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키소스
Narcissuss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Narcissus is an oil on canvas painting by the Italian Baroque master Caravaggio, painted c. 1597 – c. 1599. It is housed in the Galleria Nazionale d'Arte Antica, in Rome.
웅크린 청년이 물 위로 몸을 기울이고 있어요. 양손을 짚고, 자신의 반영을 들여다보는 그 자세가 아래의 물그림자와 원을 이루어요. 카라바조는 나르키소스를 이렇게 그렸어요. 위아래가 하나의 고리처럼 맞물린 구도로요.
오비디우스가 전하는 이야기에서 나르키소스는 자기 모습에 반해 그 자리를 떠나지 못하다가 결국 스러져요. 스틱스 강을 건너면서도 강물에 비친 자신을 바라봤다고 해요. 카라바조의 그림에서도 그 고독한 몰입이 느껴져요. 인물은 어둠에 둘러싸여 있고, 빛은 오직 청년과 그 반영 위에만 내려앉아요.
르네상스 이론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이렇게 썼어요. '회화의 발명자는 나르키소스다. 수면의 표면을 예술로 껴안는 행위, 그게 바로 그림이다.' 카라바조가 이 신화를 택한 건 그림 그 자체에 대한 질문이기도 했을지 몰라요.
작품은 로베르토 롱기가 1916년에 카라바조 작으로 처음 귀속시켰어요. 지금은 로마 국립고미술관에 소장돼 있어요. 물에 비친 자신에게서 눈을 떼지 못하는 청년을 바라보다 보면, 보는 사람도 어느새 그 고리 속으로 끌려들어 가는 느낌이 들어요.
- 닫힌 원 — 소년과 수면에 비친 그의 모습이 위아래로 둥글게 맞닿아, 화면 전체가 하나의 둥근 고리를 이뤄요. 그 바깥은 온통 어둠뿐이지요.
- 빛나는 무릎 — 칠흑 같은 배경 한가운데, 둥글게 빛나는 무릎이 가장 먼저 시선을 붙들어요. 어둠을 뚫고 떠오른 그 한 점이 화면의 중심이랍니다.
- 물 위의 손 — 두 손을 물가에 짚고 몸을 깊이 숙인 자세예요. 손끝이 수면에 닿을 듯 가까워, 자기 모습에 빨려드는 순간이 그대로 멈춰 있지요.
- 일그러진 반영 — 아래쪽 물에 비친 얼굴은 또렷한 위쪽과 달리 흐릿하게 일그러져요. 그가 사랑하는 것이 실은 붙잡을 수 없는 허상임을 일러 주는 듯하죠.
- 빛나는 소매 — 어둠 속에서도 양단 옷의 부푼 흰 소매가 또렷이 살아나요. 빛을 받은 옷의 결이 어둠을 더욱 깊어 보이게 하지요.
이 소년은 물속에서 무엇을 보고 있다고 느껴지나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접기 ↑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소년
카라바조가 1597년에서 1599년 무렵에 그린 이 그림은, 물에 비친 제 모습과 사랑에 빠진 미소년 나르키소스를 담고 있어요.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따르면, 나르키소스는 자기 자신의 반영과 사랑에 빠진 아름다운 청년이에요. 그 모습에서 끝내 눈을 떼지 못한 채 사랑에 사무쳐 죽고, 죽음의 강 스틱스를 건너면서도 여전히 자신의 반영을 들여다보았다고 하지요. 이 그림이 카라바조의 작품이라는 사실은 1916년 로베르토 롱기가 처음 밝혀냈답니다.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오래도록 문학에서 즐겨 다루어졌어요. 단테가 '천국편'에서, 페트라르카가 '칸초니에레'에서 이 신화를 노래했지요. 이 이야기는 카라바조가 드나들던 수집가들의 모임에서도 잘 알려져 있었어요. 추기경 프란체스코 마리아 델 몬테나 은행가 빈첸초 주스티니아니의 모임이 그러했지요. 카라바조의 벗이었던 시인 잠바티스타 마리노도 나르키소스를 묘사한 글을 남겼답니다.
화가들이 사랑한 신화
나르키소스 이야기는 특히 화가들에게 각별히 매력적인 주제였어요. 르네상스의 이론가 레온 바티스타 알베르티는 흥미로운 말을 남겼지요. '회화의 발명자는 바로 나르키소스였다'고요. 그는 '회화란 결국 물웅덩이의 표면을 예술로 끌어안는 일이 아니고 무엇이겠는가'라고 했답니다. 물에 비친 제 모습을 들여다보는 나르키소스의 행위가, 곧 화가가 세상을 화폭에 옮기는 일과 닮았다고 본 것이지요. 그러니 카라바조에게 이 주제는 회화 그 자체에 대한 은유이기도 했던 셈이에요.
카라바조는 나르키소스를 우아한 양단 더블릿을 입은 시동의 모습으로 그렸어요. 그는 두 손을 물 위에 짚고 몸을 깊이 숙인 채, 일그러진 자신의 반영을 들여다보고 있지요. 그림 전체에는 깊은 우수의 기운이 감돌아요. 나르키소스의 모습은 자신의 반영과 더불어 하나의 원 안에 갇혀 있고, 그 둘레는 온통 어둠으로 둘러싸여 있어요. 그래서 유일한 현실은 오직 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는 고리 안에만 존재하는 것처럼 보인답니다.
빛으로 그린 자기애
이 작품이 그토록 강렬한 까닭은, 카라바조 특유의 빛과 어둠의 대비에 있어요. 칠흑 같은 배경 속에서 소년과 그 반영만이 환하게 떠올라요. 특히 어둠을 뚫고 빛나는 무릎이 화면의 한복판에서 우리의 시선을 단숨에 사로잡지요. 소년과 수면에 비친 그의 모습은 위아래로 둥글게 맞닿아, 마치 화면 전체가 하나의 거울이 된 듯해요. 군더더기 없는 이 간결한 구도가, 자기애라는 신화의 핵심을 더없이 압축적으로 드러낸답니다.
16세기의 문학 비평가 톰마소 스틸리아니는 당대 사람들의 생각을 이렇게 풀이했어요. 나르키소스의 신화는 '자기 자신의 것을 지나치게 사랑하는 이들의 불행한 끝을 분명히 보여 준다'고요. 카라바조는 이 오랜 교훈을, 거창한 설명이나 곁들인 인물 하나 없이 오직 소년과 그의 반영, 그리고 어둠만으로 그려 냈어요. 그 단순함이 도리어 이야기를 더 깊고 강렬하게 만든답니다. 이 작품은 지금 로마의 국립 고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을 위아래로 둘로 나누어 보세요. 위쪽의 소년과 아래쪽의 반영이 둥글게 맞닿아, 그림 전체가 하나의 거울처럼 닫힌 원을 이루고 있답니다. 나르키소스는 이 자기 자신의 고리 안에 갇혀, 바깥세상과 끊어져 있어요. 다음으로 어둠 속에서 빛나는 무릎을 찾아보세요. 칠흑 같은 배경 한가운데에서 환히 떠오른 그 무릎이, 우리의 시선을 가장 먼저 붙든답니다. 소년이 입은 우아한 양단 옷의 결도 살펴보세요. 어둠 속에서도 빛을 받아 또렷이 살아나지요. 마지막으로, 회화의 발명자가 곧 나르키소스였다는 알베르티의 말을 떠올리며 이 그림을 다시 보세요. 물에 비친 모습을 들여다보는 소년의 행위가, 세상을 화폭에 옮기는 화가의 일과 어떻게 겹쳐지는지를 가만히 음미해 볼 수 있답니다.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이어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