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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대 피터르 브뤼헐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Fight Between Carnival and Lent is an oil-on-panel painting executed by the Dutch and Flemish Renaissance painter Pieter Bruegel the Elder in 1559. It is a panorama of contemporary life in the Southern Netherlands. While the painting contains nearly 200 characters, it is unified under the theme of the transition from Shrove Tuesday to Lent, the period forty days before Easter.

도슨트 이야기

1559년, 브뤼헐은 거의 200명의 인물을 한 화면에 담았어요. 새해 전날처럼 떠들썩한 것도 아니고, 엄숙한 종교화도 아니에요. 이 그림은 그 사이 어딘가, 사육제와 사순절이 맞붙는 광장이에요.

화면 왼쪽에는 술집 '블라우 스카위트(파란 배)'가 있어요. 안에서는 술을 마시고, 위층 창문에서는 연인이 만나고, 다른 창에서는 백파이프 연주자가 창밖으로 몸을 내밀어 토하고 있지요. 술통 위에 올라탄 살찐 사육제는 새끼 돼지와 소시지를 꿴 꼬치를 무기로 들고 있어요. 오른쪽에는 교회가 있어요. 쪽문으로 가난한 신자들이 나오고, 정문으로는 자기 의자를 들고 다니는 부유한 신자들이 나와요. 깡마른 사순절은 딱딱한 의자에 앉아 청어 두 마리를 올린 삽을 무기로 들었어요. 수도사와 수녀가 그녀를 끌고 있지요.

두 적수는 실제로 충돌하지 않아요. 마상 시합처럼 스쳐 지나갈 뿐이에요. 화면 어디에도 승자는 없어요. 화가는 어느 편도 옳다고 말하지 않거든요. 둘 다 극단이라는 거예요.

그림 한가운데, 등을 보이며 걸어가는 부부가 있어요. 사육제 옷을 입고 있지만 이미 소란에서 벗어나 오른쪽, 사순절 쪽으로 천천히 걸어가고 있어요. 그들에게는 잔치가 끝난 거예요.

브뤼헐이 그린 것은 17세기 남부 네덜란드의 광장이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어느 시대에도 유효한 질문이에요. 사람은 흥청거림과 절제 사이 어딘가를 살아가고, 어느 쪽도 완전히 옳지 않다는 것을요.

이렇게 보세요
  • 내려다본 광장높은 곳에서 새가 굽어보듯 광장 전체가 펼쳐져, 수많은 작은 사람들이 화면 가득 들어차 있어요. 어디부터 봐야 할지 눈이 즐겁게 헤매지요.
  • 중앙의 결투화면 한복판, 통통한 사내가 맥주통에 올라타 긴 꼬챙이를 겨누고, 맞은편 야윈 인물은 의자에 앉아 주걱을 들고 맞서요. 음식을 무기 삼은 익살스러운 대결이랍니다.
  • 좌우의 두 세계왼쪽엔 사람들이 북적이는 술집이, 오른쪽엔 교회가 자리해 향락과 경건의 두 세계가 한 광장에 마주 서요.
  • 앙상한 나무왼쪽 나무는 잎 하나 없이 헐벗었는데, 오른쪽 교회 곁 나무엔 푸른 기운이 돌아 한 그림에 두 계절이 겹쳐 놓였지요.

이 많은 사람들 가운데 당신의 눈은 어디에 먼저 닿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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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 한복판의 우스꽝스러운 결투

마을 광장 한가운데에서 살이 통통하게 오른 '사육제'와 깡마른 '사순절'이 우스꽝스러운 마상 대결을 벌이고 있어요. 1559년, 대 피터르 브뤼헐이 그린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이에요. 두 적수는 정면으로 들이받는 대신 서로를 스쳐 지나며, 상대를 안장에서 들어 올리려 애쓰지요. 사육제는 푸른 썰매에 얹힌 맥주통에 올라탄 뚱뚱한 푸주한이에요. 머리엔 까마귀 다리가 삐죽 나온 가금 파이를 쓰고, 무기랍시고 새끼돼지 머리와 가금, 소시지를 꿴 꼬챙이를 휘두르지요. 맞은편 사순절은 세 발 의자에 앉은 야윈 여인으로, 빵 굽는 주걱 위에 청어 두 마리를 올려 들고 있어요. 머리엔 당시 교회를 상징하던 벌집을 썼답니다.

