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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뉘넌의 목사관 정원

The Parsonage Garden at Nuenen

빈센트 반 고흐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뉘넌의 목사관 정원》(네덜란드어: De pastorie in Nuenen, 영어: The Parsonage Garden at Nuenen), 또는 봄 뉘넌의 목사관 정원(네덜란드어: De pastorie in Nuenen in het voorjaar) 또는 봄 정원(네덜란드어: Lentetuin)은 19세기 네덜란드의 후기인상주의 화가 빈센트 반 고흐가 그린 초기 유화 작품이다. 전작도록의 번호는 F185/JH484이다. 1884년 5월 그가 뉘넌에 있는 부모님 집에서 머물 때 제작되었다. 반 고흐는 주변 정원과 목사관의 정원 정면을 주제로 여러 소묘와 유화를 그렸다.

도슨트 이야기

1883년 12월, 고흐는 아버지가 목사로 있던 뉘넌의 목사관으로 들어갔어요. 가족은 세탁실을 작업실로 내주었고, 고흐는 그곳에서 약 2년 동안 200점에 가까운 드로잉과 회화를 만들었어요. 첫 번째 대표작인 '감자 먹는 사람들'도 이 시기의 것이에요.

1884년 5월, 그는 목사관 정원을 화면에 담았어요. 높은 돌담으로 둘러싸이고 오리 연못과 과수원이 있는 이 정원에, 어두운 옷차림의 여인이 서 있어요. 멀리는 1885년에 허물어진 낡은 교회 폐허가 보이고, 초록과 갈색 위로 작은 붉은 점들이 찍혀 겨울이 지나갔음을 알려요. 그는 친구 반 라파르트에게 쓴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어요. '겨울 정원의 색을 찾고 있었는데, 이미 봄 정원이 돼버렸어. 완전히 다른 것이 됐어.'

이 그림은 1962년부터 흐로닝어 미술관의 소장품이었어요. 그러다 2020년 3월 30일, 코로나 봉쇄로 닫혀 있던 싱어 라런 미술관에서 도둑들이 새벽에 유리문을 부수고 훔쳐갔어요. 공교롭게도 그날은 고흐의 생일이었어요. 수사 끝에 2021년 한 남성이 체포되어 8년 형을 선고받았고, 2023년 9월 아트 탐정 아서 브란트가 오랜 협상 끝에 그림을 되찾았어요.

뉘넌의 봄 정원은 이제 두 번의 도난과 회수를 거친 그림이 됐어요. 하지만 화면 속 봄은 여전히, 고흐가 찾아낸 그 붉은 점들과 함께 조용히 깨어나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가로로 긴 화면화면이 옆으로 길쭉하게 펼쳐져요. 키 큰 나무들과 돌담에 둘러싸인 정원이 파노라마처럼 안쪽으로 깊이 물러나죠.
  • 가라앉은 색훗날의 타오르는 노랑과 달리, 온통 초록과 갈색의 묵직한 흙빛이에요. 차분히 가라앉은 색조가 이른 봄 정원의 서늘함을 전해요.
  • 검은 옷의 여인화면 가운데, 어두운 옷을 입은 여인이 정원 길 위에 작게 서 있어요. 이 한 사람이 텅 빈 정원에 온기와 깊이를 동시에 불어넣죠.
  • 멀리 솟은 탑나무들 사이 저 안쪽으로 뾰족한 옛 교회 탑이 흐릿하게 솟아 있어요. 회색 하늘을 배경으로, 정원 너머 또 다른 거리감을 만들죠.
  • 돋아나는 색점칙칙한 바탕을 가만히 더듬어 보세요. 왼쪽 덤불에 톡톡 박힌 붉은빛이, 겨울 끝자락에 막 돋기 시작한 봄의 기척을 일러 줘요.

이 어두운 정원 어디에서, 당신은 봄이 오는 기척을 가장 먼저 느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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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가 되기로 마음먹던 시절

빈센트 반 고흐 하면 노랗게 타오르는 해바라기나 소용돌이치는 별빛 하늘을 먼저 떠올리시죠? 그런데 이 그림 앞에 서면 조금 낯선 기분이 드실 거예요. 색은 차분히 가라앉아 있고, 화면 전체가 초록과 갈색의 묵직한 흙빛으로 덮여 있거든요. 1884년 5월, 그가 부모님과 함께 지내던 네덜란드 작은 마을 뉘넌의 목사관 정원을 그린 초기작이랍니다.

