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 소장품으로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

Geumgang in autumn

정선

분류
Paintings
문화권
Korean
지역
동아시아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정선 필 풍악내산총람도(鄭敾 筆 楓嶽內山總覽圖)는 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성북구 간송미술관에 있는, 조선시대 정선이 60대에서 70대에 이르는 1740년대에 제작된 작품이다. 2017년 12월 26일 대한민국의 보물 제1951호로 지정되었다.

도슨트 이야기

겸재 정선이 예순을 넘긴 1740년대에 그린 금강산 그림이에요. '풍악'은 가을 금강산을 부르는 이름인데, 내금강 안쪽의 절경을 한눈에 굽어보도록 펼쳐 담았지요.

원숙기에 접어든 정선의 붓은 한결 자유롭고 대담해졌어요. 무수한 봉우리를 짜임새 있게 배치하면서도 답답하지 않게, 우리 산천의 호방한 기운을 살려 냈지요.

평생 금강산을 즐겨 그린 그가 노년에 이른 경지를 보여 주는 작품으로,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굽어보는 시점하늘에서 내려다보듯 무수한 봉우리를 한 화면에 펼쳐 담았어요. 가을 내금강의 속살을 한눈에 거닐게 하는 부감의 시선이지요.
  • 두 가지 산왼쪽은 짙은 먹과 푸른 숲으로 두툼한 흙산을, 오른쪽은 희게 솟구친 뾰족한 바위 봉우리를 무리지어 그려, 한 산 안에 두 표정을 담았어요.
  • 붉은 점봉우리 사이사이 콕콕 찍힌 붉고 누런 점들을 찾아보세요. 가을 단풍이 물든 자리인데, '풍악'이라는 가을 이름과 그대로 맞닿아요.
  • 숨은 글씨와 집봉우리마다 작은 글씨로 이름이 적혀 있고, 골짜기엔 기와집과 다리도 보여요. 그림을 한 장의 지도처럼 짚어 가며 읽어 보세요.

당신의 눈은 푸른 흙산과 흰 바위 봉우리 가운데 어디에 먼저 닿았나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

가을 금강산을 한 폭에 펼치다

겸재 정선이 영조 임금 시절에 그린 금강산 그림이에요. 제목인 풍악내산총람도에서 '풍악'은 가을 금강산을 부르는 옛 이름이고, '내산'은 안쪽, 곧 내금강을 뜻해요. 그러니 이 그림은 가을빛으로 물든 내금강의 절경을 한눈에 굽어보도록 펼쳐 담은 작품인 셈이지요. 지금은 서울 간송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답니다.

정선은 평생 금강산을 즐겨 그렸고, 그 가운데 봉우리 전체를 둥글게 끌어안은 금강전도가 특히 유명해요. 이 풍악내산총람도는 바로 그 금강전도와 나란히 견주어 볼 만한 그림이에요. 다만 한 가지 특별한 점이 있어요. 정선이 그린 수많은 금강산 그림 가운데, 굳이 '가을'이라는 계절을 또렷이 택한 작품이라는 거지요.

금강산은 철마다 부르는 이름이 달라요. 봄에는 금강, 가을에는 풍악, 겨울에는 개골이라 불렀지요. 그러니 제목에 '풍악'이라는 이름을 내건 순간, 이 그림은 이미 단풍으로 물든 가을 산임을 스스로 밝히고 있는 셈이에요. 무수한 봉우리가 한데 어우러진 내금강의 깊은 속살을, 정선은 마치 하늘에서 굽어보듯 한 화면에 펼쳐 담아냈답니다.

봉우리마다 이름을 붙이다

이 그림이 유난히 정겨운 까닭은, 화면 곳곳의 빼어난 명소에 거의 다 이름이 적혀 있기 때문이에요. 그저 멋진 산수를 한 폭에 욱여넣은 것이 아니라, '여기는 어디, 저기는 어디' 하고 손가락으로 짚어 주듯 또렷이 일러 주는 셈이지요. 마치 옛사람이 그려 준 한 장의 그림 지도를 펼쳐 든 기분이 든답니다.

그래서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자연스레 금강산을 한 바퀴 유람하게 돼요. 오른쪽 아래에는 장안사 가까이 놓였던 무지개다리, 비홍교가 또렷이 그려져 있어요. 둥글게 휜 다리 하나가 골짜기를 가만히 잇고 있는데, 바로 여기에 흥미로운 사연이 숨어 있답니다.

본 그대로가 아니라 마음에 담은 참모습

기록에 따르면 이 비홍교는 1723년 홍수에 그만 무너져 버렸어요. 그런데도 1740년대에 그린 이 그림에는 다리가 멀쩡히 서 있지요. 이는 정선이 눈앞의 풍경을 곧장 옮긴 것이 아니라, 1711년에서 1712년 무렵 금강산을 유람하며 그려 둔 옛 밑그림을 바탕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음을 일러 줘요.

바로 여기에 정선이 추구한 '진경산수'의 참뜻이 담겨 있어요. 진경산수는 눈에 비친 실제 모습을 그대로 베끼는 '실경'과는 결이 달라요. 보이는 그대로가 아니라, 화가의 마음을 거쳐 다시 빚어낸 산천의 참된 모습이지요. 무너진 다리를 다시 세워 넣은 이 작은 어긋남이, 도리어 진경산수가 무엇인지를 말없이 일러 준답니다.

실제로 정선이 그 뒤 다시 금강산을 찾은 것은 1747년의 일이었어요. 그러니 이 그림은 눈앞의 산을 마주하고 그린 것이 아니라, 삼십 년 전 젊은 날 두 발로 누비며 가슴에 새긴 풍경을 노년에 이르러 한 폭에 풀어낸 것이라 할 수 있지요. 기억과 사생, 진실과 사실 사이를 오가며 빚어낸 이 그림은, 그래서 단순한 풍경화를 넘어 한 화가가 평생 마음에 품은 금강산 그 자체라 할 만하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그림을 한 장의 지도처럼 천천히 읽어 보세요. 봉우리와 명소마다 적힌 이름을 하나하나 짚어 가며, 정선이 안내하는 대로 내금강을 거니는 거예요. 그다음 오른쪽 아래 무지개다리 비홍교를 꼭 찾아보세요. 1723년 홍수에 사라진 다리가 어떻게 화면 위에 되살아나 있는지를 떠올리면, 이 그림이 눈앞의 풍경이 아니라 삼십 년 전 추억을 더듬어 그린 것임을 알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같은 금강산을 둥글게 끌어안은 금강전도를 머릿속에 나란히 두고 견주어 보세요. 그토록 즐겨 산을 그린 화가가, 본 것을 베끼는 데 그치지 않고 마음에 담은 참모습을 펼쳐 내려 한 그 뜻이 한결 또렷이 다가올 거예요.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Geumgang jeondo
정선 필 금강전도
정선

하늘에서 굽어본 금강산 일만 이천 봉, 진경산수의 절정.

이어 보기 →
이 작가의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