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 소장품으로

호메로스의 흉상을 응시하는 아리스토텔레스

Aristotle with a Bust of Homer

렘브란트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Aristotle with a Bust of Homer, also known as Aristotle Contemplating a Bust of Homer, is an oil-on-canvas painting by Rembrandt that depicts Aristotle wearing a gold chain and contemplating a sculpted bust of Homer. It was created as a commission for Don Antonio Ruffo's collection. It was bought and sold by several collectors until it was eventually purchased by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The mysterious tone in the painting has led several scholars to different interpretations of Rembrandt's theme.

도슨트 이야기

1653년 렘브란트는 시칠리아의 귀족 안토니오 루포로부터 그림 주문을 받았어요. 루포는 무엇을 그려 달라는 지시를 따로 하지 않았어요. 렘브란트가 무엇을 만들어 낼지 몰라도 이미 자신의 '명예의 전당'에 걸 마음을 굳혔거든요. 그 자유로운 위임이 낳은 그림이 바로 이 작품이에요.

어두운 배경 앞에 선 남자는 금빛 체인을 목에 걸고 있어요.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내린 것으로 해석되는 이 체인은 그의 왼손에 감겨 있어요. 그런데 오른손은 그 반대편, 호메로스의 흉상 위에 얹혀 있어요. 손이 닿은 부분은 따뜻한 색으로 빛나요. 학자들은 이 두 손의 위치에서 렘브란트의 의도를 읽어요. 왕의 하사품이 상징하는 세속의 명예와, 눈 먼 시인의 조각상이 상징하는 학문과 예술에 대한 경외가 한 인물의 몸 안에서 조용히 긴장하고 있다고요.

눈을 반쯤 가린 그림자 때문에 철학자의 내면은 쉽게 드러나지 않아요. 그가 무엇을 생각하는지, 그림을 보는 이도 함께 가늠하게 돼요. 배경의 두꺼운 책들은 위대한 시인이 남긴 흔적처럼 조용히 서 있어요.

이 그림은 1961년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이 230만 달러에 구입했는데, 당시까지 공개 경매와 개인 거래를 통틀어 가장 높은 가격이었어요. 렘브란트가 아무 제약 없이 그린 한 장면이 삼백 년 뒤 그런 기록을 세울 줄, 루포도 몰랐겠죠.

이렇게 보세요
  • 두 손의 무게흉상에 얹은 오른손은 높고 환하게 빛을 받고, 황금 사슬에 닿은 왼손은 한결 어둡게 가라앉아요. 같은 사람의 두 손인데 빛이 이토록 다르게 머무르죠.
  • 금빛 사슬가슴을 가로질러 늘어진 황금 사슬이 화면에서 가장 밝게 번쩍여, 액자 밖으로 흘러내릴 듯한 묵직한 광택을 뽐내요. 부와 명예의 무게가 거기 매달려 있죠.
  • 그늘에 잠긴 눈챙 넓은 모자 아래 철학자의 두 눈은 반쯤 그늘에 가려져 있어요. 흉상을 보는지, 그 너머 어떤 생각을 향하는지 끝내 알 수 없는 깊이가 어려 있죠.
  • 눈먼 시인왼편 받침 위 창백한 흉상을 보세요. 눈동자 없이 텅 빈 두 눈의 호메로스가, 손길을 받으며 가만히 정면을 향해요. 살아 있는 철학자와 돌이 된 시인이 마주하죠.
  • 황금빛 어둠배경은 거의 칠흑이지만 완전한 검정은 아니에요. 왼쪽 위에 어렴풋이 쌓인 책 더미만이 어둠 속에서 떠올라, 위대한 시인이 남긴 흔적처럼 머물죠.

부와 명예를 두른 이 철학자는, 가난했던 눈먼 시인에게서 무엇을 떠올리고 있을까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

주제를 정해 주지 않은 주문

1653년, 시칠리아의 귀족 돈 안토니오 루포가 렘브란트에게 그림 한 점을 주문했어요. 그런데 그는 무엇을 그려 달라는 말을 일절 하지 않았답니다. 무엇이 올지도 모르면서, 그는 벌써 그 그림을 자신의 '명예의 전당'에 걸 생각에 들떠 있었지요. 멀리 네덜란드에서 활동하던 렘브란트의 이름값이, 주제마저 화가의 손에 통째로 맡길 만큼 컸던 거예요.

