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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필 금강전도

Geumgang jeondo

정선

분류
Paintings
문화권
Korean
지역
동아시아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정선필 금강전도(鄭敾筆 金剛全圖)는 조선 후기 실경산수화풍을 연 겸재 정선(1676∼1759)이 영조 10년(1734)에 내금강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1984년 8월 6일 대한민국의 국보 제217호로 지정되었다.

도슨트 이야기

겸재 정선이 1734년에 내금강의 봉우리들을 한 화면에 그러모은 그림이에요. 일만 이천 봉이라 일컫는 금강산을, 마치 하늘에서 굽어보듯 둥글게 끌어안아 담아냈지요.

정선은 중국 그림을 흉내 내는 대신, 제 눈으로 본 우리 산천을 그렸어요. 뾰족한 바위 봉우리는 날카로운 수직 붓질로, 흙산은 부드러운 먹으로 그려 내금강의 기세를 생생하게 살렸지요. 이것이 그가 연 '진경산수'랍니다.

우리 땅을 우리 시선으로 그려 낸 이 그림은, 한국 회화사의 한 정점으로 꼽혀 국보로 지정되었어요.

이렇게 보세요
  • 둥근 품봉우리들이 가운데로 둥글게 모여들어, 마치 산 전체를 한 아름에 끌어안은 듯해요. 하늘에서 굽어본 시선이 일만 이천 봉을 한 화면에 담아냈지요.
  • 갈라진 두 산오른쪽은 곧게 내려긋는 붓질로 세운 날카로운 흰 바위 봉우리, 왼쪽은 점을 톡톡 찍어 부드럽게 부풀린 흙산이에요. 단단함과 부드러움이 한 화면에 나란히 놓였지요.
  • 흰빛과 먹빛가운데 솟은 바위들은 밝게 비워 두고, 아래쪽 봉우리는 짙은 먹으로 눌러 그렸어요. 비워 둔 흰빛이 오히려 봉우리를 우뚝 솟아오르게 하지요.
  • 적힌 글왼쪽 위 모서리에 제목과 글씨가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요. 금강산을 마주한 화가의 마음이 그 자리에 남아 있답니다.

당신의 눈은 어느 봉우리에 가장 먼저 닿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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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산천을 우리 눈으로

조선 후기, 산수화를 그린다는 건 대개 중국의 산수화를 본떠 그린다는 뜻이었어요. 화가들은 가 보지도 않은 중국의 명산을 옛 그림첩에 의지해 그렸지요. 그런데 겸재 정선(1676∼1759)은 달랐답니다. 그는 우리 땅의 아름다운 강산을 제 눈으로 직접 보고 화폭에 옮겼어요. 이렇게 실제 풍경을 그리는 화풍을 '실경산수' 혹은 '진경산수'라 부르는데, 바로 그 길을 활짝 연 사람이 정선이었지요.

이 「금강전도」는 정선이 영조 10년, 그러니까 1734년에 내금강의 모습을 그린 작품이에요. 가로 94.5센티미터, 세로 130.8센티미터의 화폭에 수묵담채로 그렸지요. 정선이 평생 여러 점 그린 금강산 그림 가운데에서도 가장 크고, 그의 진경산수화풍이 가장 잘 드러난 걸작으로 꼽힌답니다. 1984년에는 그 가치를 인정받아 대한민국의 국보로 지정되었어요.

하늘에서 굽어본 일만 이천 봉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둥근 원형의 구도예요. 정선은 내금강의 수많은 봉우리를, 마치 하늘에서 굽어보듯 위에서 아래로 내려다본 모습으로 한 화면에 그러모았지요. 일만 이천 봉이라 일컫는 금강산의 장대한 기세가, 둥글게 끌어안은 그 구도 안에 오롯이 담겨 있답니다.

붓질을 들여다보면 정선의 솜씨가 더욱 또렷해져요. 눈 덮인 바위 봉우리들은 위에서 아래로 곧게 내려긋는 '수직준법'으로 그려, 거칠고 날카로운 느낌이 살아 있지요. 화면 위쪽으로는 비로봉이 우뚝 솟아 있고, 그 한가운데를 만폭동 계곡이 위에서 아래로 가로지른답니다. 메마른 바위 봉우리들과 달리, 왼편에는 무성한 숲을 이룬 부드러운 흙산이 놓여 있어요. 정선은 이 토산을 붓을 옆으로 눕혀 점을 찍는 '미점준법'으로 표현해, 날카로운 암봉과 또렷한 대조를 이루게 했지요. 단단한 바위와 부드러운 흙, 두 성질을 한 화면에 나란히 품은 솜씨가 참으로 빼어나답니다.

그림 위에 적힌 화가의 마음

흥미롭게도 이 그림의 윗부분에는 그림의 제목과 함께, 화가의 호 그리고 풍경을 마주한 감상의 글이 적혀 있어요. 그림과 글씨가 한 화폭 안에서 어우러지는 거예요. 우리는 이 적힌 글을 통해, 금강산 앞에 선 정선의 마음을 한 발짝 더 가까이에서 들여다볼 수 있답니다.

무엇보다 이 한 점이 귀한 까닭은, 남의 그림이 아니라 제 눈으로 본 우리 산천을 그렸다는 데 있어요. 직접 발로 딛고 눈으로 본 풍경이 아니고서는 나올 수 없는 생생함이 화면 가득 살아 숨 쉬지요. 우리 땅을 우리 시선으로 그려 낸 이 그림은, 그래서 한국 회화사의 한 정점으로 우뚝 서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전체의 둥근 원형 구도를 한눈에 담아 보세요. 봉우리들이 가운데로 둥글게 모여드는 그 짜임이, 어떻게 일만 이천 봉을 한 화면에 끌어안는지 느껴 보는 거예요. 다음으로 오른편의 날카로운 바위 봉우리와 왼편의 부드러운 흙산을 견주어 보세요. 곧게 내려긋는 붓질과 옆으로 찍은 점, 그 두 붓질의 대비가 화면에 긴장과 조화를 함께 불어넣는답니다. 화면 한가운데를 위아래로 가로지르는 만폭동 계곡도 따라가 보세요. 우뚝 솟은 비로봉이 어디 있는지 찾아보는 것도 좋아요. 마지막으로 그림 윗부분에 적힌 제목과 글씨로 시선을 옮겨 보세요. 그림과 글이 한 화폭에서 어우러지는 그 자리에, 금강산을 마주한 정선의 감흥이 고스란히 남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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