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곱 가지 대죄와 네 가지 종말
The Seven Deadly Sins and the Four Last Things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일곱 가지 대죄와 네 가지 종말》(The Seven Deadly Sins and the Four Last Things, 또는 칠죄종과 네 가지 종말)은 플랑드르파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 또는 그의 추종자에게 귀속되는 그림으로, 1500년경 또는 그 이후에 완성되었다. 1898년 부터 그 진위는 여러 차례 의문을 제기받았다. 2015년 보스 연구 보존 프로젝트에서는 이 그림이 추종자의 작품이라고 주장했지만, 밀봉된 케이스에 그림이 전시되어 있는 프라도 미술관의 학자들은 이 주장을 일축했다. 이 그림은 나무판에 유화로 그려졌으며 일련의 원형 이미지로 제시된다.
프라도 미술관의 유리 케이스 안에 보관된 이 그림은 한눈에 구조가 눈에 들어와요. 커다란 원이 하나 있고, 그 안을 시계 방향으로 일곱 칸이 나눠요. 분노, 시기, 탐욕, 탐식, 나태, 욕정, 교만—일곱 가지 대죄가 저마다 일상의 장면으로 펼쳐져 있어요.
그 원의 한가운데에는 눈처럼 보이는 구조가 있어요. 그리고 동공 자리에, 무덤에서 부활하는 그리스도가 그려져 있어요. 그 아래에는 라틴어로 이렇게 쓰여 있어요. '카베 카베 도미누스 비데트(Cave Cave Dominus Videt)' — '조심하라, 조심하라, 주님이 보고 계신다.'
일곱 죄악은 추상적인 상징 대신 생활 속 인물들로 나타나요. 탐식 칸에는 뚱뚱한 남자가 아들의 간청을 무시하며 먹어 치우고, 교만 칸에는 여인이 악마가 들어 올린 거울에 자기 얼굴을 비춰 봐요. 탐욕 칸에선 재판관이 한 손으로 청원자 이야기를 듣는 척하면서 다른 손으로 뇌물을 슬쩍 받아요. 과장이 아니라 옆집에서 일어날 법한 광경이에요.
네 모서리엔 네 가지 종말이 그려져 있어요. 죽음, 심판, 천국, 지옥. 지옥 칸에서는 악마들이 죄의 종류에 따라 죄인을 각각 다른 방식으로 벌해요.
이 그림은 한때 펠리페 2세가 가장 아끼는 보스 작품으로 자기 침실에 걸어 두었다고 해요. 신이 세상을 지켜보는 눈, 그 눈길에서 벗어날 수 있는 행동은 하나도 없다는 것—그 소박하고도 묵직한 메시지를 왕은 매일 밤 마주했던 거예요.
- 한가운데 거대한 눈 — 화면 복판에 커다란 눈동자가 그려져 있어요. 둥근 동공 자리에 작은 인물이 서 있고, 그 둘레로 빛살이 부챗살처럼 퍼지죠.
- 둥근 일곱 칸 — 그 큰 눈을 둘러싼 원이 일곱 조각으로 나뉘어요. 칸마다 술 마시고 졸고 거울 보는 평범한 일상이, 사실은 일곱 가지 죄랍니다.
- 네 귀퉁이의 작은 원 — 화면 네 모서리에 떨어진 작은 원 넷이 있어요. 침상의 죽음, 천사들의 심판, 그리고 천국과 지옥의 장면이 거기 담겨요.
- 가까이 가야 보이는 이야기 — 멀리서는 둥근 무늬 같지만, 다가설수록 사람 사는 풍경이 또렷해져요. 거울, 술병, 동전 같은 작은 소품마다 이야기가 숨어 있죠.
- 위아래의 띠 — 중앙 그림 위와 아래로 글귀가 적힌 띠가 펼쳐져요. 마치 거대한 도덕 시계의 테두리처럼 화면을 감싸요.
