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 소장품으로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

Road with Cypress and Star

빈센트 반 고흐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사이프러스와 별이 있는 길》(Road with Cypress and Star), 또는《밤의 프로방스 시골길》(Country Road in Provence by Night)은 네덜란드 후기 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1890년에 그린 유화이다. 이 그림은 반 고흐가 프랑스 생레미드프로방스 에서 그린 후기 작품 가운데 하나이다. 네덜란드 오테를로의 호헤 벨루베 국립공원에 위치한 크뢸러 뮐러 미술관의 작은규모 반 고흐 컬렉션의 일부이다.

도슨트 이야기

1890년 5월, 고흐는 생레미의 요양원에서 이 그림을 완성했어요. 사이프러스 나무는 오래전부터 그의 마음을 사로잡은 대상이었습니다. 그는 테오에게 '사이프러스는 항상 내 생각을 차지하고 있어, 선의 아름다움이 이집트 오벨리스크 같다'고 썼어요.

하늘 왼편에는 저녁별이, 오른편에는 초승달이 떠 있습니다. 그 사이 화면 중앙을 가로지르는 사이프러스 한 그루가 캔버스 위쪽을 뚫고 솟아 있어요. 연구자 캐슬린 파워스 에릭슨은 이 구성이 삶과 죽음, 낡은 것과 새것의 경계를 나누는 '죽음의 오벨리스크'를 표현한다고 읽었어요. 또 다른 연구자 나오미 마우러는 두 나그네와 그들의 여정이 중앙의 사이프러스에 지배당하는 모습에서, 인간의 삶이 무한과 영원 안에 놓여 있다는 고흐의 감각을 읽어 냈습니다.

이 그림은 고흐가 생레미에서 그린 마지막 작품입니다. 이후 그는 오베르쉬르우아즈로 떠났고, 같은 해 6월 오베르에 도착한 직후 폴 고갱에게 편지를 보내 이 그림이 고갱의 '올리브 동산의 그리스도'와 주제가 닮았다고 썼어요. 완성 직후에도 고흐는 그 의미를 남에게 설명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현재 이 작품은 네덜란드 오텔로의 크뢸러-뮐러 미술관에 소장돼 있어요. 광활한 국립공원 안에 자리한 그 미술관에서, 별과 달과 나무가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솟구친 나무화면 한가운데 사이프러스가 초록과 검정의 불꽃처럼 솟아, 끝이 위쪽 화면 밖으로 잘려 나갈 만큼 하늘을 찌릅니다.
  • 짝지은 빛나무 왼편엔 소용돌이를 두른 별 하나가, 오른편엔 노란 초승달이 떠서, 저무는 것과 떠오르는 것이 나무를 사이에 두고 마주봐요.
  • 들끓는 하늘짙은 물감을 빙글빙글 돌려 칠한 붓 자국을 따라가 보세요. 밤하늘 전체가 가만히 있질 못하고 출렁입니다.
  • 작은 사람들길 아래쪽엔 나란히 걷는 두 사람이, 오른편엔 마차 한 대가 보여요. 거대한 자연 한가운데 놓인 인간이 유난히 작아 보이죠.

이 길은 어디로 이어지는 것 같나요, 별을 향해서일까요 아니면 우리 쪽으로일까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

생레미에서 그린 마지막 그림

빈센트 반 고흐가 이 그림을 그린 것은 1890년 5월, 그가 머물던 생레미의 요양원을 떠나기 직전이었어요. 그래서 이 작품은 그가 생레미에서 완성한 마지막 그림으로 남았지요. 세상을 떠나기 불과 두어 달 전인데도, 화면에는 들끓는 생명력과 별을 향한 사랑이 조금도 잦아들지 않은 채 가득 차 있어요.

사이프러스 나무는 반 고흐가 오래도록 마음에 품어 온 소재였어요. 그는 동생 테오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 나무가 '늘 머릿속을 차지하고 있다'고, 그 선이 '아름답다'고, 마치 이집트의 오벨리스크처럼 균형이 잡혀 있다고 적었지요. 게다가 그는 1888년 아를에 머물던 시절부터 이미 사이프러스의 밤 풍경을 그리고 싶어 했어요. 이 그림은 오랜 소망이 마침내 화폭에 맺힌 결실이었던 셈이에요.

