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바쿠스
Self-Portrait as Bacch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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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Young Sick Bacchus, also known as the Sick Bacchus or the Self-Portrait as Bacchus, is an early self-portrait by the Italian Baroque artist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dated between 1593 and 1594. It now hangs in the Galleria Borghese in Rome. According to Caravaggio's first biographer, Giovanni Baglione, it was a cabinet piece painted by the artist using a mirror.
카라바조가 로마에 도착한 것은 1592년 중반이었어요.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그는 산타 마리아 델라 콘솔라치오네 병원에서 여섯 달을 보내야 했어요. 첫 번째 전기작가 조반니 발리오네에 따르면 '병든 바쿠스'는 이 시기에 거울을 이용해 그린 작품이에요.
화면 속 청년은 포도 화관을 쓰고 포도송이를 들었지만, 디오니소스라 부르기엔 너무 창백하고 낯빛이 누래요. 의학 연구들은 피부의 황달과 눈의 황색증을 근거로 간 기능 이상이나 말라리아 가능성을 제기했어요. 또 다른 연구는 피부 색소 이상을 들어 애디슨병을 제안하기도 했어요. 어떤 병이었든, 캔버스 위의 얼굴은 그 고통을 숨기지 않아요.
이 그림이 단순한 병상의 기록만은 아니에요. 카라바조는 신화 속 신의 얼굴에 자신의 얼굴을 얹어 인물화·정물화·고전 신화 세 장르를 한꺼번에 선보였어요. 초기작이지만 후원자를 찾아야 하는 화가의 포트폴리오 같은 성격도 있었어요.
손에 들린 포도와 곁의 과일들 상태가 좋지 않아요. 그런데 이후 작품들에서는 같은 과일이 훨씬 싱싱하게 그려져 있어요. 전기 작가들은 이를 화가의 건강 회복으로 읽어요. 과일 하나의 생기로 화가의 몸 상태를 가늠한다는 게 흥미롭지요.
이 작품은 훗날 카라바조의 고용주 주세페 체사리의 컬렉션에 포함됐다가 1607년 추기경 스키피오네 보르게세에게 압수됐어요. 지금은 로마 보르게세 갤러리에 걸려 있어요. 병들었을 때 거울 앞에 앉아 그린 자화상이, 결국 400여 년을 살아남은 셈이에요.
- 병든 얼굴빛 — 입술엔 묘하게 푸른 기가, 살갗엔 누런 기가 감돌아요. 술의 신치고는 어딘가 핼쑥한 이 안색이 '병든 바쿠스'라는 별칭의 까닭이랍니다.
- 비틀린 자세 — 등을 우리 쪽으로 돌린 채 고개만 휙 틀어 곁눈으로 봐요. 어깨와 팔의 단단한 근육이 그 비틀림 속에서 또렷이 드러나지요.
- 어색한 미소 — 입가가 어색하게 당겨져 웃는 듯 마는 듯해요. 이 묘한 표정에 진짜 피로와 고통이 배어 있어, 신을 미화하지 않은 솔직함이 느껴진답니다.
- 시든 포도 — 그가 손에 쥔 포도도, 앞 탁자에 놓인 검은 포도와 살구도 어딘가 물러 보여요. 막 병상에서 일어난 화가의 몸 상태를 비추는 거울 같은 정물이지요.
- 담쟁이 관 — 머리에는 싱싱한 초록과 누렇게 시든 잎이 뒤섞인 넝쿨 관을 둘렀어요. 바쿠스의 표식이면서도, 그 시든 잎이 청년의 처지를 다시 한번 말해 줍니다.
이 청년은 우리에게 무슨 말을 건네려고 고개를 돌린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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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앞에 선 젊은 카라바조
바로크 미술의 혁명가 카라바조가 스물 남짓의 청년이던 시절, 그는 거울을 보며 자기 얼굴을 그렸어요. 그 결과가 바로 이 《병든 바쿠스》예요. 이탈리아어로는 '바키노 말라토', 1593년에서 1594년 사이에 그린 초기 자화상으로 전해지지요. 첫 전기 작가 조반니 발리오네에 따르면, 카라바조는 거울을 들여다보며 이 작은 '캐비닛 그림'을 완성했다고 해요.
