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마태오의 순교
The Martyrdom of Saint Matthew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성 마태오의 순교》 는 이탈리아의 거장 카라바조의 그림이다. 로마의 프랑스 교단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의 콘타렐리 예배당에 위치하며, 《성 마태오를 부르심》 맞은편에, 제단화인 《성 마태오의 영감》 옆에 걸려 있으며, 모두 카라바조의 작품이다. 1600년 7월, 이 세 작품 중 예배당에 설치된 첫 번째 작품이었다.
1600년 7월, 로마의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 콘타렐리 예배당에 이 그림이 걸렸어요. 제단화와 맞은편 그림까지, 카라바조가 그 좁고 어두운 공간을 통째로 채운 연작이었죠. 그 가운데 '성 마태오의 순교'는 가장 먼저 완성된 작품이에요.
그림 속 장면은 격렬해요. 칼을 든 자객이 쓰러진 성인 위에 서 있고, 주변 인물들은 공포로 뒤엉켜 있어요. 그런데 성 마태오는 두려움에 몸을 움츠린 게 아니에요. 그는 위에서 손을 뻗어 내려오는 천사를 향해 손을 내밀고 있어요. 순교의 고통이 아니라, 신의 손길과 맞잡는 순간을 포착한 거예요.
카라바조는 이 그림을 완성하기까지 세 번 구성을 뜯어고쳤어요. 처음엔 당대 유행하던 매너리즘 방식으로 인물을 가득 채우고 웅장한 건축물을 배경으로 깔았지만, 결국 전부 걷어냈어요. 남긴 건 극적인 빛과 어둠, 그리고 가장 결정적인 순간뿐이었죠.
그림 왼쪽 배경, 군중 속에 슬그머니 뒤돌아보는 얼굴이 하나 있어요. 카라바조 자신이에요. 살인 현장에서 도망치면서도 뒤를 돌아보는 인물로 자기 얼굴을 그려 넣은 거예요. 목격자이자 도망자로, 화면 밖 관객과 안쪽 사건 사이 어딘가에 자신을 배치한 거죠.
이 그림이 공개됐을 때, 젊은 화가들은 완전히 사로잡혔어요. 당대 가장 권위 있는 화가 페데리코 주카리는 '별것 아니다'라며 코웃음쳤지만, 카라바조는 그날 이후 로마에서 가장 유명한 화가가 됐어요.
- 어둠이 무대다 — 배경은 거의 칠흑인데, 빛이 닿은 살갗만 어둠 밖으로 솟아올라요. 카라바조가 어둠을 칠해 인물을 도려낸 듯하죠.
- 중심의 자객 — 화면 한복판, 거의 벌거벗은 사내가 가장 환하게 빛나며 칼을 쥔 채 버티고 서요. 가장 밝은 그가 곧 폭력의 핵이에요.
- 쓰러진 성인의 손 — 바닥에 쓰러진 흰옷의 성인이 한 손을 위로 뻗어요. 그 손끝이 위에서 내려오는 손과 만나려는 찰나죠.
- 구름을 헤친 천사 — 오른쪽 위 구름에서 천사가 몸을 던지듯 내려와 가지 하나를 건네요. 자객의 칼과 천사의 가지가 같은 인물을 향하는 게 보여요.
- 사방으로 흩어지는 사람들 — 둘레의 인물들은 비명을 지르거나 뒷걸음치거나 바닥에 엎드려요. 한 찰나에 폭발한 공포가 화면 가장자리로 번져 나가죠.
이 빛은 어디서 들어와, 누구의 얼굴을 골라 비추고 있는 걸까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접기 ↑
바로크를 연 충격적인 한 점
어두운 예배당 안으로 들어서면, 칠흑 같은 배경에서 창백한 몸뚱이들이 불쑥 솟아오르는 듯한 이 그림과 마주하게 돼요. 이탈리아 거장 카라바조가 1599년부터 1600년 사이에 그린 《성 마태오의 순교》예요. 로마 산 루이지 데이 프란체시 성당의 콘타렐리 예배당에, 《성 마태오를 부르심》과 마주 보고 걸려 있지요. 세 점 가운데 가장 먼저, 1600년 7월에 설치된 작품이랍니다.
