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 필 인왕제색도
Inwang jesaekdo
- 분류
- Paintings
- 문화권
- Korean
- 지역
- 동아시아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정선 필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는 겸재 정선이 비 내린 뒤의 인왕산을 그린 산수화이다. 대한민국의 국보 제216호로 지정되어있다.
겸재 정선이 비가 막 갠 인왕산을 그린 그림이에요. 한여름 소나기가 지나간 직후, 물기를 머금은 검은 바위 봉우리가 안개 사이로 묵직하게 솟아오르지요.
정선은 인왕산의 너럭바위를 진한 먹을 듬뿍 묻혀 쓸어내리듯 그렸어요. 그 대담한 붓질에서 비에 젖은 바위의 무게와 축축한 공기가 그대로 전해지지요. 실제로 본 풍경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생생함이에요.
노년의 정선이 평생 닦은 진경산수의 기량을 쏟아부은 걸작으로, 국보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 젖은 바위 — 한가운데 솟은 거대한 바위 봉우리를 검은 먹으로 듬뿍 적셔, 쓸어내리듯 단숨에 그렸어요. 그 짙은 먹빛에서 비에 흠뻑 젖은 바위의 묵직한 무게가 그대로 전해지지요.
- 피어오른 안개 — 봉우리 아래로 흰 안개가 띠처럼 깔려, 산허리를 가르며 가로지르고 있어요. 비가 막 갠 직후의 축축한 공기가 화면 가득 고여 있답니다.
- 흰 틈새 — 검게 칠한 바위 사이사이를 흰 선으로 비워 두어, 골과 골이 또렷이 드러나요. 검은 먹과 흰 여백의 대비가 단단한 바위의 결을 살려 내지요.
- 작은 집 한 채 — 오른쪽 아래, 짙은 솔숲에 둘러싸인 기와집 한 채가 가만히 자리해요. 거대한 산의 무게 곁에서 사람의 자리가 더 작고 아늑하게 느껴지지요.
비가 막 갠 직후의 공기가 어디에서 가장 잘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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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 막 갠 인왕산 앞에서
한여름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 직후를 떠올려 보세요. 공기는 물기를 머금어 묵직하고, 비에 젖은 바위는 검게 번들거리지요. 겸재 정선(1676∼1759)은 바로 그 순간의 인왕산을 화폭에 붙들었어요. 이 「인왕제색도」는 비 내린 뒤 갠 인왕산의 모습을 그린 산수화로, 정선의 진경산수를 대표하는 걸작이랍니다. 대한민국의 국보로 지정되어 있지요.
정선이 이 그림을 그린 건 조선 영조 27년, 그러니까 1751년이에요. 이때 그의 나이가 일흔여섯이었지요. 평생 진경산수의 길을 닦아 온 노대가가, 그 모든 기량을 한 화폭에 쏟아부은 만년의 역작인 셈이에요. 관념 속의 풍경이 아니라 눈앞의 실제 풍경을 그리는 진경산수화, 그 정수가 이 한 점에 담겨 있답니다.
평생의 벗을 위해 든 붓
이 그림에는 가슴 뭉클한 이야기가 전해 내려와요. 정선에게는 이병연이라는, 평생을 사귄 벗이 있었어요. 두 사람은 오랜 세월 시와 그림을 주고받으며 깊은 정을 나눈 사이였지요. 그런데 그 벗이 병에 걸려 위중해지자, 정선은 그의 집을 찾아가 바로 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알려져 있답니다.
비가 그치고 다시 맑게 개는 인왕산의 풍경에는, 어쩌면 벗이 병석을 털고 일어나기를 바라는 노화가의 간절한 마음이 함께 스며 있었을지도 몰라요. 먹구름이 걷히고 산이 다시 제 모습을 드러내듯, 벗의 병도 그렇게 씻은 듯 나아 주기를 빌었던 것이지요. 한 폭의 산수화가 이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으로 이어져 있다는 사실이, 이 그림을 한층 더 깊고 따뜻하게 만들어 준답니다.
검은 먹이 빚어낸 젖은 바위
붓질을 들여다보면 정선의 대담함에 놀라게 돼요. 그는 인왕산의 기암괴석을 검은 먹으로 듬뿍 적셔, 마치 쓸어내리듯 단숨에 그려 냈지요. 진하게 칠한 그 먹빛 덕분에, 비에 흠뻑 젖은 바위의 묵직한 무게와 축축한 공기가 화면에서 그대로 전해진답니다. 그러면서도 바위 틈새는 흰 선으로 남겨 두어, 골과 골 사이가 또렷이 드러나며 사실감을 한층 더했어요.
정선의 진경산수는 흔히 북종화와 남종화, 그 두 화풍을 하나로 종합했다는 평을 받아요. 어느 한쪽에 매이지 않고, 우리 산천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낼 자신만의 길을 닦아 낸 거예요. 실제로 두 눈으로 보고 직접 마주한 풍경이 아니고서는, 이런 생생함은 결코 나올 수 없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을 가득 채운 검은 바위 봉우리에 눈을 맞춰 보세요. 정선이 먹을 얼마나 진하고 대담하게 썼는지, 그 묵직한 먹빛에서 비에 젖은 바위의 무게가 느껴지나요? 다음으로 바위와 바위 사이, 흰 선으로 남겨 둔 틈새를 따라가 보세요. 검은 먹과 흰 여백의 대비가 어떻게 바위의 골을 또렷이 살려 내는지 견주어 보는 거예요. 화면을 감싼 안개와 물기 어린 공기의 기운도 느껴 보세요. 비가 막 갠 직후의 그 축축한 대기가 화폭에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이 그림을 그릴 적 정선이 일흔여섯의 노대가였다는 사실, 그리고 병든 벗을 위해 붓을 들었다는 이야기를 함께 떠올려 보세요. 평생을 닦은 기량과 한 사람을 향한 정이 어떻게 한 화폭에서 만나는지, 그 마음까지 들여다볼 수 있을 거예요.

하늘에서 굽어본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진경산수의 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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