루포는 이 그림에 짝을 맞출 작품을 이탈리아 화가 구에르치노에게 부탁하려 했어요. 구에르치노는 렘브란트가 '인간에 대한 탐구'를 그렸으니, 자신은 '천체에 대한 탐구'인 우주학자를 그리면 짝이 맞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런데 그 그림은 어찌 된 영문인지 사라져 버렸답니다. 렘브란트는 그 뒤로 십 년이 지나서야 루포를 위해 《시를 읊는 호메로스》와, 지금은 사라진 알렉산드로스 대왕 그림을 더 그려 주었어요.

빛과 어둠이 빚어낸 사색

이 그림의 분위기는 한없이 신비로워요. 황금 사슬을 두른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눈먼 시인 호메로스의 흉상에 한 손을 가만히 얹은 채 깊은 생각에 잠겨 있지요. 미술사가 시어도어 루소는 렘브란트가 아리스토텔레스의 눈을 그린 방식에 주목했어요. 그늘에 반쯤 가려진 두 눈은 그가 상념 속에 빠져 있음을 보여 주지만, 동시에 그 속내가 무엇인지 끝내 알 수 없게 만드는 신비를 머금고 있답니다.

렘브란트는 빛을 다루는 데 누구보다 능한 화가였어요. 흉상에 닿은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른손은 따뜻한 빛을 받아, 그가 호메로스에게 느끼는 각별한 유대를 드러내지요. 학자 니콜라 주토어에 따르면, 흉상은 사슬보다 더 또렷이 보이지만 렘브란트는 사슬이 액자 밖으로 튀어나올 듯 그려, 그 황금 사슬에도 못지않은 존재감을 부여했어요. 배경에 사실적으로 쌓인 책들은, 위대한 시인이 남긴 흔적처럼 그 자리에 머물러 있답니다.

부와 명예, 그리고 가난한 시인

이 그림에는 깊은 사색의 주제가 담겨 있어요. 세상에 지친 듯한 아리스토텔레스가, 눈멀고 가난했던 시인 호메로스를 내려다보지요. 학자 율리우스 헬트는 그가 두른 황금 사슬이 알렉산드로스 대왕에게 받은 것이라고 보았어요. 그러니 이 장면은 여러 갈래로 읽힌답니다. 한편으로는 빈틈없는 과학의 인간이 예술 앞에 고개 숙이는 모습으로, 다른 한편으로는 부유하고 이름난 철학자가 가난한 눈먼 음유시인의 삶을 도리어 부러워하는 모습으로 말이지요.

흥미롭게도 그림 속 인물이 정말 아리스토텔레스인지를 두고도 오랜 논쟁이 있었어요. 주문 때 주제를 정해 주지 않은 탓에, 알베르투스 마그누스나 베르길리우스, 심지어 고대의 화가 아펠레스라는 주장까지 나왔답니다. 1969년 헬트는 긴 머리와 수염, 화려한 장신구와 옷차림, 그리고 호메로스와 알렉산드로스라는 두 연결 고리를 근거로, 이 인물이 아리스토텔레스임을 설득력 있게 밝혀냈어요. 1961년 이 그림이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팔릴 때는 230만 달러로, 당시 그림 한 점에 매겨진 사상 최고가였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아리스토텔레스의 두 손을 견주어 보세요. 호메로스의 흉상에 얹힌 오른손은 더 높고 밝게 칠해져 있고, 황금 사슬에 닿은 왼손은 한결 어둡게 가라앉아 있어요. 렘브란트가 두 손에 서로 다른 가치를 담아 두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답니다. 다음으로 그늘에 잠긴 철학자의 눈을 들여다보세요. 그 시선이 흉상을 향하는지, 아니면 흉상 너머 어떤 생각을 향하는지 가늠해 보는 거예요. 액자 밖으로 흘러내릴 듯한 황금 사슬의 묵직한 광택도 짚어 보세요. 배경에 어렴풋이 쌓인 책들과, 화면 전체를 감싼 황금빛 어둠도 천천히 음미해 보시길 바라요. 그 따뜻한 빛 속에서, 우리도 어느새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사색에 잠기게 된답니다.

이 작품이 속한 기획전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The Night Watch
야경
렘브란트

낮 풍경인데 '야경'이라 불리고, 벽에 안 맞는다고 잘려 나간 그림의 수난사.

이어 보기 →
이 작가의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