흥미롭게도 브뤼헐은 어느 한쪽도 더 옳다고 편들지 않아요. 흥청대는 사육제도, 절제하는 사순절도 인간 경험의 양극단으로 나란히 보여 줄 뿐이지요.

200명이 들어찬 인간 군상

이 그림은 높은 곳에서 내려다본 듯한 '세계 풍경' 양식을 따라요. 지평선이 화면 높이 걸려 있어, 우리는 새의 눈으로 광장 전체를 굽어보게 되지요. 화면은 크고 인물은 작아, 무려 200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빼곡히 들어찬답니다. 광장은 왼쪽의 술집과 오른쪽의 교회, 두 건물 사이에 무대처럼 펼쳐져요. 왼쪽은 사육제, 오른쪽은 사순절의 세계인데, 그 경계가 또렷하지만은 않아서 양쪽 무리가 군데군데 서로의 영역을 침범하지요. 왼쪽의 헐벗은 겨울나무와 오른쪽 교회 마당의 움트는 봄나무가, 한 그림 안에 두 계절을 슬며시 겹쳐 놓는답니다.

이 작품은 같은 해에 그려진 「네덜란드 속담」, 이듬해의 「아이들의 놀이」와 한 묶음을 이뤄요. 셋 모두 민속 풍습을 낱낱이 모아 놓은 일종의 목록이지요. 바로 이 그림들이 브뤼헐을 소묘가에서, 우리가 아는 거대한 패널화의 화가로 옮겨 놓은 전환점이랍니다.

술집과 교회, 두 세계

왼쪽 술집은 간판에 따르면 '파란 거룻배'라 불려요. 사순절 축제 때 즐겨 읊던 중세 네덜란드 시에서 따온 이름으로, 시민 세계가 거꾸로 뒤집힌다는 뜻을 담았지요. 술집 안팎에서는 진탕 술판이 벌어지고, 위층 창에서는 두 연인이 마주하며, 다른 창에선 백파이프 연주자가 몸을 내밀어 토하고 있어요. 그 앞에서는 배우들이 「더러운 신부」라는 연극을 펼쳐요. 술에 취해 혼인을 약속한 농부가 정신을 차린 뒤 신부의 얼굴을 보고 마는 이야기지요.

오른쪽 교회 안에는 베일을 씌운 조각상이 보여요. 수난주일부터 부활절까지 미술품을 가리던 가톨릭의 관습이지요. 밖에서는 가난한 신자들이 제 의자를 들고 나오는데, 부유한 시민들은 정문으로 나서며 하인에게 접이식 의자를 들리기도 해요. 사순절 설교로 자선의 의무를 일깨워진 부자들이 거지들에게 적선하는 모습도 보이지요. 다만 한 여인은 순례자 표식을 달았으면서 등에 진 바구니엔 원숭이를 담고 있어요. 이는 신앙을 거짓으로 꾸미는 위선을 가리킨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한복판의 마상 결투부터 찾아보세요. 맥주통에 올라탄 뚱뚱한 사육제와 의자에 앉은 야윈 사순절이, 음식을 무기 삼아 벌이는 익살스러운 싸움을 음미하는 거예요. 다음으로 왼쪽 술집과 오른쪽 교회로 시선을 갈라 보세요. 향락과 경건, 겨울과 봄이 한 광장 안에 어떻게 마주 서는지 보입니다. 광장 중앙의 공동 우물 곁, 맑은 물을 길은 여인과 신선한 채소 바구니도 눈여겨보세요. 우물 왼편의 돼지와 대비되며 정결함을 일러 준답니다. 끝으로 우물 왼쪽, 등을 보인 채 빛이 든 길을 걷는 한 쌍을 따라가 보세요. 사육제를 즐기다 이제 무리에게서 등을 돌려, 회개와 절제의 시간으로 걸어가는 사람들이지요. 이 작품은 빈 미술사 박물관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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