의 올라가지 않아, 화가가 형태를 어떻게 세워 갔는지 그 과정이 그대로 들여다보여요.
- 앙상한 목과 어깨 — 무릎 꿇은 노인의 목과 어깨에서 힘줄과 뼈가 살갗 아래로 팽팽히 드러나요. 가장 또렷이 그려진 이 부분에 시선이 먼저 닿죠.
- 비튼 몸, 뻗은 팔 — 노인은 상체를 비틀어 한 팔을 옆으로 길게 뻗어요. 그 사선이 화면에 긴장을 주고, 시선을 오른쪽으로 끌고 가요.
- 발치의 사자 — 화면 아래 사자가 길게 엎드려 입을 벌려요. 그 부드러운 곡선이 위쪽 노인의 각진 몸과 마주 놓여 대비를 이뤄요.
- 사라질 듯한 배경 — 왼쪽 멀리 흐린 산과 호수, 오른쪽 바위틈의 작은 건물은 거의 선만 남았어요. 미완성이라 더 아련하게 멀어지죠.
화가의 손이 어디까지 칠을 올리고 어디서 멈췄는지, 그 경계가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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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완성하지 못한 그림
레오나르도 다 빈치라고 하면 매끈하게 마무리된 《모나리자》의 신비로운 미소를 떠올리시죠? 그런데 이 그림은 정반대예요. 1480년 무렵 시작된 이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는 끝내 완성되지 못한 채 남았거든요. 화면은 갈색 단색조의 밑그림 상태 그대로 멈춰 있어요. 그런데 신기하게도, 미완성이라서 오히려 거장이 화면을 어떻게 세워 나갔는지 그 손의 움직임이 더 생생하게 들여다보인답니다.
그림은 시리아 사막으로 물러나 은둔자로 살던 노년의 성 히에로니무스를 담았어요. 그는 라틴어 성경, 곧 불가타를 번역한 것으로 가장 유명한 성인이지요. 바위투성이 황야에 무릎 꿇은 그는, 화면 맨 오른쪽에 희미하게 그려진 십자고상을 올려다보고 있어요. 오른손에는 참회의 표시로 가슴을 치던 돌을 쥐고 있지요. 발치에 엎드린 사자, 손에 든 돌, 그리고 추기경 모자가 이 성인을 알아보게 하는 전통적인 상징물이랍니다.
해부학의 첫 페이지
이 그림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성인의 앙상한 목과 어깨예요. 야윈 살갗 아래로 근육과 힘줄이 팽팽하게 드러나는데, 학자들은 이 부분을 레오나르도가 남긴 최초의 해부학적 묘사로 꼽아요. 인체를 겉모습으로만 보지 않고 그 안의 구조까지 꿰뚫어 보려던, 평생에 걸친 그의 탐구가 바로 여기서 첫걸음을 뗀 셈이지요.
구도 또한 무척 혁신적이에요. 무릎 꿇은 성인의 몸은 비스듬한 사다리꼴을 이루는데, 이 각진 형태가 화면 아래쪽을 'S'자로 가로지르는 사자의 유려한 곡선과 절묘하게 대비돼요. 사자는 가시를 빼 준 뒤로 충직한 벗이 된 동물이자, 마르코 복음서를 상징하는 힘의 표상이기도 해요. 흥미롭게도 이렇게 비틀린 성인의 자세는, 훗날 레오나르도가 그린 《암굴의 성모》 속 마리아의 모습을 미리 보여 주는 듯하답니다. 왼편 멀리 안개에 잠긴 산과 호수, 오른편 바위틈으로 보이는 작은 교회까지, 미완성의 화면은 그 자체로 한 편의 시 같아요.
다섯 조각으로 잘렸던 수난
이 그림에는 믿기 힘든 수난의 역사가 있어요. 레오나르도가 죽은 뒤 어느 시점에, 패널이 무려 다섯 조각으로 잘려 나갔던 거예요. 양심 없는 로마의 화상 피에트로 카무치니가, 가장 완성도 높은 성인의 머리 부분만 떼어 내 비싸게 팔려고 톱질을 한 탓이었지요. 적외선 촬영을 하면 지금도 그가 낸 네 줄의 칼자국이 또렷이 보인답니다.
흩어진 조각들은 나폴레옹의 외삼촌이기도 한 페슈 추기경 덕분에 다시 하나가 되었어요. 추기경은 먼저 머리 조각을 사들였는데, 훗날 머리가 없는 몸통 패널을 발견해 맞춰 보니 거짓말처럼 딱 들어맞았던 거예요. 너무도 기뻐한 그는 그림을 복원해, 평생 자기 서재의 가장 아끼는 안락의자 위에 걸어 두었다고 해요. 이 작품은 오랫동안 그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무릎 꿇은 성인의 목과 어깨에 눈을 멈춰 보세요. 살갗 아래로 솟은 힘줄과 움푹 팬 쇄골을, 레오나르도가 마치 해부도를 그리듯 정확하게 잡아낸 것을 확인할 수 있어요. 다음으로 화면 아래쪽에 엎드린 사자를 따라가 보세요. 그 몸이 그리는 부드러운 'S'자 곡선이, 성인의 각진 몸과 어떻게 어우러지는지 비교해 보시면 좋아요. 그리고 화면 맨 오른쪽 끝, 성인이 올려다보는 십자고상을 희미한 선만으로 찾아보세요. 미완성이라 거의 사라질 듯 흐릿하답니다. 마지막으로 갈색 단색 밑그림 전체를 천천히 훑으며, 어디까지 칠이 올라가고 어디서 멈췄는지 그 경계를 더듬어 보세요. 거장의 손이 화면을 만들어 가던 바로 그 순간에, 우리가 함께 서 있는 셈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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