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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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로드 제단화(수태고지 삼면화)

Mérode Altarpiece

작가 미상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메로드 제단화》(Mérode Altarpiece) 는 오크 패널에 그려진 유화 삼면화로서 현재 뉴욕의 클로이스터스에 소장되어 있다. 서명과 날짜는 없지만 플랑드르파 화가 로베르 캉팽과 조수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맨 왼쪽 패널은 정원에서 기도하는 봉헌자들, 가운데는 그 당시 가정집을 배경으로 한 마리아의 수태고지 순간, 맨 오른쪽은 목공 도구를 든 목수 나자렛의 요셉을 묘사한다. 종교적 상징의 많은 요소로는 백합과 분수(마리아의 순결 상징), 그리고 중앙 패널 왼쪽 창문에서 비추는 빛으로 표현된 성령이 있다.

도슨트 이야기

이 세 폭 제단화의 중앙에는 놀라운 장면이 펼쳐집니다. 천사 가브리엘이 성모 마리아에게 찾아오는 수태고지 장면인데, 배경이 궁전도 성당도 아닌 북유럽의 평범한 식당처럼 생긴 실내예요. 마리아는 머리를 풀고 붉은 가운을 걸친 채 기도서를 읽고 있고, 아직 천사의 존재를 알아차리지 못했습니다.

왼쪽 창문에서 빛 한 줄기가 들어옵니다. 그 빛 속에 십자가를 든 아기 예수가 마리아를 향해 날아오고 있어요. 화면 한켠의 탁자에는 막 꺼진 양초가 실처럼 가느다란 연기를 피어올리고 있습니다. 성령이 '바람 같이 임했다'는 중세 신학자들의 표현처럼, 비둘기 대신 꺼진 촛불의 연기가 성령을 상징하는 거예요.

오른쪽 패널로 눈을 옮기면 요셉이 나무 작업대 앞에 앉아 있습니다. 그의 손에는 쥐덫이 들려 있어요. 단순한 목공품처럼 보이지만, 성 아우구스티누스의 말을 빌리면 '주님의 십자가는 악마의 쥐덫이요, 그를 잡은 미끼는 주님의 죽음이었다'고 합니다. 요셉이 만들고 있는 이 소박한 덫이 곧 십자가의 예표인 셈이죠.

이 제단화는 본래 개인 기도용으로 제작된 작은 작품입니다. 중앙 패널의 크기는 64×63센티미터에 불과해요. 그러나 그 안에 백합꽃, 수건, 물 대야, 탁자의 열여섯 면, 천사의 제의까지 모든 사물에 의미가 숨어 있습니다. 가장 평범해 보이는 가정집 풍경 속에서 구원의 드라마 전체가 소리 없이 진행되고 있는 거예요.

이렇게 보세요
  • 세 폭그림이 세 칸으로 나뉘어 있어요. 왼쪽엔 기도하는 부부, 가운데엔 천사와 마리아, 오른쪽엔 연장에 둘러싸인 노인이 각자의 방에 들어앉아 있지요.
  • 평범한 거실가운데 장면은 천상이 아니라 탁자와 벤치, 격자창이 있는 살림집이에요. 신성한 순간이 우리가 사는 방 안으로 내려온 셈이지요.
  • 붉은 옷의 마리아마리아는 흔한 파란 옷이 아니라 짙은 붉은 옷을 활짝 펼친 채 바닥에 앉아 책에 빠져 있어요. 천사가 곁에 무릎 꿇었는데도 아직 알아채지 못한 듯하지요.
  • 탁자 위 단서탁자엔 흰 백합을 꽂은 항아리와 책, 그리고 막 꺼진 촛대가 놓여 있어요. 작은 사물 하나하나에 숨은 뜻이 깃들어 있지요.
  • 일하는 요셉오른쪽 노인은 작업대에 앉아 송곳으로 나무를 다듬어요. 톱과 연장이 어지러이 흩어진 그 손끝에서, 악마를 가두는 쥐덫이 만들어지고 있답니다.

천상의 사건을 이렇게 우리 집 거실로 들여놓았을 때, 그 거룩함은 더 가까워졌을까요 아니면 달라졌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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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거실에 내려온 천사

메로드 제단화는 떡갈나무 판에 유화로 그린 세 폭짜리 제단화예요. 초기 네덜란드 화가 로베르 캉팽과 그의 조수가 그린 것으로 여겨지지요. 서명도 날짜도 없지만, 1425년에서 1428년 무렵에 그려진 것으로 보아요. 가운데 패널에는 마리아가 아기를 잉태하리라는 수태고지가, 왼쪽에는 무릎 꿇고 기도하는 봉헌자 부부가, 오른쪽에는 목수 일을 하는 성 요셉이 담겨 있답니다.