소용돌이치는 밤하늘의 붓질

화면 한가운데에는 거대한 사이프러스 나무가 초록 불꽃처럼 솟아올라요. 어찌나 크게 그렸는지 나무 끝이 화면 위로 잘려 나갈 만큼, 하늘을 찌를 듯 뻗어 있지요. 반 고흐는 사이프러스를 즐겨 그렸는데, 이렇게 캔버스 위쪽 너머로 자라나도록 표현한 그림이 여럿이에요. 그 곁으로 별과 초승달이 짙은 물감의 소용돌이를 그리며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흥미롭게도 이 밤하늘의 별과 달이 놓인 방향은 실제 천문 현상에서 비롯되었을 수 있어요. 1890년 4월 20일, 수성과 금성이 단 3도 차이로 가까이 다가서며 시리우스에 견줄 만큼 밝게 빛난 일이 있었거든요. 반 고흐는 그저 상상으로 하늘을 꾸민 것이 아니라, 자신이 본 밤하늘의 실제 모습을 마음의 소용돌이로 옮겨 그렸던 거예요. 길 위에는 두 사람이 나란히 걷고, 그 곁으로 마차 한 대가 지나갑니다.

죽음과 영원 사이의 길

미술사가 캐슬린 파워스 에릭슨은 이 그림이 저 유명한 《별이 빛나는 밤》보다 오히려 더 또렷하게 반 고흐의 죽음에 대한 예감을 담고 있다고 보았어요. 왼쪽의 희미한 저녁별은 저물어 가는 옛것을, 오른쪽에 막 떠오르는 초승달은 새로 다가올 것을 가리키고, 그 둘 사이에 선 사이프러스는 마치 '죽음의 오벨리스크'처럼 옛것과 새것을 가른다는 것이지요. 실제로 사이프러스는 예부터 묘지에 심던, 죽음과 깊이 얽힌 나무이기도 해요.

또 다른 연구자 나오미 마우러는 이 그림이 인간의 삶을 '무한과 영원의 한가운데' 놓인 것으로 그렸다고 풀이했어요. 길을 걷는 두 나그네는 거대한 사이프러스에 압도되지만, 별과 달은 그 지상의 풍경에 우주적 깊이를 더하며 '사랑으로 가득 찬, 살아 있는 우주'를 느끼게 한다는 거예요. 실제로 반 고흐는 같은 해 6월 친구 고갱에게, 이 그림이 고갱의 《올리브 동산의 그리스도》와 비슷한 주제를 품고 있다고 적어 보내기도 했답니다. 지금 이 그림은 네덜란드 크뢸러 뮐러 미술관에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한가운데 사이프러스 나무를 올려다보세요. 끝이 화면 위로 잘려 나갈 만큼 크게 그려져, 하늘을 향한 불꽃처럼 솟아오른답니다. 다음으로 나무 양옆을 번갈아 보세요. 왼쪽의 희미한 저녁별과 오른쪽의 초승달이, 저무는 것과 떠오르는 것처럼 짝을 이루며 나무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지요. 그리고 별과 달 둘레로 짙게 칠해진 물감의 소용돌이를 따라가 보세요. 반 고흐 특유의 두툼한 붓 자국이 밤하늘을 살아 움직이게 만들어요. 마지막으로 길 위를 걷는 두 사람과 지나가는 마차를 찾아보세요. 거대한 자연과 우주 한가운데를 묵묵히 걸어가는 인간의 작은 모습이, 이 그림에 따뜻한 여운을 남긴답니다.

이 작품이 속한 기획전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The Starry Night
별이 빛나는 밤
빈센트 반 고흐

쇠창살 너머로 본 밤하늘, 스스로 '실패작'이라 부른 그림

이어 보기 →
이 작가의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