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와 나르키소스
Echo and Narcissu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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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ho and Narcissus is a 1903 oil painting by John William Waterhouse. It illustrates the myth of Echo and Narcissus from Ovid's Metamorphoses.
수면 위로 몸을 구부린 청년이 있어요. 그는 물속의 얼굴에서 눈을 떼지 못합니다. 나르키소스는 붉은 로브를 걸치고 물가에 엎드려, 스스로를 향한 불꽃 같은 욕망에 완전히 사로잡혀 있어요. 붉은 색은 그의 타오르는 자기애를 상징하죠.
그 맞은편, 개울 건너편에 에코가 앉아 있어요. 나무줄기를 오른손으로 꼭 붙들고, 절망 가득한 눈으로 나르키소스를 바라봅니다. 그녀의 분홍빛 로브는 어깨에서 흘러내려 한쪽 가슴을 드러내고 있어요. 분홍이라는 색조는 붉은색보다 온도가 낮아요. 타오르기보다는 그저 오래 속만 태우는 사랑이죠. 에코는 다른 이의 말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님프였기에, 자신의 마음을 먼저 고백하는 것조차 불가능했어요. 거절당한 뒤 스스로를 지워가다 마침내 메아리만 남겨놓고 사라졌습니다.
개울이 두 사람을 가르고 있어요. 워터하우스는 이 물리적 간격을 통해 두 사람 사이의 영원한 거리를 나타냈죠. 나르키소스 발치에는 흰 수선화가 피어났어요. 그가 죽은 자리에서 꽃이 되었다는 신화 속 결말을 화면 한쪽에 이미 심어둔 거예요.
1903년 리버풀 워커 갤러리에 소장된 이 그림은 가로 189cm에 달하는 커다란 화면 안에서, 사랑은 시선이 마주쳐야 비로소 존재한다는 오래된 진실을 조용히 되새기게 합니다.
- 갈라놓는 물 — 화면을 가로지르는 연못이 두 사람을 정확히 나눠요. 왼쪽엔 에코, 오른쪽 바위엔 엎드린 나르키소스가 서로 닿지 못한 채 떨어져 있지요.
- 붉은 천 — 청년의 허리를 감싼 붉은 천만 화면에서 가장 뜨거운 색이에요. 그 강렬한 빛깔이 제 모습에 타오르는 마음을 말없이 일러 주지요.
- 에코의 손 — 에코는 한 손으로 나무를 붙들고 다른 손은 가슴께로 가져간 채, 분홍 옷이 한쪽 어깨에서 흘러내려요. 다가가지 못하고 멈춘 몸이지요.
- 수면의 얼굴 — 연못 아래쪽을 보면 청년의 얼굴이 흐릿하게 비쳐요. 그가 들여다보는 건 사람이 아니라 물에 어린 자기 자신이랍니다.
- 물가의 꽃 — 바위틈과 발치에 노란 붓꽃과 흰 꽃들이 돋아 있어요. 곧 그가 숨을 거둘 자리에 피어날 이야기를 미리 속삭이는 듯하죠.
두 사람 사이를 흐르는 이 좁은 물줄기가, 당신에겐 얼마나 멀어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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닿을 수 없는 두 사람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903년에 그린 이 그림은, 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에 나오는 에코와 나르키소스의 신화를 담고 있어요. 워터하우스는 영국의 화가로, 그 양식과 주제 때문에 흔히 라파엘전파로 분류되는 인물이지요. 그는 200점이 넘는 작품을 남겼는데, 대부분 고전 신화나 역사·문학 속 이야기를 다루었어요. 그가 즐겨 그린 주제 가운데 하나가 남자를 사로잡는 여인, 이른바 '팜 파탈'이었답니다.
