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심판
The Last Judg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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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후의 심판은 플랑드르 화가 한스 멤링의 작품으로 알려진 삼면화로, 1467년에서 1471년 사이에 그려졌으며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때의 최후의 심판을 묘사한다. 중앙 패널 위쪽에는 세상을 심판하는 예수가 앉아 있고, 아래쪽에선 대천사 미카엘이 영혼의 무게를 잰다. 미카엘은 저주받은 자들을 오른쪽 패널의 지옥으로 보낸다. 왼쪽 패널에는 성 베드로와 천사들의 인도로 구원받은 자들이 천국으로 향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다.
1467년, 피렌체 메디치 가문의 브뤼헤 대리인 안젤로 타니는 고향 피에솔레의 산 미켈레 바디아 성당을 위해 제단화를 주문했어요. 플랑드르 화가 한스 멤링이 그 붓을 잡았고, 1471년 완성된 세 폭짜리 그림은 이탈리아로 향하는 배에 실렸죠.
그런데 바다 위에서 운명이 바뀌었어요. 단치히(그단스크) 출신의 사략선 선장 파울 베네케가 배를 나포하고 제단화를 전리품으로 챙겨 간 거예요. 메디치 가문은 한자 동맹을 상대로 반환을 요구하는 긴 소송을 벌였지만, 그림은 끝내 이탈리아로 돌아가지 못했어요.
그림은 그단스크의 성모 승천 대성당에 안치되었다가, 20세기 들어 폴란드 국립 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겼어요. 중앙 패널에는 예수가 세상을 심판하는 장면이, 왼쪽에는 성 베드로와 천사들이 구원받은 이들을 천국으로 이끄는 모습이 담겨 있어요. 대천사 미카엘의 저울 한쪽에는 주문자 타니와 인연이 깊은 토마소 포르티나리의 초상이 죄인으로 새겨져 있다는 점도 흥미롭죠.
피렌체를 위해 태어났지만 발트해 연안에서 600년을 보낸 이 제단화는, 약탈과 소송과 전쟁을 거쳐 지금도 그단스크에 남아 있어요. 그림 안에서 영혼들이 심판을 기다리듯, 그림 자체도 긴 세월을 기다려 온 셈이에요.
- 닫힌 날개 — 지금 보이는 건 삼면화의 바깥 면, 곧 평소 접어 둔 상태예요. 예배 때 이 두 날개를 활짝 펼치면 안쪽의 장대한 심판 광경이 드러나지요. 그래서 여기 인물들은 색을 죽이고 돌조각처럼 잿빛으로 칠해졌어요.
- 돌이 된 인물 — 위쪽 두 칸을 보세요. 왼쪽은 아기를 안은 성모, 오른쪽은 갑옷 입은 대천사 미카엘이 마치 벽감 속 석상처럼 서 있어요. 안쪽의 색채와 대비되는 차분한 단색이 오히려 조각 같은 입체감을 살리죠.
- 발밑의 작은 악마들 — 미카엘의 발치를 자세히 보면, 짓밟히고 뒤틀린 작은 악마들이 꿈틀거려요. 천사가 든 긴 십자 지팡이가 그 위로 곧게 내리꽂히고 있지요.
- 무릎 꿇은 두 사람 — 아래 칸엔 색이 도는 실제 인물 둘이 마주 보며 무릎 꿇었어요. 왼쪽엔 검은 옷의 남자가, 오른쪽엔 붉은 드레스의 여인이 손 모아 기도하지요. 이 그림을 주문한 후원자 부부예요.
- 문장과 바닥 — 두 사람 곁 벽엔 가문의 방패 문장이 걸렸고, 발밑엔 체크무늬 타일이 깔려 깊이를 만들어요. 거룩한 석상과 살아 있는 후원자가 한 화면에서 만나는 셈이죠.
이 잿빛 바깥 면을 활짝 열면, 안에서 어떤 장면이 펼쳐질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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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도시 사이에서 태어난 삼면화
이 그림에는 그림 자체만큼이나 극적인 모험담이 깃들어 있어요. 플랑드르의 화가 한스 멤링이 1467년에서 1471년 사이에 그린 《최후의 심판》이랍니다. 세 폭으로 펼쳐지는 삼면화(트립티크)로, 예수가 다시 와 세상을 심판하는 종말의 순간을 담았지요. 본래 이 그림은 브뤼헤에 머물던 메디치 가문의 대리인 안젤로 타니가 주문한 것이었어요. 이탈리아 피에솔레의 한 예배당에 걸기 위해서였지요.