일곱 칸 가운데, 당신은 어느 장면이 가장 낯익게 느껴지나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접기 ↑
신의 눈동자 한가운데에서
이 그림 앞에 서면 무엇보다 화면 한복판의 거대한 눈동자가 시선을 사로잡지요. 그 눈은 바로 '신의 눈'이에요. 검은 동공 자리에 무덤에서 일어서는 그리스도가 그려져 있고, 그 아래엔 라틴어로 '조심하라, 조심하라, 주께서 보고 계신다'라는 경고가 또렷이 새겨져 있답니다. 신은 우리가 무엇을 하든 한순간도 빠짐없이 지켜보고 있다는 뜻이지요. 둥근 눈동자를 중심으로 무지개처럼 빛나는 동심원이 펼쳐지고, 그 둘레의 큰 원에 일곱 가지 죄가, 네 귀퉁이의 작은 원에 인간이 맞이할 마지막 네 가지가 자리 잡았어요. 중앙 그림의 위아래로는 신명기의 구절도 새겨 두었는데, '아, 그들이 지혜로워 자신의 끝을 헤아릴 줄 안다면'이라며 우리를 가만히 타이르지요. 마치 한 폭의 거대한 도덕 시계 같은 구성이랍니다.
일상으로 그린 일곱 가지 죄
흥미로운 점은 보스가 죄를 거창한 알레고리가 아니라 우리네 평범한 삶의 장면으로 그렸다는 거예요. 맨 아래 분노부터 시계 방향으로 시기, 탐욕, 식탐, 나태, 음욕, 교만이 이어집니다. 식탐 칸에는 술병을 들이켜는 주정뱅이와 게걸스레 먹는 뚱뚱한 사내가, 나태 칸에는 난롯가에서 꾸벅꾸벅 조는 게으름뱅이가 등장하지요. 그 곁엔 수녀 모습을 한 믿음이 꿈처럼 나타나 기도를 일깨워요. 교만 칸에서는 한 여인이 악마가 받쳐 든 거울에 제 모습을 비춰 보고, 탐욕 칸에서는 부정한 재판관이 한쪽 말을 들어 주는 척하며 뒤로 슬쩍 뇌물을 받지요. 시기 칸의 두 마리 개와 뼈다귀 하나는 '개 둘에 뼈 하나면 합의는 없다'는 플랑드르 속담을 그대로 옮긴 것이에요. 모두 어디선가 본 듯한, 그래서 더 뜨끔한 장면들이지요.
보스인가, 그의 제자인가
이 작품을 둘러싼 오랜 수수께끼가 하나 있어요. 정말 히에로니무스 보스의 손에서 나온 것인지, 아니면 그를 따르던 제자의 그림인지를 두고 1898년부터 줄곧 논쟁이 이어져 왔답니다. 어색한 데생과 통통한 인물들, 참나무가 아닌 다른 목재 패널이라는 점이 의심의 근거가 되었고, 2015년에는 한 연구팀이 제자의 작품이라고 발표하기도 했어요. 그러나 프라도 미술관 측은 여전히 진품으로 보고 있지요. 흥미롭게도 이 그림은 에스파냐의 펠리페 2세가 가장 아끼던 보스 작품이어서, 그의 침실에 걸려 있었다고 전해져요. 밑그림에 화가가 고쳐 그린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은 이것이 단순한 모사가 아니라는 증거로 꼽히고, 주제와 상징, 구성의 독창성만큼은 누구도 흉내 내기 어려운 것이어서, 그 미스터리가 오히려 작품을 더 매혹적으로 만듭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눈동자 한가운데, 무덤에서 일어서는 작은 그리스도를 찾아보세요. 그가 모든 것을 내려다보는 시선의 중심이랍니다. 그다음 큰 원의 일곱 칸을 시계 방향으로 천천히 돌며 각 칸의 사소한 소품들 — 거울, 술병, 매를 든 부자, 재판관의 손에 쥐여진 동전 — 을 하나씩 읽어 보세요. 보스는 디테일 속에 이야기를 숨겨 두는 화가예요. 멀리서 보면 그저 둥근 무늬 같지만, 가까이 다가설수록 사람 사는 풍경이 또렷이 살아납니다. 마지막으로 네 귀퉁이의 작은 원, 죽음과 심판, 천국과 지옥으로 눈을 옮겨 보세요. 천국 문에서 천사가 한 여인을 악마의 손아귀에서 구해 내는 장면처럼, 구원과 파멸이 종이 한 장 차이로 갈리는 순간이 거기 담겨 있답니다.

지옥 패널 누군가의 엉덩이에 악보가 새겨져 있어요.
이어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