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 소장품으로

바보들의 배

Ship of Fools

히에로니무스 보스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바보들의 배》(The Ship of Fools, 1490~1500년경 제작)는 플랑드르파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그린 그림으로, 현재 파리 루브르 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1918년에 카미유 브누아가 기증했으며, 2015년에 복원되었다. 현존하는 그림은 여러 부분으로 잘린 삼면화의 일부이다. 이 작품은 원래 칠죄종과 관련된 더 큰 작품의 일부였으며, 탐식의 죄를 묘사한다. 《바보들의 배》는 제단화의 한 날개에 그려졌으며, 원래 길이의 약 3분의 2 정도이다. 패널의 하단 3분의 1은 예일 대학교 미술관에 있으며 《탐욕과 음욕의 우화》라는 제목으로 전시되어 있다. 반대쪽 한 날개는 거의 온전한 길이를 유지하고 있으며, 《죽음과 구두쇠》로 현재 워싱턴 D.C.의 내셔널 갤러리 오브 아트에 소장되어 있다. 두 패널은 한쪽은 낭비 다른 한쪽은 인색이라는 두 가지 극단을 나타내며, 양쪽 모두를 비난하고 풍자한다. 《방랑자》 (로테르담)는 삼면화의 오른쪽 패널 뒷면에 그려졌다. 중앙 패널이 존재했는지는 알 수 없다.

도슨트 이야기

배 위의 사람들은 아무도 노를 젓지 않아요. 그들은 먹고 마시고 노래하며, 어디로 가는지 신경도 쓰지 않아요.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1490년대 무렵 그린 이 작은 패널화는, 목적지를 잃은 채 표류하는 인간들에 대한 이야기예요.

이 그림은 원래 더 큰 제단화의 일부였어요. 삼면화의 한 날개였는데, 지금 우리가 보는 건 원래 크기의 약 3분의 2에 불과해요. 잘려나간 아랫부분은 예일대학교 미술관에 '식탐의 우의'라는 이름으로 따로 전시되어 있죠. 칼로 잘린 작품이 두 나라에 흩어져 있는 셈이에요.

보스가 살던 시대, 독일의 인문학자 제바스티안 브란트가 『바보들의 배』라는 풍자 시집을 1493년에 출판해 큰 인기를 끌었어요. 나무의 나이테 분석 결과 보스가 그림을 그린 목판은 1491년 이후에 만들어진 것으로 밝혀졌으니, 보스가 브란트의 책에 응답했을 가능성이 충분히 있어요. 이 그림이 담고 있는 것은 일곱 가지 대죄 중 '식탐'의 죄예요.

배는 흘러가고, 사람들은 흥청거리고, 아무도 방향타를 잡지 않아요. 500년이 넘게 지났지만 이 장면은 여전히 낯설지 않아요. 보스는 어리석음에 분노하는 대신, 그 어리석음을 너무도 생생하게 그려 우리 스스로 그 배 위에 있음을 알아채게 만들어요.

이렇게 보세요
  • 나무가 된 돛대배 한가운데 솟은 돛대를 보세요. 단단한 기둥이 아니라 잎이 무성한 나무로 변해 있어요. 이 배는 결코 앞으로 나아갈 수 없죠.
  • 노 없는 손들좁은 배에 사람들이 빽빽이 올라탔는데, 노를 잡은 손은 하나도 없어요. 입을 벌려 노래하고, 잔을 들고, 류트를 뜯을 뿐이죠.
  • 매달린 욕망나무 꼭대기엔 통구이 같은 음식이 매달려 있고, 한 사람이 칼을 들고 그걸 향해 기어올라요. 물속에선 헤엄치며 잔을 내미는 이들도 보이죠.
  • 예외 없는 어리석음무리 속에서 수도복과 흰 머리쓰개를 찾아보세요. 신앙을 지킬 이들마저 이 흥청대는 배에 함께 타고 있답니다.

이 배에 탄 사람들 중, 가장 당신 자신 같아 보이는 이는 누구인가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

잘려 나간 제단화의 한 조각

루브르에 걸린 이 작은 그림에는 우리가 흔히 모르는 비밀이 하나 숨어 있어요. 지금 우리가 보는 《바보들의 배》는 원래 한 폭의 완결된 그림이 아니라, 여러 조각으로 잘려 흩어진 더 큰 세 폭 제단화의 한 부분이었답니다. 히에로니무스 보스가 1490년에서 1500년 사이에 그린 이 패널은 본래 일곱 가지 죄악을 다룬 작품의 일부로, 그 가운데 '탐식'의 죄를 그린 날개 그림이었어요.

