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
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
- 분류
- Painting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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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이탈리아어: Davide con testa di Golia, 영어: David with the Head of Goliath)은 이탈리아의 바로크 거장 카라바조의 그림으로,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1650년에 시피오네 보르게세 추기경의 소장품이었던 이 그림은, 빠르면 1605년에서 늦으면 1609-161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최근 학자들은 전자 쪽으로 더 기울고 있다.
다윗의 손에 들린 머리를 보세요. 승리의 표정이 아닙니다. 소년의 얼굴에는 슬픔과 연민이 뒤섞여 있고, 잘린 머리를 내려다보는 시선은 묘하게 부드럽습니다. 칼을 쥔 손도, 적을 제압한 영웅의 손이라기엔 너무 지쳐 보입니다.
그런데 그 잘린 머리가 카라바조 자신이에요. 화가는 골리앗의 얼굴에 자신의 초상을 그려 넣었습니다. 다윗의 모델은 로마 시절 그의 조수이자 가장 가까운 사람으로 알려진 체코 델 카라바조였습니다. 다윗의 칼날에는 라틴어 약자 H-AS OS가 새겨져 있는데, '겸손이 오만을 죽인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이 그림이 그려진 것은 카라바조가 살인 혐의로 도망 중이던 시절이었습니다. 다윗과 골리앗이 한 화면에서 이토록 심리적으로 연결된 그림은 드물어요. 승자도 패자도 어딘가 서로를 놓아주지 못하는 표정입니다.
그림은 교황 사면권을 쥔 추기경 보르게세에게 바쳐진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이 저지른 죄에 대한 고백이자, 목숨을 건 탄원서였던 셈이에요. 카라바조는 자신의 가장 어두운 경험을 성화(聖畵) 속에 녹여 넣으며, 개인의 이야기를 인간 조건 전체에 대한 묵직한 발언으로 끌어올렸습니다.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에 지금도 걸린 이 그림 앞에 서면, 그 복잡한 시선이 조용히 돌아옵니다.
- 어둠 속 두 얼굴 — 짙은 어둠을 배경으로 강한 빛이 다윗의 몸과 늘어뜨린 머리, 단 둘만 떠오르게 해요. 카라바조 특유의 명암이 시선을 곧장 그리로 끌어요.
- 슬픈 승자 — 적의 머리를 든 다윗의 얼굴엔 승리의 기쁨이 없어요. 미간을 살짝 찌푸린 채 연민에 가까운 눈빛으로 내려다보고 있죠.
- 늘어진 머리 — 골리앗의 머리는 받침대가 아니라 다윗의 손에 축 늘어져 있어요. 벌어진 입과 흐려지는 눈빛에서 패배와 참회가 그대로 전해져요 — 이 얼굴이 화가 자신이라고 전하죠.
- 빛나는 칼날 — 아래로 비스듬히 뻗은 칼날이 어둠 속에서 가늘게 빛나요. 그 표면에 새겨졌다는 'H-AS OS', 곧 '겸손이 교만을 죽인다'는 한 문장이 숨어 있어요.
다윗의 시선은 골리앗의 머리를 향하나요, 아니면 그보다 먼 어딘가를 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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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인자의 자화상이 된 골리앗
《골리앗의 머리를 든 다윗》은 카라바조 만년의 가장 처절한 걸작 중 하나예요.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에 걸려 있는 이 그림은, 1605년 무렵으로 보기도 하고 1609에서 1610년 사이로 보기도 하는데, 최근 학자들은 좀 더 이른 시기 쪽에 무게를 둔답니다. 1606년 추기경 스키피오네 보르게세가 의뢰했다는 기록도 전하지요.
이 그림이 특별한 건, 다윗이 베어 든 골리앗의 머리가 다름 아닌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이라는 점이에요. 입을 벌린 채 피를 흘리는 그 처참한 얼굴은, 살인을 저지르고 쫓기던 화가가 스스로를 패배자의 자리에 놓은 고백처럼 읽힌답니다. 만약 이 작품이 살인죄 사면권을 쥔 보르게세 추기경에게 보낸 선물이었다면, 그건 곧 목숨을 건 용서의 청원이기도 했던 셈이지요.
칼날에 새겨진 한 문장
이 그림의 바탕에는 조르조네 추종자가 그린 약 1510년의 작품이 있었다고 해요. 하지만 카라바조는 골리앗의 머리를 받침대에 얹지 않고 다윗의 손에 축 늘어뜨려, 피가 뚝뚝 떨어지게 함으로써 극적인 긴장을 훨씬 강하게 끌어올렸지요.
다윗이 쥔 칼날을 자세히 보면 'H-AS OS'라는 줄임 글자가 새겨져 있어요. 이는 라틴어 '후밀리타스 옥키디트 수페르비암', 곧 '겸손이 교만을 죽인다'를 줄인 것으로 풀이된답니다. 전통적인 기독교 도상에서 다윗과 골리앗은 그리스도와 사탄, 곧 선이 악을 이기는 승리를 뜻했어요. 그런데 카라바조는 어두운 배경 속에서 강한 빛으로 두 인물만 떠오르게 하는 특유의 명암법으로, 이 익숙한 주제에 자기 자신의 죄와 참회라는 무거운 층위를 한 겹 더 입혔지요.
승자도 슬픈 그림
보통 골리앗을 쓰러뜨린 다윗이라면 승리에 들떠 환호해야 마땅하겠죠. 그런데 이 그림 속 다윗의 표정은 전혀 그렇지가 않아요. 슬픔과 연민이 뒤섞인 얼굴로, 자신이 베어 든 적의 머리를 가만히 내려다보고 있거든요.
바로 이 점이 다윗과 골리앗 사이에 묘한 정서적 끈을 만들어 내요. 다윗의 모델은 '그의 작은 카라바조'라 불린 인물, 곧 한때 화가의 곁에 머물렀던 조수 체코 델 카라바조로 추정된답니다. 그래서 어떤 이들은 이 그림을 두 인물 사이의 깊은 관계가 스민 작품으로 읽기도 하지요. 또 다른 해석은 이것을 이중 자화상으로 봐요. 젊은 날의 카라바조가 거칠고 무절제한 삶으로 망가뜨린 성년의 자기 자신을 애잔하게 들고 있다는 거예요. 어느 쪽이든, 다윗을 잔인한 승자가 아니라 죽음 앞에 깊이 흔들리는 사람으로 그렸다는 점이 이 그림을 잊을 수 없게 만든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다윗의 얼굴부터 보세요. 승리의 기쁨이 아니라 슬픔과 연민이 서린 그 표정을 읽고 나면, 이 그림 전체의 분위기가 달라 보일 거예요. 그리고 그 시선이 골리앗의 머리로 비스듬히 이어지는 대각선의 흐름을 따라가 보세요.
다음으로 늘어뜨린 골리앗의 머리, 곧 카라바조 자신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벌어진 입과 흐려지는 눈빛에서 패배와 참회의 정서가 그대로 전해진답니다. 마지막으로 다윗이 쥔 칼날에 새겨진 작은 글자 'H-AS OS'를 찾아보세요. '겸손이 교만을 죽인다'는 이 한 문장이, 화가가 그림 속에 숨겨 둔 마지막 고백이니까요.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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