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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로 피신 중의 휴식

Rest on the Flight into Egypt

카라바조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Rest on the Flight into Egypt is a painting by the Italian Baroque master Michelangelo Merisi da Caravaggio, in the Doria Pamphilj Gallery, Rome. The Rest on the Flight into Egypt, like the Flight into Egypt, was a popular subject in art, but Caravaggio's composition, with an angel playing the viol to the Holy Family, is unusual.

도슨트 이야기

카라바조 하면 흔히 칼날처럼 날카로운 명암과 폭력적인 긴장감을 떠올리지요. 하지만 이 그림은 그와 다르게, 한낮의 나른한 휴식 속에 머물러 있어요. 이집트로 피신하는 길에 잠시 쉬어 가는 성가족 —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안은 채 잠들어 있고, 요셉은 악보를 들어 한 천사를 위해 바이올을 켤 수 있게 도와주고 있어요.

천사는 그림의 중심에 서서 조용히 현을 켭니다. 청소년처럼 생긴 이 빛나는 인물은 차분하면서도 관능적인 분위기를 풍겨요. 요셉이 들고 있는 악보는 플랑드르 작곡가 노엘 보드뱅의 모테트로, '성경' 아가서의 구절 '그대는 얼마나 아름다운가(Quam pulchra es)'를 텍스트로 삼고 있어요. 마돈나에게 바치는 찬송입니다.

이 그림은 카라바조가 처음으로 그린 대형 작품이에요. 소재는 성경 본문이 아니라 중세 이후 전해 내려온 전설에 기초하는데, 성가족이 쉬어 가는 동안 나무들이 몸을 굽혀 과일을 내주고 샘이 솟아났다는 이야기예요. 배경에는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 전통이 느껴지는 밝은 풍경이 펼쳐지는데, 비평가들은 이것이 '정원 같은 풍경'이라고 표현해요.

폭풍 같은 생을 살았던 카라바조가 이토록 서정적인 그림을 남겼다는 사실이 놀랍습니다. 빛 속에서 쉬는 성가족과 연주하는 천사 — 이 고요한 장면이야말로 그의 작품 세계에서 진귀한 숨 고르기입니다.

이렇게 보세요
  • 한가운데 천사등을 보인 천사가 화면 정중앙에 서서 비올을 켜요. 하얀 천만 허리에 두른 그 몸이 어두운 무리 한복판에서 환하게 떠올라 좌우를 가르지요.
  • 악보 든 요셉왼쪽의 늙은 요셉이 두 손으로 악보를 펼쳐 들어 줘요. 거기 적힌 음표는 실제로 연주되는 성모 찬가라, 화면에서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하답니다.
  • 잠든 모자오른쪽엔 붉은 치마의 마리아가 아기를 품에 안은 채 고개를 기울여 곤히 잠들었어요. 천사의 음악이 지친 피난길을 달래는 듯하지요.
  • 오른쪽 풍경천사 등 뒤로 나무와 강, 옅은 하늘이 부드럽게 펼쳐져요. 어둠을 즐겨 그린 카라바조가 모처럼 빛과 자연에 마음을 연 드문 순간이랍니다.
  • 왼쪽 어둠요셉 뒤로 당나귀의 머리와 짐 보따리가 어둠 속에 묻혀 있어요. 길 위에 잠시 멈춰 선 피난의 고단함이 거기 배어 있지요.

이 그림에서 정말 소리가 들린다면, 어떤 선율일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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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이 흐르는 피난길

헤롯 왕이 아기 예수를 죽이려 한다는 경고를 받고, 성가족은 한밤중에 이집트로 길을 떠났어요. 이 그림은 그 고단한 피난길에서 잠시 숨을 돌리는 한순간을 담고 있지요. 그런데 이 장면은 성경 본문에 직접 나오는 이야기가 아니에요. 중세 초기부터 사람들 사이에 자라난 여러 전설에서 비롯된 것이랍니다. 전설에 따르면, 요셉과 마리아가 나무 숲에서 걸음을 멈추자 아기 예수가 나무에게 명해 가지를 숙이게 하여 요셉이 열매를 따게 했고, 뿌리에서 샘물이 솟아나 부모의 갈증을 풀어 주었다고 해요.

카라바조가 1597년 무렵 그린 이 작품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화면 한가운데 선 날개 달린 천사예요. 천사는 비올을 켜며 마리아에게 바치는 찬가를 연주하고, 늙은 요셉은 그 악보를 두 손으로 들어 주고 있지요. 마리아는 아기 예수를 품에 안은 채 곤히 잠들어 있어요. 성가족이 이렇게 음악으로 위로받는 구성은 미술사에서 무척 드문 것이랍니다.

천사가 든 진짜 악보

흥미롭게도 요셉이 펼쳐 든 악보는 화가가 아무렇게나 그려 넣은 것이 아니에요. 플랑드르 작곡가 노엘 볼드웨인의 모테트로, 성모께 바쳐진 「아가」의 한 구절 '그대는 얼마나 아름다운지요'를 노래한 곡이지요. 이런 정교하고 지적인 장치는, 이 그림이 음악과 학문을 사랑한 델 몬테 추기경 같은 후원자를 위해 그려졌을 가능성을 일러 줘요. 카라바조는 1595년 무렵부터 이 추기경의 사실상 전속 화가로 지내고 있었거든요.

천사의 자세에도 사연이 있어요. 당대에 널리 사랑받은 안니발레 카라치의 「헤라클레스의 선택」에서 '악덕'을 나타낸 인물의 포즈를 카라바조가 거의 그대로 가져왔답니다. 그 작품이 1596년 초에 완성되었으니, 이 그림의 제작 시기를 둘러싼 논쟁의 중요한 실마리가 되기도 하지요.

감옥을 나선 화가의 풍경

이 작품은 카라바조가 처음으로 시도한 대형 회화예요. 그리고 무척 귀한 풍경화이기도 하지요. 카라바조는 늘 감옥 같은 방이나 선술집 한구석, 혹은 한밤의 어둠 속에서 그림을 그린 화가였거든요. 한 평론가는 카라바조의 80여 점에 달하는 작품 속 하늘을 전부 합쳐도 손바닥만 한 넓이밖에 안 될 거라고 농담했을 정도예요. 그런 그가 이 그림에서는 롬바르디아와 베네치아에서 익힌 솜씨로, 빛이 스민 부드러운 풍경을 펼쳐 보였답니다. 풍경이라기보다 차라리 정원에 가까운, 더없이 평화로운 한때예요.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한가운데 선 천사로 시선을 모아 보세요. 사춘기 소년 같은 이 천사는 고요하면서도 관능적인 분위기로 무리의 중심을 잡고 있어요. 그다음 요셉이 든 악보를 들여다보세요. 거기 적힌 음표가 실제로 연주할 수 있는 곡이라는 사실을 떠올리면, 화면에서 정말 선율이 흘러나오는 듯한 기분이 든답니다. 왼쪽의 잠든 마리아와 아기 예수도 놓치지 마세요. 카라바조가 그린 수많은 성모자 가운데서도 손에 꼽히게 섬세하고 사실적인 모습이지요. 마지막으로 천사의 등 뒤로 펼쳐진 나무와 하늘을 천천히 둘러보세요. 어둠을 즐겨 그린 이 화가가 모처럼 빛과 자연에 마음을 연, 보기 드문 순간이 거기 담겨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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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라바조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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