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는 성 히에로니무스
Saint Jerome Writing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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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Saint Jerome Writing is a painting by the Italian master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in 1607 or 1608, housed in the Oratory of St John's Co-Cathedral, Valletta, Malta. It can be compared with Caravaggio's earlier version of the same subject in the Borghese Gallery in Rome.
히에로니무스는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붉은 추기경 모자가 테이블 한쪽에 걸려 있고, 앞에는 펼쳐진 성경이 있어요. 그 곁에 해골이 놓여 있어요. 카라바조는 빛을 한쪽에서만 떨어뜨렸어요. 노인의 등과 팔과 손, 그리고 책 위로 빛이 내려오고 나머지는 어둠이에요.
이 그림은 1607년 혹은 1608년에 그려진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카라바조가 몰타에 도착한 건 1607년 7월이었어요. 로마에서 싸움 끝에 사람을 죽이고 나폴리로 달아났다가, 다시 몰타 섬으로 건너온 거예요. 나폴리에서는 채 1년도 안 돼 열 건의 주문을 받았고, 동료 화가들의 추종자까지 생겼어요. 그런 성공을 두고도 떠난 건, 망명자의 처지가 계속됐기 때문이에요.
이 그림을 주문한 사람은 말타 기사단의 나폴리 지부장 이폴리토 말라스피나였어요. 전장의 사람이 성 히에로니무스를, 즉 성경의 번역자를 주제로 선택한 건 이상해 보여요. 하지만 말라스피나는 전사이기 전에 고아와 과부를 돌보는 행정관이기도 했어요. 이 그림은 그의 또 다른 면을 담으려 했는지 모르겠어요.
1984년 12월, 이 그림은 캔버스가 액자에서 잘려나가는 방식으로 도난당했어요. 2년 뒤 긴 협상 끝에 돌아왔고, 복원을 거쳐 다시 몰타 성 요한 성당에 걸렸어요. 카라바조가 빛과 어둠으로 만든 이 사색의 장면은, 그 사이에도 변하지 않았어요.
- 내려앉은 빛 — 짙은 어둠을 단숨에 가르고 들어온 빛이 노인의 벗은 어깨와 펼친 책장 위에 떨어져요. 마치 무대 조명처럼 글 쓰는 손만 환히 밝히지요.
- 뻗은 팔 — 깃펜을 쥔 팔을 책상 너머로 길게 뻗은 자세가 화면을 가로질러요. 앙상한 갈비뼈와 늘어진 살갗이 늙은 학자의 몸을 가감 없이 드러내지요.
- 붉은 망토 — 허리에 둘러 책상 아래로 흘러내린 붉은 천이, 온통 어두운 화면에 묵직한 색의 무게를 더해요.
- 해골 — 오른편 책상 위에 놓인 흰 해골이 빛을 받아 떠올라요. 글에 몰두한 성인 곁에서 삶의 덧없음을 가만히 일깨우지요.
- 작은 문장 — 오른쪽 아래 구석에 붉고 흰 작은 방패꼴 문장이 숨어 있어요. 이 그림이 한 기사를 위해 그려졌음을 말없이 일러 주는 흔적이랍니다.
빛은 어디서 들어오는 듯한가요, 그리고 그 빛이 가장 먼저 비춘 곳은 어디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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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노학자
이 그림은 이탈리아의 거장 카라바조가 1607년 혹은 1608년에 그린 「글을 쓰는 성 히에로니무스」예요. 늙은 성인은 책상에 몸을 기울인 채, 한 손을 길게 뻗어 무언가를 열심히 써 내려가고 있지요. 히에로니무스는 성경을 라틴어로 옮긴 학자 성인으로 추앙받는 인물인데, 이 그림은 바로 그 번역의 순간을 담고 있답니다.
붉은 망토와 앙상한 노인의 몸, 짙은 어둠을 단숨에 가르고 들어오는 빛. 카라바조 특유의 강렬한 명암이 이 작품에도 고스란히 살아 있어요. 카라바조는 같은 주제를 일찍이 로마의 보르게세 미술관에 있는 또 다른 버전으로도 그린 적이 있어, 두 작품을 나란히 견주어 볼 수 있답니다.
도망자의 섬, 몰타
이 그림이 그려진 배경에는 카라바조의 파란만장한 삶이 깔려 있어요. 그는 로마에서 한 사람을 죽인 뒤 도망자 신세가 되어 나폴리로 피신했고, 그곳에서 일 년도 안 되는 사이에 열 건의 주문을 따낼 만큼 큰 성공을 거두었지요. 그런데 그는 왜 이 모든 것을 버리고 1607년 7월, 전사 같은 기사단이 사는 작은 바위섬 몰타로 떠났을까요.
전기 작가들의 짐작은 이래요. 당시 카라바조는 여전히 쫓기는 범법자였고, 로마와 가까운 나폴리는 그를 노리는 적들에게 너무 가까웠지요. 후원자들은 몰타 기사단과 깊이 얽혀 있었고, 기사단에 들어가면 즉각 보호를 받고 교황의 사면을 얻는 데에도 도움이 되리라 여겨졌어요. 기사단의 대단장 알로프 드 비냐쿠르 역시 로마와 나폴리를 대표하던 화가를 사실상 궁정화가로 두는 일에 마음이 끌렸답니다.
한 기사를 위한 그림
그림 오른쪽 아래 구석에는 문장이 하나 그려져 있어요. 나폴리의 성 요한 기사단 수도원장이었던 이폴리토 말라스피나의 문장이지요. 그는 카라바조의 여러 후원자와 두루 인연이 닿아 있던 인물이라, 어쩌면 성인의 모습으로 자기 자신을 그리게 했을지도 모른답니다.
튀르크와 싸우는 것이 본분이던 기사의 주문치고 성경을 옮기는 학자 성인은 어울리지 않아 보여요. 하지만 말라스피나는 이름난 전사였던 동시에 가난한 이와 고아, 과부를 돌보는 일을 맡은 사람이기도 했지요. 그러니 이 그림은 그런 자비로운 면모와 기사단의 금욕 정신을 함께 강조하려 했는지도 몰라요.
이 명작은 1984년 12월 성당에서 도난당하는 수난을 겪었어요. 도둑들은 그림을 액자에서 통째로 도려냈지요. 약 2년 뒤, 당시 몰타 박물관 관장이던 한 신부가 도둑들과 숱한 전화 협상을 벌인 끝에 마침내 작품을 되찾았답니다. 손상된 화폭은 복원을 거친 뒤에야 다시 제자리에 걸릴 수 있었어요. 이 극적인 도난과 회수 이야기는 훗날 다큐멘터리로도 다뤄졌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어둠을 가르며 노인의 이마와 펼친 책장에 내려앉는 빛을 따라가 보세요. 카라바조가 빛과 어둠을 어떻게 무대 위 조명처럼 다루는지 한눈에 느껴진답니다. 다음으로 글을 쓰려 길게 뻗은 노학자의 팔과 앙상한 몸을 보세요. 늙은 육체의 사실적인 묘사가 성인을 한층 인간적으로 다가오게 하지요. 붉은 망토가 화면에 던지는 강렬한 색의 무게도 눈여겨보세요. 마지막으로 오른쪽 아래 구석의 작은 문장을 찾아보세요. 이 그림이 한 기사를 위해 그려졌음을 말없이 일러 주는 흔적이랍니다. 이 작품은 몰타 발레타의 성 요한 대성당에 있어요.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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