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먼 자들의 비유
The Blind Leading the Bli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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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lind Leading the Blind, Blind, or The Parable of the Blind is a painting by the Netherlandish Renaissance artist Pieter Bruegel the Elder, completed in 1568. Executed in distemper on linen canvas, it measures 86 cm × 154 cm. It depicts the Biblical parable of the blind leading the blind from Matthew 15:14, and is in the collection of the Museo di Capodimonte in Naples, Italy.
맨 앞의 사람이 도랑에 넘어졌어요. 지팡이로 서로 연결된 뒤의 사람들도 차례로 끌려가고 있어요. 브뤼헐이 1568년에 그린 이 장면은 성경 마태오복음의 한 구절,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이끌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진다'를 화면에 옮긴 거예요.
놀라운 건 여섯 인물의 눈이에요. 19세기 프랑스 해부학자들이 훗날 이 그림을 분석했는데, 각 인물의 안구 상태가 실제 의학적으로 구분 가능한 질환이라는 걸 발견했어요. 각막 백반, 안구 위축, 안구 적출 후 상태 등 하나하나가 다르게 그려져 있었던 거예요. 브뤼헐은 눈먼 사람들이 앞을 보지 못하는 대신 얼굴을 위로 치켜들고 청각과 후각에 의존한다는 사실도 정확히 표현했어요.
인물들은 남루한 농민 차림이 아니에요. 잘 차려입고 지갑까지 차고 있어요. 맨 앞 사람은 거지들이 쓰던 악기인 헐디거디를 들고 있고요. 일부 학자들은 이들이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외면한 거짓 사제들을 가리킨다고 해요. 배경에 자리 잡은 성 안나 교회도 논쟁의 대상이에요. 교회가 구원의 상징인지, 아니면 따르면 함께 추락하는 맹목적 권위의 상징인지 의견이 나뉘거든요.
브뤼헐이 이 그림을 완성한 건 그가 세상을 떠나기 1년 전이었어요. 스페인 지배 아래에서 탄압과 처형이 일상이 된 시대, 그의 마지막 작품들에는 쓰라린 무게가 담겨 있어요. 비스듬히 무너져 내리는 여섯 사람의 행렬이, 그 시대를 살았던 모든 사람들의 처지를 묻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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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한 구절에서 시작된 그림
대 피터르 브뤼헐이 세상을 떠나기 한 해 전인 1568년에 완성한 이 작품은, 마태복음 15장 14절의 비유에서 출발해요. '눈먼 이가 눈먼 이를 인도하면 둘 다 구덩이에 빠진다'는 그리스도의 말씀이지요. 본래 성경 속 비유에는 두 사람뿐이지만, 브뤼헐은 이를 여섯 사람으로 늘렸어요. 게다가 그들은 누더기를 걸친 거지가 아니라 제법 잘 차려입은 모습이랍니다. 당시 유럽은 에라스뮈스가 《아다지아》에 호라티우스의 '눈먼 자의 눈먼 길잡이'라는 구절을 실어 둘 만큼, 고전 문학에도 익숙한 시대였어요. 86×154센티미터에 이르는 이 그림은 그해 브뤼헐이 그린 가장 큰 작품으로, 지금은 나폴리 카포디몬테 미술관에 걸려 있답니다.
도미노처럼 무너지는 여섯 사람
화면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천천히 따라가 보세요. 여섯 사람이 지팡이로 서로 이어진 채 한 줄로 나아가다, 맨 앞 길잡이가 이미 등을 보이며 구덩이에 나자빠졌어요. 모두 지팡이로 연결되어 있으니 그가 동료들을 차례로 끌고 들어갈 참이지요. 두 번째 사람은 얼굴부터 처박히지 않으려 고개를 비틀고, 정강이받이를 댄 세 번째 사람은 발끝으로 서서 하늘을 향한 채 끌려 내려가요. 미술사가들은 이 행렬을 '비틀거림, 망설임, 놀람, 휘청임, 그리고 마침내 추락'으로 이어지는 한 동작의 연속으로 읽어요. 머리들이 그리는 곡선은 뒤로 갈수록 간격이 벌어져, 점점 빨라지는 속도감마저 느껴지지요. 정지된 인물이 당연하던 시대에, 브뤼헐은 이렇게 시간과 운동을 화폭에 새겨 넣었답니다.
의사도 감탄한 관찰의 정밀함
이 그림이 걸작으로 꼽히는 또 다른 이유는 그 무서운 관찰력이에요. 브뤼헐은 여섯 사람에게 저마다 다른 눈병을 그려 주었답니다. 후대의 의학자들이 각막백반, 안구 위축, 적출된 두 눈처럼 병명을 하나하나 짚어 낼 만큼 정확했어요. 눈먼 이들이 정면이 아니라 하늘로 얼굴을 쳐든 것도, 냄새와 소리에 의지해야 했던 그들의 실제 모습을 꿰뚫어 본 결과지요. 매체도 특별해요. 이 그림은 안료를 수용성 아교에 갠 디스템퍼로 아마포에 그린 '튀힐라인'으로, 잘 보존되기 어려운 기법인데도 좋은 상태로 남아 있어요. 회색과 초록, 갈빛 도는 붉은색의 절제된 색조는 이 그림의 쓰라리고 비통한 분위기를 빚어내지요. 1567년 스페인령 네덜란드에 들어선 '피의 평의회'의 가혹한 탄압이 이 어두운 정서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는 이들도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여섯 사람의 얼굴을 하나씩 들여다보세요. 똑같이 그린 듯 보여도 저마다 다른 눈병과 표정을 지니고 있어, 브뤼헐의 관찰력이 그대로 드러난답니다. 다음으로 인물들의 몸이 이루는 사선의 흐름을 따라가 보세요. 왼쪽 멀쩡히 걷는 이에서 오른쪽 나뒹구는 이까지, 추락의 단계가 차례로 펼쳐지지요. 배경의 초록 들판과 성안나 교회도 놓치지 마세요. 산을 즐겨 그리던 브뤼헐답지 않게 이 풍경은 평탄한 플랑드르 그대로랍니다. 마지막으로 맨 앞 길잡이의 뒤로 넘어가는 자세를 보세요. 단축법의 솜씨가 빛나는, 이 그림에서 가장 극적인 순간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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