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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소녀의 초상

Portrait of a Young Girl

페트뤼스 크리스튀스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Portrait of a Young Girl is a small oil-on-oak panel painting by the Early Netherlandish painter Petrus Christus. It was completed towards the end of his life, between 1465 and 1470, and is held in the Gemäldegalerie, Berlin. It marks a major stylistic advance in contemporary portraiture; the girl is set in an airy, three-dimensional, realistic setting, and stares out at the viewer with a complicated expression that is reserved, yet intelligent and alert.

도슨트 이야기

그림 앞에 서면 먼저 눈이 마주쳐요. 소녀는 비스듬히, 그러나 또렷하게 보는 이를 바라보고 있어요. 미술사가 조아나 우즈마스든은 관람자를 직접 마주보는 인물이 당시 이탈리아 초상화에서도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이라고 했어요. 그 눈빛은 차갑지도 따뜻하지도 않아요. 똑똑하고, 경계하며, 약간은 당혹스럽게 만들어요.

페트뤼스 크리스튀스는 이 작은 패널화를 1465년에서 1470년 사이, 생의 말년에 그렸어요. 소녀는 어두운 나무판벽 앞에 서 있어요. 얀 반 에이크가 즐겨 쓰던 화려한 배경 대신 단순한 갈색 벽을 택했고, 왼쪽에서 들어오는 빛이 소녀의 뺨과 머리 윤곽을 따라 굽어지는 그림자를 드리워요. 그 여백이 인물을 공간 속에 실제로 세워두는 효과를 내요.

소녀가 쓴 뾰족한 원뿔형 모자는 당시 부르고뉴 궁정에서 유행하던 엔냉이에요. 턱 아래를 두르는 검은 띠는 당대 다른 초상화에서는 거의 볼 수 없는 스타일이에요. 비싼 옷과 장신구를 갖춘 그녀가 누구인지는 여전히 불분명해요. 19세기 초 구스타프 바겐이 원래 액자의 라틴어 비문에서 '탈보트 가문의 친족'이라는 기록을 발견했지만, 그 액자는 이미 사라지고 없었어요.

미술사가 조엘 업턴은 이 소녀를 '검은 벨벳 위에 놓인 윤기 나는 진주'에 비유했어요. 소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지만, 그 눈빛은 분명 무언가를 묻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마주 오는 눈비스듬히 앉았는데도 두 눈은 또렷이 우리를 향해요. 자세히 보면 좌우 눈높이가 살짝 어긋나, 그 작은 불균형이 묘하게 살아 있는 표정을 만들죠.
  • 뾰족한 모자머리에 쓴 검고 길쭉한 원뿔형 머리쓰개가 시선을 위로 끌어 올려요. 그 뒤 벽에는 둥글고 부드러운 그림자가 번져, 소녀가 진짜 방 안에 앉아 있는 듯하죠.
  • 갈라진 피부얼굴 전체에 잔금처럼 번진 균열이 보이나요. 세월이 물감 위에 그려 넣은 무늬예요.
  • 신분의 단서목을 두른 여러 겹의 검은 구슬 목걸이와, 흰 모피로 댄 V자 깃이 푸른 드레스를 감싸요. 차림새 하나하나가 귀한 신분을 말해 주죠.

이 소녀의 표정, 차분한 걸까요 아니면 무언가 말하려다 멈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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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에이크의 그늘에서 걸어 나온 화가

페트뤼스 크리스튀스라는 이름이 낯설게 느껴지셔도 괜찮아요. 오랫동안 그의 그림들은 위대한 얀 반 에이크의 작품으로 잘못 알려져 있었거든요. 그가 한 사람의 독립된 거장으로 되살아난 것은 19세기에 들어서였어요. 1825년, 훗날 베를린 미술관 관장이 되는 구스타프 바겐이 이 초상의 액자에 적힌 'PETR XPI'라는 글자를 '페트루스 크리스토포리', 곧 크리스튀스의 서명으로 읽어 낸 덕분이지요.

이 작은 떡갈나무 패널은 화가가 세상을 떠나기 직전인 1465년에서 1470년 사이에 완성된, 무르익은 만년의 솜씨예요. 반 에이크와 로히어르 판 데르 베이던이 닦아 놓은 길 위에 서 있으면서도, 크리스튀스는 그 전통을 한 걸음 더 밀고 나갔답니다. 그래서 이 그림은 북유럽 르네상스가 남긴 가장 정교한 초상 가운데 하나로 꼽히지요.

공기가 흐르는 방 안의 소녀

앞선 세대의 초상화들이 인물을 평평한 어두운 배경 앞에 세웠다면, 크리스튀스는 소녀를 실제로 숨 쉴 공간 안에 들여놓았어요. 뒤로는 나무로 마감한 벽이 보이고, 위쪽엔 가로로 댄 징두리 선이 지나가지요. 화면은 이 벽의 수평선과 소녀의 옷깃이 만들어 내는 선들로 차분하게 나뉘고, 드레스의 V자 목선이 그 한가운데로 시선을 모읍니다.

빛은 왼쪽에서 들어와요. 그래서 소녀의 원뿔형 머리쓰개가 뒷벽에 부드럽고 둥근 그림자를 드리우지요. 이 흐릿한 그림자는 소녀의 뺨과 머리선의 윤곽을 은근히 떠받쳐 주는 짝이 되어 줍니다. 바로 이 그림자 하나가 평면 위에 진짜 공간이 있다는 환영을 만들어 내요. 한 미술사가는 이 소녀를 '검은 벨벳 쿠션 위에 놓인, 거의 오팔처럼 빛나는 잘 닦인 진주'에 빗대기도 했답니다.

우리를 마주 보는 시선

이 초상에서 가장 잊히지 않는 것은 역시 소녀의 눈빛이에요. 창백한 피부, 아몬드처럼 길고 살짝 치켜 올라간 눈, 조금 새침한 입매. 두 눈은 미세하게 어긋나 있고 눈썹도 살짝 비뚤어져 있는데, 바로 그 작은 불균형이 묘한 긴장과 생기를 만들어 내지요. 소녀는 비스듬한 각도에서, 그러나 자신이 보이고 있음을 또렷이 의식한 채 우리를 꿰뚫어 봅니다.

이렇게 인물이 관람자의 존재를 정면으로 받아들이는 표현은 당시 이탈리아 초상화에서조차 거의 전례가 없던 일이었어요. 게다가 화면이 인물을 바짝 잘라 담아서, 우리는 거의 그녀의 사적인 거리 안으로 끌려 들어가게 되지요. 화가와 모델, 주문자와 관람자 사이의 관계를 새삼 되묻게 만드는, 도발적이면서도 우아한 장치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소녀의 두 눈을 가만히 들여다보세요. 살짝 어긋난 눈동자와 비뚤어진 눈썹이 만들어 내는 그 미묘한 표정이, 이 작은 그림을 잊을 수 없게 만드는 비밀이에요. 다음으로 머리쓰개에서 뒷벽으로 번지는 둥근 그림자를 따라가 보세요. 빛이 어디서 들어오는지, 소녀가 어떤 방 안에 앉아 있는지 느껴질 거예요. 부르고뉴 궁정에서 유행하던 원뿔형 머리쓰개와 턱 아래로 두른 검은 띠, 그리고 흰담비 모피로 장식한 V자 목선도 놓치지 마세요. 짧은 시간에 손질된 옷차림 하나하나가 이 소녀가 귀족 신분이었음을 말해 주거든요. 마지막으로 한 걸음 물러서서, 좁은 화면 안에 갇힌 듯한 인물이 오히려 우리에게 얼마나 가깝게 다가오는지 느껴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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