이 작품이 미술사에서 특별한 까닭은, 수태고지가 천상이 아니라 당대 북유럽의 평범한 가정집 실내에서 펼쳐지기 때문이에요. 마치 식당처럼 보이는 이 방에서, 마리아는 머리를 풀어 내린 채 기도서를 읽고 있지요. 이렇게 친근한 일상의 공간에 신성을 들여놓은 발상이야말로 캉팽의 가장 큰 혁신이었어요. 한 미술사가는 이 작품을 두고 '중세의 전통을 집약하는 동시에 근대 회화의 토대를 놓은, 두 시대 사이의 이정표'라고 평했답니다.

꺼진 촛불과 한 줄기 빛

중앙 패널에는 흥미로운 장면이 숨어 있어요. 보통의 수태고지와 달리, 이 그림에는 성령의 비둘기가 보이지 않지요. 대신 막 꺼진 촛불의 연기와, 왼쪽 창으로 쏟아져 드는 한 줄기 빛이 그 자리를 대신해요. 그 빛줄기를 타고 십자가를 든 작은 예수가 마리아를 향해 날아 내려오는데, 이것이 곧 잉태의 순간을 뜻한답니다. 마리아는 흔히 보던 파란 옷이 아니라 붉은 옷을 입고, 천사의 존재를 아직 알아채지 못한 듯 편안히 책에 빠져 있어요.

탁자 위 토스카나풍 항아리에 꽂힌 흰 백합은 마리아의 순결을 상징하고, 흰 수건 또한 같은 뜻을 담고 있지요. 학자들은 마리아의 따뜻한 붉은 옷과 천사 가브리엘의 옅고 푸른 옷이 이루는 대비가 이 화면을 성공으로 이끌었다고 봐요. 다만 탁자의 각도처럼 원근법이 다소 어색한 대목도 있어, 한 미술사가는 이를 '불편하게 만드는' 왜곡이라 부르기도 했답니다.

쥐덫을 만드는 목수

오른쪽 패널의 성 요셉은 목수라는 그의 직업 그대로 연장에 둘러싸여 일하고 있어요. 도끼와 톱, 자, 작은 발판이 보이지요. 그가 만드는 물건은 쥐덫으로 읽혀요. 성 아우구스티누스가 세 번이나 쓴 비유에서 따온 것인데, '주님의 십자가는 악마의 쥐덫이요, 그를 사로잡은 미끼는 주님의 죽음이었다'라는 말처럼, 그리스도가 악마를 덫에 가두어 무찌른다는 상징이랍니다.

재미있는 일화도 있어요. 1966년 한 학자가 이 물건이 쥐덫이 아니라 대패라고 주장하자, 리버풀의 한 미술관 큐레이터가 그림 속 덫을 똑같이 만들어 실제로 갤러리에서 쥐를 잡아 보이며 반박했다지요. 왼쪽 패널의 봉헌자 부부는 반쯤 열린 문 너머로 마리아의 방을 들여다보고 있어요. 마치 자기 집 문을 열고 성모를 직접 뵙는 듯한 모습이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이 수태고지가 어디에서 벌어지는지 둘러보세요. 황금빛 천상이 아니라 탁자와 벤치, 창문이 있는 평범한 거실이라는 점이 이 작품의 핵심이에요. 다음으로 왼쪽 창으로 드는 빛줄기를 따라가 보세요. 그 끝에 십자가를 든 작은 예수가 날아 내려오고, 탁자 위 촛불은 막 꺼져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답니다. 백합과 흰 수건 같은 순결의 상징도 찾아보세요. 오른쪽 요셉의 손에 들린 쥐덫은 꼭 기억해 두시고요. 평범한 목공 도구처럼 보이지만, 악마를 사로잡는 십자가의 비유가 담겨 있으니까요. 마지막으로 반쯤 열린 문 너머로 성모의 방을 엿보는 봉헌자 부부의 시선을 따라가 보세요. 일상 곳곳에 신성을 숨겨 둔 이 그림의 묘미가 그 안에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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