그림은 복음서를 쓴 성 마태오가 제단 앞에서 미사를 올리다 살해당하는 순간을 담았어요. 전해 오는 이야기로는, 에티오피아 왕이 수녀가 된 조카를 탐하자 마태오가 이를 꾸짖었고, 분노한 왕이 보낸 자객의 칼에 쓰러졌다고 해요. 카라바조는 콘타렐리 추기경이 미리 정해 둔 주문, 곧 살해당하는 성인과 공포에 질린 군중을 화면에 펼쳐야 했지요.
세 번 고쳐 그린 화면
X선 촬영은 이 그림이 단번에 완성되지 않았음을 알려 줘요. 카라바조는 무려 세 번이나 구도를 고쳐 그렸거든요. 처음엔 당대 로마에서 가장 추앙받던 주세페 체사리풍으로, 거대한 건축물 사이에 자잘한 인물들을 빼곡히 넣었어요. 정적이고 멀게만 느껴지는 화면이었지요. 두 번째는 라파엘로를 본받아 공포와 연민에 찬 구경꾼들을 더했지만, 여전히 그의 것이 아니었어요.
이쯤에서 그는 이 그림을 잠시 밀어 두고 짝이 되는 《부르심》으로 눈을 돌렸어요. 그러다 자신감을 되찾은 듯 다시 돌아와, 마침내 자기만의 어법으로 화면을 다시 세웠지요. 건축물을 걷어 내고 인물을 줄이고, 사건을 관람객 코앞으로 바짝 끌어당겼어요. 그리고 무대 조명처럼 가장 중요한 부분만 도려내듯 비추는 극적인 명암법, 키아로스쿠로를 끌어들였답니다. 마치 번개가 친 한순간을 포착한 듯한 이 그림이, 바로 지금 우리가 보는 화면이에요.
순교, 공포가 아닌 환희
언뜻 이 그림은 칼에 찔려 쓰러진 성인과 비명을 지르며 흩어지는 군중의 혼돈처럼만 보여요.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아수라장이 사실은 성스러움의 승리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마태오는 자객이 무서워 움츠러든 게 아니에요. 화면 위에서 천사가 순교의 상징인 종려나무 가지를 내밀고 있는데, 쓰러진 성인은 바로 그 천사의 손을 향해 팔을 뻗고 있거든요.
자객의 손과 천사의 손, 두 갈래의 손길이 나란히 마태오에게 닿아요. 그리고 그 천사의 방문을 알아채는 사람은 오직 마태오뿐이지요. 그렇게 보면 이 그림은 공포의 순간이 아니라, 죽음을 통해 신과 악수하는 한 성인의 환희를 그린 거예요. 화면 뒤쪽, 자객 너머로 어두운 얼굴 하나가 슬쩍 보이는데, 바로 카라바조 자신의 자화상이랍니다. 이 그림은 발표되자마자 로마를 발칵 뒤집어, 그를 하루아침에 가장 유명한 화가로 만들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한가운데, 환한 빛 속에 거의 벌거벗은 채 칼을 거두는 자객의 몸에 시선을 두세요. 그 강렬한 빛이 어디서 와서 어디를 비추는지 따라가 보면, 카라바조가 어둠을 어떻게 조각칼처럼 썼는지 느껴질 거예요. 다음으로 쓰러진 마태오의 두 손을 보세요. 한 손은 자객을 막는 듯하지만, 다른 손은 위쪽 천사의 종려나무 가지를 향해 뻗어 있답니다. 화면 위에서 구름을 헤치고 내려오는 천사의 손길과 그 손이 만나는 지점을 꼭 확인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자객 뒤편 어둠 속, 수염 난 채 안타깝게 뒤돌아보는 한 사내의 얼굴을 찾아보세요. 자신이 그린 처참한 광경을 차마 외면하지 못하는, 화가 카라바조 본인의 얼굴이에요.

어둠을 가른 빛 한 줄기와 뻗은 손 — 미켈란젤로의 창조가 울려 퍼졌어요.
이어 보기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