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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바오로의 회심

Conversion on the Way to Damascus

카라바조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Conversion on the Way to Damascus is a work by Caravaggio, painted in 1601 for the Cerasi Chapel of the church of Santa Maria del Popolo, in Rome. Across the chapel is a second Caravaggio depicting the Crucifixion of Saint Peter. On the altar between the two is the Assumption of the Virgin Mary by Annibale Carracci.

도슨트 이야기

화면의 절반 이상을 거대한 말이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아래, 땅에 누운 한 남자가 눈을 감고 두 팔을 하늘로 뻗어 올려요. 그가 사울입니다.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 하늘의 빛에 사로잡혀 말에서 떨어진, 훗날 바오로 사도가 될 사람이에요.

카라바조는 이 장면을 전통적인 방식과 전혀 다르게 그렸습니다. 당시 관례대로라면 하늘의 예수님, 놀라 흩어지는 군인들, 앞발을 치켜든 말이 화면을 가득 채워야 했어요. 그런데 카라바조는 천사도, 예수님의 형상도, 군중도 없애 버렸습니다. 그 자리에 나이 든 마부 한 명과 고요히 서 있는 말만 남겼죠. 마부는 말발굽이 사울을 밟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짐승을 달래고 있어요.

강렬한 빛이 어디선가 쏟아지는데, 그 출처는 불분명합니다. 세 인물은 짙은 어둠에 잠겨 있고, 오른쪽 구석의 희미한 빛살만이 신의 현현을 암시해요. 신앙의 각성 같은 거대한 사건이, 이 그림 안에서는 가장 내밀하고 조용한 방식으로 일어나고 있는 겁니다.

이 작품은 1601년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 체라시 경당을 위해 그려졌습니다. 첫 번째 버전은 의뢰인의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당했고, 지금 우리가 보는 것은 두 번째 버전이에요. 초기 비평가들은 성인보다 말이 더 크게 그려진 것을 거칠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이 그림이 종교 회화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작품 중 하나로 꼽혀요.

이렇게 보세요
  • 거대한 말화면의 절반 넘게 거대한 말 한 마리가 차지해요. 주인공인 성인보다 짐승이 더 크게 그려진 이 파격이, 당대 사람들을 당혹케 한 도발이지요.
  • 빛을 끌어안는 자세땅에 쓰러진 사울이 두 팔을 활짝 벌리고 눈을 감았어요. 보이지 않는 빛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그 자세가 회심의 황홀경을 그대로 전하지요.
  • 무심한 마부말 곁의 늙은 마부는 고삐를 쥔 채 아래만 살필 뿐, 기적을 전혀 알아채지 못해요. 그 무심함이 사울의 환영을 더없이 내밀하게 만들지요.
  • 조심스러운 말발굽말이 들어 올린 앞발 하나가 쓰러진 사울의 몸 바로 위에 멈춰 있어요. 곧 밟을 듯 위태로운 그 순간이 긴장을 팽팽히 당기지요.
  • 어둠 속의 빛세 인물 모두 짙은 어둠에 잠겨 있고, 위에서 비스듬히 떨어지는 빛만이 살갗과 말의 옆구리를 비춰요. 그리스도의 모습 없이 오직 빛으로만 신의 부르심을 그렸답니다.

그리스도가 보이지 않는 이 그림에서, 당신은 어디에서 신의 임재를 느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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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거장이 마주 선 예배당

이 그림은 1601년, 카라바조가 로마 산타 마리아 델 포폴로 성당의 체라시 예배당을 위해 그렸어요. 흥미롭게도 이 작은 예배당에는 거장들의 작품이 한자리에 모여 있답니다. 맞은편 벽에는 카라바조가 그린 또 다른 그림 「성 베드로의 십자가형」이 걸려 있고, 두 그림 사이 제단에는 안니발레 카라치의 「성모 승천」이 자리하지요. 당대 가장 잘나가던 두 화가가 같은 공간에서 솜씨를 겨룬 셈이에요. 흔히 둘 사이의 경쟁이 회자되지만, 실제로 심각한 다툼이 있었다는 증거는 없답니다.