이 무렵 반 고흐는 헤이그와 드렌터를 거쳐 목사인 아버지가 계신 뉘넌으로 돌아와 있었어요. 가족은 집 뒤편 세탁실을 화실로 꾸며 주었고, 그는 그곳에서 거의 두 해를 머물며 200점에 가까운 그림과 소묘를 쏟아 냈지요. 그 시기의 결실이 바로 《감자 먹는 사람들》 같은 초기 대표작이에요. 화가로 살겠다고 본격적으로 결심하던 출발점에서, 그는 가장 가까운 풍경인 집 앞 정원부터 붓으로 더듬어 나갔던 거예요.

겨울에서 봄으로

반 고흐는 화가 친구 안톤 판 라파르트에게 보낸 편지에 이렇게 적었어요. '겨울 정원의 색을 찾고 있었는데, 어느새 봄 정원이 되어 버렸다'고요. 실제로 이 그림은 그가 한겨울 정원을 여러 점 소묘로 남긴 뒤에 그린 것이라, 계절이 바뀌는 길목의 기운이 담겨 있어요. 어두운 바탕 사이사이로 톡톡 찍힌 초록과 붉은 점들이, 겨울이 물러가고 봄이 막 돋아나기 시작했음을 가만히 일러 주지요.

흥미로운 건 화면의 비율이에요. 액자를 빼면 가로 57센티미터에 세로는 25센티미터밖에 되지 않아, 정사각형 두 개를 옆으로 이은 것보다도 길쭉하답니다. 이렇게 옆으로 넓은 화면은 풍경을 파노라마처럼 펼치기에 좋았어요. 반 고흐는 철사를 가로세로로 친 나무틀, 이른바 '원근법 창'을 들여다보며 거리감을 잡았을 것으로 짐작돼요. 훗날의 자유분방한 붓질과는 사뭇 다른, 차근차근 화면을 세워 가던 성실한 손길이 느껴지지요.

도둑맞았다 돌아온 그림

이 정원 그림에는 한 편의 첩보극 같은 사연도 얽혀 있어요. 1962년부터 흐로닝언 미술관에 있던 이 작품은, 공교롭게도 2020년 3월 30일, 바로 반 고흐의 생일에 라런의 싱어 라런 미술관에서 감쪽같이 사라졌어요. 코로나 대유행으로 미술관이 문을 닫은 새벽, 누군가 큰 망치로 유리문을 부수고 들이닥쳤던 거예요.

다행히 이야기는 비극으로 끝나지 않았어요. 미술 탐정 아르튀르 브란트에게 그림이 살아 있음을 알리는 사진이 전해졌고, 끈질긴 추적과 협상 끝에 2023년 9월, 작품은 무사히 세상으로 돌아왔답니다. 1988년 이래 네덜란드에서 도난당한 반 고흐 그림이 스물여덟 점에 이르렀지만, 놀랍게도 모두 되찾았다고 하니, 그만큼 사람들이 이 화가를 아끼는 마음이 깊다는 뜻이겠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전체를 멀찍이서 옆으로 길게 바라보며, 키 큰 돌담에 둘러싸인 정원의 깊이를 가늠해 보세요. 그다음 화면 앞쪽, 어두운 옷을 입고 서 있는 여인을 찾아보세요. 이 작은 인물이 그림에 사람의 온기와 거리감을 동시에 불어넣는답니다. 시선을 천천히 안쪽으로 옮기면, 저 멀리 흐릿하게 솟은 옛 교회 탑의 폐허가 보일 거예요. 1885년에 헐려 지금은 사라진 그 탑을, 반 고흐는 여기 영원히 남겨 두었지요. 마지막으로 칙칙한 갈색 바탕 사이를 눈으로 더듬으며, 톡톡 박힌 초록과 붉은 색점을 하나하나 짚어 보세요. 그 작은 불씨들이 곧 폭발하듯 타오를 훗날의 색채를 미리 품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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