놀랍게도 이 그림의 아래쪽 삼분의 일은 따로 떨어져 나가, 지금은 미국 예일 대학 미술관에 《탐식의 알레고리》라는 제목으로 걸려 있어요. 반대편 날개였던 《죽음과 구두쇠》는 워싱턴 국립미술관에 있지요. 한쪽이 흥청망청 낭비를, 다른 한쪽이 인색함을 그려, 양극단의 어리석음을 나란히 꾸짖던 작품이었던 거예요. 나이테 연구 덕분에 이 패널들이 모두 같은 나무에서 잘라 낸 판자에 그려졌다는 사실까지 밝혀졌답니다.

방향 없이 떠가는 배

그림 속 풍경은 단순해요. 작은 배 한 척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빽빽이 올라타 있어요. 그런데 이들은 노를 젓지도, 키를 잡지도 않아요. 그저 먹고 마시고 노래하며 흥청댈 뿐이지요. 돛대는 잎이 무성한 나무처럼 변해 있고, 사람들은 매달린 음식을 향해 입을 벌리거나 술잔을 기울입니다. 목적도 방향도 없이, 욕망에 떠밀려 둥둥 흘러가는 배. 그것이 바로 보스가 본 인간의 모습이었어요.

'바보들의 배'라는 주제 자체는 보스가 처음 만든 것이 아니에요. 멀리 플라톤의 《국가》 6권에 나오는, 제구실 못 하는 선원들이 탄 배의 비유까지 거슬러 올라가지요. 그리고 1493년 제바스티안 브란트가 펴낸 풍자서 《바보들의 배》가 큰 인기를 끌면서 이 주제는 더욱 널리 퍼졌어요. 나무를 베어 낸 시기가 1491년 무렵으로 밝혀졌으니, 보스가 바로 이 베스트셀러를 곧장 풍자의 재료로 삼았을 가능성도 충분하답니다.

웃음 속에 감춘 가르침

보스의 그림은 늘 우스꽝스러운 동시에 서늘해요. 술에 취해 헤벌어진 얼굴들, 어딘가 부끄러운 줄 모르고 추태를 부리는 사람들을 보고 있으면 절로 웃음이 나지요. 그런데 그 웃음 끝에는 '저것이 바로 나일지도 모른다'는 자각이 따라옵니다. 풍자란 본래 그런 것이니까요. 배에 탄 이들 가운데에는 수도사와 수녀의 모습도 보여요. 신앙을 지켜야 할 사람들조차 욕망의 배에 함께 올라타 있다는 것, 그것이 보스가 던지는 뼈아픈 농담이었지요.

이런 그림은 벽에 걸어 두고 매일 들여다보며 스스로를 돌아보게 하려는 것이었어요. 화려한 성인의 모습 대신, 어리석은 우리 자신의 자화상을 마주하게 하는 거울이었던 셈이지요. 루브르는 카미유 브누아가 1918년에 기증한 이 그림을 2015년에 정성껏 복원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아래쪽 가장자리가 어딘가 어색하게 잘려 있다는 점을 떠올려 보세요. 원래는 이 아래로 그림이 더 이어졌고, 그 부분은 지금 예일 대학에 가 있답니다. 다음으로 돛대를 올려다보세요. 단단한 기둥이 아니라 잎이 무성한 나무로 변해 있고, 그 끝에는 무언가 매달려 있을 거예요. 배가 결코 나아갈 수 없는 이유가 거기 숨어 있지요. 그리고 사람들의 입과 손에 주목해 보세요. 노를 잡은 손은 하나도 없고, 모두 음식과 술잔과 노래에만 매달려 있어요. 마지막으로 무리 속에서 수도복과 수녀의 머리쓰개를 찾아보세요. 누구도 이 어리석은 배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보스의 조용한 일침을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이 작품이 속한 기획전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The Garden of Earthly Delights
세속적인 쾌락의 정원
히에로니무스 보스

지옥 패널 누군가의 엉덩이에 악보가 새겨져 있어요.

이어 보기 →
이 작가의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