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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비붓꽃도

Irises screen

오가타 고린

분류
Paintings
지역
동아시아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Irises is a pair of six-panel folding screens (byōbu) by the Japanese artist Ogata Kōrin of the Rinpa school. It depicts an abstracted view of water with drifts of Japanese irises. The work was probably made circa 1701–1705, in the period of luxurious display in the Edo period known as Genroku bunka.

도슨트 이야기

금빛 바탕 위에 제비붓꽃 무리만이 리듬을 타듯 무리 지어 피어 있어요. 신기하게도 물은 한 줄기도 그리지 않았는데, 꽃들의 배치만으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듯한 느낌이 들지요.

흔히 일본 고전 《이세 이야기》 속 붓꽃이 만발한 강가 장면과 연결되는 그림이에요. 린파 특유의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장식미가 돋보이는, 에도 시대의 걸작이지요.

이렇게 보세요
  • 보이지 않는 강화면 어디에도 물은 한 줄기 없어요. 그런데 꽃 무리가 솟았다 가라앉기를 되풀이하며, 보이지 않는 물길이 굽이쳐 흐르는 듯하지요.
  • 세 가지 색꽃의 짙은 군청, 잎의 선명한 초록, 그리고 금빛 바탕. 단 세 색뿐인데도 이토록 화려할 수 있다는 게 놀랍지요.
  • 되풀이되는 꽃닮은 모양의 꽃송이가 여기저기 되풀이돼요. 본을 떠서 찍은 듯한 반복이 화면 전체에 율동감을 만들어 내지요.
  • 칼 같은 잎곧게 뻗어 오른 초록 잎이 꽃을 떠받쳐요. 부드러운 꽃송이와 날카로운 잎의 대비가 화면에 긴장을 더하지요.
  • 금빛 여백꽃 사이사이 비워 둔 금빛 바탕이 물처럼 반짝여요. 무엇을 더 그리지 않은 그 비움이 오히려 깊은 공간을 만들지요.

물이 없는데도 강이 보인다면, 당신의 눈은 그 흐름을 어디서 가장 또렷이 느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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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 없이 그린 강

이 작품은 일본의 화가 오가타 고린이 그린 '제비붓꽃 병풍'이에요. 여섯 폭이 한 짝을 이루는 병풍 한 쌍에, 푸른 제비붓꽃 무리가 금빛 바탕 위로 흐드러지게 피어 있지요. 에도 시대, 겐로쿠 문화라 불리는 화려한 시절의 절정이던 1701년에서 1705년 무렵의 작품으로 추정돼요. 교토의 니시혼간지가 200년 넘게 간직해 오다가, 지금은 네즈 미술관이 소장한 일본의 국보랍니다.

이 그림에서 가장 놀라운 점은, 물을 단 한 줄기도 그리지 않았다는 거예요. 화면에는 오직 제비붓꽃의 꽃송이와 초록 잎만이 있을 뿐인데, 그 무리가 리듬을 타듯 늘어선 배치만으로 강물이 굽이쳐 흐르는 듯한 느낌이 절로 들지요. 비슷하게 생긴 꽃송이가 반복되는 걸 보면 본을 떠서 찍어 낸 듯해요. 금박을 칠한 바탕이 마치 물처럼 반짝이며, 그 위에 꽃의 군청빛과 잎의 초록만이 절제된 채 놓여 있답니다.

화가가 손에 쥔 절제

고린은 이 병풍을 그릴 때 색을 놀랍도록 아껴 썼어요. 꽃의 군청빛, 잎의 초록, 그리고 금빛 바탕. 오직 이 세 가지뿐이지요. 짙고 깊은 그 푸른빛은 남동석을 곱게 빻은 안료인 군청에서 나온 거예요.

이 작품은 고린이 '법교'라는, 화가에게 주어지는 세 번째로 높은 지위에 오른 직후에 그린 첫 작품 중 하나예요. 그러니 한 거장이 자기 양식을 활짝 펼치기 시작한 출발점인 셈이지요. 여기에는 앞선 거장 다와라야 소타쓰의 영향도 엿보이는데, 이런 흐름이 바로 새로운 유파 '린파'예요. 흥미롭게도 린파라는 이름은 고린의 이름 끝 글자에서 따온 것이랍니다. 화려하면서도 절제된 이 장식미가 곧 린파의 얼굴이 되었지요.

이세 이야기와 바다 건너의 메아리

이 병풍은 일본의 고전 '이세 이야기'의 한 장면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주인공은 시골의 여덟 폭 널다리 곁에서 제비붓꽃이 만발한 강가를 만나 한 편의 시를 지었지요. 그 시는 각 행의 첫 글자를 이으면 '가키쓰바타(제비붓꽃)'라는 말이 되는 묘한 형식의 노래로, 멀리 두고 온 아내를 그리는 나그네의 마음을 담았어요. 고린은 5년에서 12년쯤 뒤에 비슷한 병풍을 또 한 쌍 그렸는데, 거기에는 다리까지 그려 넣어 이 옛이야기를 더 또렷이 드러냈지요. 그 두 번째 한 쌍은 지금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답니다.

놀라운 건 이 병풍이 바다 건너에까지 메아리쳤다는 점이에요. 고린은 자기 그림이 화집 '광림백도'에 목판화로 실린 줄 몰랐을 테고, 빈센트 반 고흐 역시 일본에 있던 원작을 직접 볼 수는 없었어요. 그런데도 그 화집을 통해, 고린의 붓꽃은 고흐의 '아이리스' 같은 그림에 영향을 주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어디에도 물이 그려져 있지 않다는 사실을 의식하며 보세요. 그런데도 꽃 무리의 흐름만으로 강물이 굽이치는 게 느껴진다면, 고린의 의도가 그대로 전해진 거예요. 다음으로 꽃송이들을 견주어 보세요. 닮은 모양이 되풀이되는 건 본을 떠서 찍었기 때문인데, 그 반복이 만들어 내는 율동감을 즐겨 보는 거지요. 색이 단 세 가지뿐이라는 점도 헤아려 보세요. 군청과 초록, 그리고 금빛만으로도 이토록 화려할 수 있다는 게 놀랍답니다. 마지막으로 이 꽃밭이 '이세 이야기' 속 나그네가 아내를 그리며 시를 읊던 그 강가임을 떠올려 보세요. 화려한 장식 너머에 깃든 그리움의 정서까지 만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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