주문은 1600년 9월, 교황 클레멘스 8세의 재무관이던 티베리오 체라시 몬시뇰이 맡겼어요. 계약서에는 '저명한 화가 미켈란젤로 메리시 다 카라바조'가 성 바울의 회심과 성 베드로의 순교를 그린다고 적혀 있었지요. 사실 첫 판본은 주문자의 마음에 들지 않아 거절당했고, 카라바조는 지금 우리가 보는 그림을 다시 그렸답니다. 더 밝고 매너리즘풍이던 첫 판본은 다른 수집가의 손에 넘어갔지요.

빛만으로 그린 신의 부르심

그림이 담은 것은 그리스도교를 박해하던 사울이 다마스쿠스로 가던 길에서 회심하는 순간이에요. 하늘에서 갑작스러운 빛이 쏟아지자 그는 땅에 쓰러져 '사울아, 사울아, 어찌하여 나를 핍박하느냐'는 음성을 듣지요. 흥미롭게도 성경에는 말이 등장하지 않지만, 카라바조는 사울을 말에서 굴러떨어뜨렸어요. 그는 두 팔을 활짝 벌린 채 눈을 감고 누워, 마치 환영을 끌어안듯 그 빛을 온몸으로 받아들인답니다.

가장 놀라운 선택은 화면의 구성이에요. 정작 그림의 한가운데를 차지하는 건 거대한 말 한 마리이고, 쓰러진 사울은 그보다 훨씬 작지요. 말을 끄는 늙은 마부는 신의 임재를 알아채지 못한 듯 무심해 보여요. 그리스도의 모습은 어디에도 없고, 오른쪽의 희미한 빛줄기만이 그 부르심을 암시할 뿐이랍니다. 신의 개입을 오직 빛으로만 표현한 이 대담함이, 전통적인 회심 도상과 완전히 결별한 카라바조의 혁신이었어요.

어둠에서 솟아나는 드라마

카라바조의 트레이드마크는 테네브리즘, 곧 짙은 어둠 속에서 형상이 강렬한 빛을 받아 솟아나게 하는 기법이에요. 이 그림에서도 세 인물은 거의 뚫고 들 수 없는 어둠에 잠겨 있고, 특히 말의 배 아래로 깊은 그늘이 드리워지지요. 그 강한 명암 대비가 영적 드라마를 한껏 끌어올린답니다. 풍경은 완전히 사라지고, 오직 세 인물에게만 시선이 집중되도록 한 거예요.

이 파격은 오랫동안 혹독한 비판을 받았어요. 1672년 벨로리는 이 그림이 '아무런 행동도 없다'며 깎아내렸고, 19세기 들어 카라바조의 명성은 바닥까지 떨어져 일부 여행 안내서는 아예 이 그림을 언급조차 하지 않았답니다. 부르크하르트는 '말이 화면을 거의 다 채운다'고 불평했고, 베런슨은 이 그림을 '거룩하다기보다 익살극 같다'고 했지요. 하지만 20세기 중반, 평가는 다시 뒤집혔어요. 롱기는 이 그림을 두고 '종교화 역사상 가장 혁명적인 작품'이라 일컬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의 절반을 차지한 거대한 말부터 보세요. 주인공인 성인보다 짐승이 더 크게 그려진 이 파격이야말로, 당대 사람들을 당혹케 한 카라바조의 도발이랍니다. 다음으로 땅에 누운 사울의 자세를 눈여겨보세요. 두 팔을 벌리고 눈을 감은 그 모습은, 보이지 않는 빛을 온몸으로 끌어안는 황홀경 그 자체예요. 말을 끄는 늙은 마부의 무심한 표정도 찾아보세요. 그가 신의 임재를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는 점이, 이 기적을 더욱 내밀하게 만든답니다. 마지막으로 세 인물을 감싼 깊은 어둠과 오른쪽의 희미한 빛줄기를 견주어 보세요. 그리스도의 모습 없이 오직 빛만으로 신의 부르심을 그려 낸 그 대담함에, 이 그림이 왜 혁명적이라 불리는지가 담겨 있어요.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The Calling of Saint Matthew
성 마태오를 부르심
카라바조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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