이 그림은 그가 고향 밀라노를 떠나 1592년 무렵 로마에 막 도착한 시기와 맞닿아 있어요. 이 시절의 기록은 부정확한 부분이 많지만, 한 가지는 일치해요. 어느 시점에 그가 심하게 앓아누워 산타 마리아 델라 콘솔라치오네 병원에서 여섯 달이나 머물렀다는 사실이지요. 머리에 포도 넝쿨을 두르고 술의 신 바쿠스로 분했지만, 어딘가 핼쑥하고 지쳐 보이는 이 청년의 얼굴에 '병든 바쿠스'라는 별칭이 붙은 것도 그래서랍니다.
핏기 없는 살갗이 말해 주는 것
흥미로운 건, 후대의 의사들이 이 그림을 일종의 진료 기록처럼 읽어 냈다는 점이에요. 2009년 한 미국 의학지에 실린 글은, 누렇게 뜬 피부와 눈의 황달기를 근거로 카라바조가 말라리아를 앓아 간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을 짚었어요. 또 다른 학자는 빈혈의 징후와 노란 피부, 검게 두꺼워진 피부를 들어 부신을 침범하는 애디슨병을 의심하기도 했지요. 진단이 무엇이든, 이 청년의 몸에 새겨진 병의 흔적이 그림 위에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건 분명해요.
살갗만 보지 마시고 손앞의 정물에도 눈을 주세요. 시들기 직전의 포도와 과일이 놓여 있는데, 이건 우연이 아니에요. 비슷한 시기의 다른 작품, 이를테면 《과일 바구니를 든 소년》이나 《도마뱀에게 물린 소년》에서는 과일이 훨씬 싱싱하게 그려져 있거든요. 학자들은 그 차이를 화가의 몸과 마음 상태가 나아진 것으로 풀이해요. 즉 《병든 바쿠스》의 시들한 정물은, 병상에서 막 일어난 청년의 처지를 비추는 거울이기도 한 셈이지요.
신을 이상화하지 않은 파격
이 그림에는 갓 데뷔한 화가의 야심이 숨어 있어요. 학자들은 카라바조가 이 자화상을 일종의 '자기 광고'로 썼다고 봐요. 정물과 초상을 능란하게 다룰 줄 알고, 나아가 고대의 신화적 인물까지 그려 낼 수 있다는 걸 한 그림 안에서 증명해 보인 거죠. 얼굴을 비스듬히 돌린 각도는 르네상스 후기 초상화가 즐겨 쓰던 구도예요. 그런데 여기서 눈에 띄는 건 살짝 일그러진 표정과 갸웃 기운 고개, 그리고 진짜 고통이 배어 나오는 생생함이에요. 바로 이 '실재하는 괴로움'이 훗날 바로크 미술 전체가 공유하게 될 특징이랍니다.
무엇보다 파격적인 건, 신화 속 신을 아름답게 이상화하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바쿠스라면 으레 혈색 좋고 풍요로운 모습으로 그려졌을 텐데, 카라바조는 자기 자신의 병들고 핼쑥한 얼굴을 그대로 들이밀었어요. 스승이었던 시모네 페테르차노의 영향과, 사실의 세부에 집착하던 롬바르디아 화풍의 흔적이 팽팽한 근육 묘사 속에 살아 있지요. 빛과 어둠의 거장으로 거듭날 청년의 출발점이 여기 담겨 있어요. 이 작품은 초기 후원자 주세페 체사리의 소장품에 속했다가, 1607년 추기경 시피오네 보르게세에게 넘어가 지금은 로마 보르게세 미술관에 걸려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청년의 얼굴빛에 주목해 보세요. 입술에는 묘하게 푸른 기가, 피부에는 누런 기가 감도는데, 이게 단순한 그림자가 아니라 병의 흔적이라는 걸 알고 보면 표정이 달라 보일 거예요. 다음으로 살짝 비틀린 고개와 어색하게 당겨진 입가를 살펴보세요. 웃는 듯 마는 듯한 이 묘한 표정에 진짜 피로와 고통이 배어 있답니다. 그리고 그가 손에 쥔 포도와 앞에 놓인 과일이 얼마나 시들었는지 들여다보세요. 화가의 몸 상태를 비추는 거울 같은 정물이에요. 마지막으로 어깨와 팔의 단단한 근육 표현을 보세요. 스승에게서 물려받은 탄탄한 묘사력과, 거울만으로 자기를 그려 낸 청년의 당돌한 자신감이 거기 함께 깃들어 있답니다.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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