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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처 입은 천사

The Wounded Angel

Hugo Simberg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Wounded Angel is a painting by Finnish symbolist painter Hugo Simberg. It is one of the most recognizable of Simberg's works, and was voted Finland's "national painting" in a vote held by the Ateneum art museum in 2006. In a similar 2013 vote held by Nordic Moneta, it was voted second most important.

도슨트 이야기

1903년 가을, 헬싱키의 아테네움 미술관 가을 전시회에 한 그림이 걸렸어요. 날개에 붕대를 감고 이마를 다친 채 들것에 실린 천사, 그리고 그 들것을 조용히 운반하는 두 소년. 행렬이 지나는 길 뒤로는 헬싱키 톨뢰ö라흐티 만이 펼쳐집니다. 핀란드 화가 후고 심베리의 '상처 입은 천사'였어요.

전시가 열리자마자 동료 화가들의 반응은 뜨거웠어요. 악셀리 갈렌칼렐라는 심베리에게 편지를 보내 '전시에서 평화와 조화를 가장 잘 발산하는 작품'이라고 치켜세웠고, 심베리는 누이에게 보낸 편지에서 '올해는 거절당하지 않았다, 동료들 사이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 같다'고 기뻐했지요.

그림이 전하는 분위기는 그러나 가볍지 않습니다. 천사가 꼭 쥔 흰 설강화꽃은 치유와 재생의 상징이고, 행렬이 향하는 곳은 에텔라인타르하 공원 안의 시각 장애 소녀 학교와 장애인 수용 시설이었어요. 이 배경을 알고 보면 그림 속 침묵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심베리 자신은 당시 뇌막염으로 투병 중이었고, 이 그림은 그의 회복 과정에서 힘이 되어 준 작품이었다고 해요.

하지만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심베리는 끝내 말하지 않았어요. '보는 사람이 각자 결론을 내리면 된다'는 말만 남겼을 뿐입니다. 2006년, 아테네움이 핀란드 국민을 대상으로 '가장 중요한 그림'을 투표로 뽑았을 때, 이 그림이 1위에 올랐어요. 상처 입은 천사는 지금도 그 긴 침묵 속에, 각자의 해석을 기다리며 서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가려진 눈흰 천을 둘러 눈을 가린 어린 천사가 들것에 앉아 고개를 숙이고 있어요. 무엇을 보는지, 어떤 표정인지 알 수 없는 그 막막함이 그림 전체에 슬픔을 가라앉혀요.
  • 두 소년들것을 든 두 소년 중 앞선 이는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데, 뒤따르는 소년은 화면 밖 우리 쪽을 비스듬히 돌아봐요. 마치 무언가 묻는 듯한 그 시선이 마음에 걸리지요.
  • 손에 쥔 꽃천사의 손에 작은 흰 꽃 한 송이가 들려 있어요. 고개 숙인 자세 속에서도 놓지 않은 그 꽃이, 치유와 봄을 슬며시 떠올리게 해요.
  • 다친 날개늘어뜨린 흰 날개 끝, 깃털 사이로 옅은 핏자국이 비쳐요. 뒤로는 잿빛 바다와 메마른 들판이 차분하게 펼쳐지지요.

이 행렬은 어디로 가는 길일까요 — 떠나는 걸까요, 돌아오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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핀란드가 사랑한 국민 그림

핀란드 상징주의 화가 후고 심베리가 1903년에 그린 《상처 입은 천사》는, 그의 작품 가운데 가장 널리 알려진 그림이에요. 2006년 아테네움 미술관이 진행한 투표에서 핀란드인들은 이 그림을 당당히 '국민 그림(national painting)'으로 꼽았고, 2013년 또 다른 투표에서도 두 번째로 중요한 작품으로 선정되었답니다. 한 나라가 자신을 대표하는 그림으로 이토록 조용하고 쓸쓸한 작품을 선택했다는 사실이 무척 인상적이지요. 화면 속에서는 이마에 붕대를 감고 날개에 핏자국이 밴 어린 천사가 들것에 실려 가고, 검은 옷을 입은 두 소년이 그 들것을 말없이 나르고 있어요. 거창한 신화도 영웅도 없이, 다친 존재를 묵묵히 옮기는 이 행렬이 보는 이의 마음을 가만히 붙듭니다.

헬싱키의 어느 길 위에서

이 행렬이 지나는 풍경은 상상 속 어딘가가 아니라 실재하는 장소예요. 헬싱키의 엘레인타르하 공원, 그 뒤로 퇼뢴라흐티 만이 펼쳐진 길이죠. 심베리가 살던 시절 이 공원은 노동 계층이 즐겨 찾던 휴식처였고, 주변에는 여러 자선 기관이 자리하고 있었어요. 그림 속 두 건강한 소년이 다친 소녀를 데려가는 방향에는 시각장애인 소녀들을 위한 학교와 장애인의 집이 있었다고 해요. 천사의 손에 쥐여진 작은 꽃다발은 스노드롭, 곧 설강화인데 치유와 재생을 상징하는 꽃이지요. 죽음과 고통을 정면으로 그리면서도, 화가는 그 한가운데에 회복의 희망을 슬며시 심어 둔 거예요.

말없이 남긴 그림, 그 뒤의 사연

흥미롭게도 심베리는 이 그림이 무엇을 뜻하는지 끝내 설명하지 않았어요. 보는 사람이 저마다 자기 나름의 결론을 내리도록 남겨 둔 것이지요. 다만 한 가지 단서는 있어요. 화가는 이 무렵 뇌수막염을 앓고 있었고, 이 그림은 그가 병에서 회복해 가는 동안 큰 힘이 되어 준 작품이었다고 합니다. 1903년 아테네움 가을 전시에 처음 걸렸을 때, 까다롭기로 소문난 심사위원들과 동료 화가들이 한목소리로 찬사를 보냈어요. 심베리가 누이 블렌다에게 보낸 편지를 보면, 거장 갈렌이 이 그림에서 '고요와 조화'가 그 어떤 작품보다 강하게 뿜어져 나온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고 적혀 있지요. 화가 자신도 이 그림을 가장 아꼈기에, 1905~06년 탐페레 대성당 벽화를 의뢰받았을 때 더 큰 판본으로 다시 그려 넣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천사의 눈을 가린 흰 붕대에 주목해 보세요. 우리는 천사가 무엇을 보는지, 어떤 표정인지 알 수 없어요. 그 막막함이 그림 전체에 가라앉은 슬픔의 근원이지요. 다음으로 들것을 든 두 소년을 비교해 보세요. 앞선 소년은 묵묵히 앞만 보고 걷는데, 뒤따르는 소년은 화면 바깥, 우리 쪽을 비스듬히 응시해요. 마치 '당신은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말을 거는 듯한 이 시선이 그림을 한층 깊게 만듭니다. 마지막으로 천사의 손에 들린 작은 스노드롭 꽃과 핏자국이 밴 날개를 함께 보세요. 상처와 치유, 상실과 재생이 한 화면 안에 나란히 놓여 있음을 발견하게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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