신화 속 나르키소스는 강의 신 케피소스와 님프 리리오페 사이에서 태어난 아름다운 청년이에요. 그의 부모는 그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지만 않는다면 오래 살리라는 예언을 들었지요. 그러나 나르키소스는 자신을 사랑한 모든 님프와 여인을 거절했어요. 그중 하나가 님프 에코였답니다. 에코는 남의 말끝만 따라 할 수 있는 가엾은 존재였는데, 그에게 거절당한 슬픔에 차츰 시들어 마침내 속삭임만 남게 되었지요.
물에 비친 자기 자신
에코의 기도를 들은 복수의 여신 네메시스는, 나르키소스가 물에 비친 제 모습과 사랑에 빠지게 만들었어요. 그는 그 반영에서 눈을 떼지 못한 채 들여다보다가 끝내 죽고 말았지요. 그가 숨을 거둔 자리에는 수선화 한 송이가 피어났답니다. 워터하우스는 바로 이 순간을 화폭에 옮겼어요. 그림은 바위가 둘러친 시냇가의 목가적인 숲을 배경으로 펼쳐져 있어요. 젊은 나르키소스는 물 위로 머리를 숙인 채 엎드려, 제 모습에 넋을 잃고 있지요.
그의 몸은 붉은 옷으로 반쯤 가려져 있는데, 이 붉은빛은 그를 태우는 자기애의 불길을 상징해요. 시내 건너편에는 님프 에코가 오른손으로 나무를 붙든 채 앉아, 절망에 잠겨 나르키소스를 바라보고 있어요. 그러나 그는 끝내 그를 돌아보지 않지요. 두 사람은 흐르는 시냇물을 사이에 두고 상징적으로 갈라져 있어요. 잔뜩 움츠린 에코의 자세는 보답받지 못한 사랑을 그대로 드러낸답니다.
빛깔에 담긴 사랑의 온도
워터하우스는 색으로 두 사람의 마음을 이야기해요. 나르키소스를 감싼 붉은 옷이 활활 타오르는 자기애를 뜻한다면, 에코가 걸친 옷의 부드러운 분홍빛은 그보다 덜 격렬한, 은은히 타들어 가는 사랑을 나타내지요. 에코의 분홍 옷은 왼쪽 어깨에서 흘러내려 한쪽 가슴을 드러내고 있고, 적갈색 머리에는 붉은 양귀비 한 송이가 꽂혀 있어요.
그림 곳곳에는 신화를 거드는 꽃들이 피어 있어요. 에코 곁에는 노란 붓꽃이 자라고, 청년의 발치 풀밭에서는 흰 수선화 몇 송이가 돋아나 있지요. 물 위에는 노란 수련이 떠 있고요. 발치에서 막 피어난 흰 수선화는, 곧 다가올 나르키소스의 죽음과 그 자리에 피어날 꽃을 미리 일러 주는 듯해요. 이 작품은 캔버스에 그린 유화로 가로 약 189센티미터, 세로 약 109센티미터의 큰 화면이에요. 1903년 왕립 미술원에 전시되었고, 같은 해 리버풀의 워커 미술관이 사들여 지금도 그곳 빅토리아 시대 컬렉션의 일부로 남아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두 사람 사이를 흐르는 시냇물을 보세요. 이 물줄기가 사랑하는 이와 사랑받지 못하는 이를 갈라놓는 경계랍니다. 나르키소스는 그 물에 비친 제 모습만 들여다볼 뿐, 끝내 에코 쪽으로 고개를 돌리지 않아요. 다음으로 두 사람의 옷 빛깔을 견주어 보세요. 나르키소스의 타오르는 붉은빛과 에코의 은은한 분홍빛이, 두 사랑의 온도 차이를 말없이 일러 준답니다. 잔뜩 움츠린 에코의 자세에서는 닿지 못하는 마음의 안타까움이 배어 나와요. 마지막으로 청년의 발치 풀밭을 살펴보세요. 막 돋아난 흰 수선화들이 보일 거예요. 그가 숨을 거둔 자리에 피어날 그 꽃이, 이야기의 끝을 미리 속삭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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