그런데 그림을 실은 배가 이탈리아로 향하던 중, 단치히 출신 사략선장 파울 베네케에게 바다에서 나포되고 말았어요. 엉뚱하게 약탈품이 되어 북쪽 도시로 끌려간 것이죠. 이탈리아 측은 한자 동맹을 상대로 긴 소송까지 벌이며 반환을 요구했지만 끝내 되찾지 못했어요. 그림은 한동안 성모 승천 대성당에 걸려 있다가, 20세기에 지금의 자리인 폴란드 그단스크 국립박물관으로 옮겨졌답니다. 남유럽으로 갈 그림이 북유럽에 남게 된, 미술사의 얄궂은 운명이지요.
플랑드르 유화의 정교함
멤링은 얀 반 에이크가 꽃피운 플랑드르 유화 전통을 이어받은 화가예요. 유화 물감을 얇게 여러 겹 쌓아 올리는 이 기법은, 금속의 광택부터 살갗의 결, 투명한 비눗방울 같은 빛까지 놀랍도록 정밀하게 그려 낼 수 있었지요. 삼면화라는 형식도 눈여겨볼 만해요. 평소에는 양옆 날개를 접어 두었다가, 예배 때 활짝 펼쳐 장대한 심판의 광경을 드러내는 구조랍니다.
세 폭은 하나의 거대한 드라마로 이어져요. 가운데 패널 맨 위에는 무지개 위에 앉은 심판자 그리스도가 있고, 그 아래에서 대천사 미카엘이 커다란 저울로 벌거벗은 영혼들의 무게를 달지요. 왼쪽 패널에서는 구원받은 이들이 성 베드로와 천사들의 인도로 천국의 수정 계단을 오르고, 오른쪽 패널에서는 저주받은 이들이 불길 가득한 지옥으로 떨어져요. 구원과 심판, 천국과 지옥이 한 화면 안에서 선명하게 갈리는, 중세 신앙의 세계관이 압축된 그림이랍니다.
그림 속에 숨은 사람들
이런 대형 제단화에는 흔히 주문자나 관련 인물의 얼굴이 슬쩍 그려 넣어지곤 했어요. 이 《최후의 심판》도 예외가 아니에요. 미카엘의 저울 한쪽 접시에 올라 심판받는 죄인의 얼굴이, 사실은 당대 브뤼헤의 메디치 은행 지점장이었던 토마소 포르티나리의 초상이랍니다. 자신을 저울 위 영혼으로 그려 넣게 한, 신앙심 깊으면서도 흥미로운 선택이지요.
포르티나리는 멤링과 같은 시기에 활동한 또 다른 거장 후고 판 데르 후스에게도 유명한 제단화를 주문한, 미술의 든든한 후원자였어요. 이렇게 한 폭의 종교화 안에는 종말의 거대한 신학뿐 아니라, 당대를 살아간 실제 인물과 그들의 신앙, 후원의 흔적까지 함께 새겨져 있답니다. 그림을 둘러싼 약탈과 소송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 작은 초상 하나가 15세기 브뤼헤라는 국제 상업 도시의 숨결을 오늘날까지 전해 주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삼면화 전체를 하나의 흐름으로 읽어 보세요. 시선을 가운데 위 그리스도에서 출발해, 미카엘의 저울을 거쳐 왼쪽 천국과 오른쪽 지옥으로 갈라지게 따라가는 거예요. 그다음엔 가운데 패널의 대천사 미카엘이 든 저울에 주목하세요. 두 접시 위에 올라 무게가 달리는 작은 영혼들이, 구원과 멸망의 갈림길에 선 인간을 상징한답니다. 그중 한 접시의 죄인이 후원자 포르티나리의 초상이라는 사실도 떠올려 보시고요. 왼쪽 패널의 빛나는 천국 계단과 오른쪽 패널의 불길 가득한 지옥을 나란히 비교해 보세요. 멤링이 유화로 빚어낸 빛과 어둠, 환희와 공포의 대비가 한결 또렷이 다가올 거예요. 마지막으로 인물 하나하나의 표정과 살결을 가까이 들여다보세요. 플랑드르 유화 특유의 정밀한 묘사가 작은 얼굴들에까지 깃들어 있답니다.

이름도 나이도 모르는 소녀, 그러나 눈빛 하나가 500년을 가로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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