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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사각형

Black Square (1915)

카지미르 말레비치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검은 사각형》(러시아어: Чёрный квадрат, 영어: The Black Square)는 러시아 제국 키예프 태생의 작가 카지미르 말레비치가 1915년에 그린 유화 작품이다.

도슨트 이야기

1915년 페트로그라드, '마지막 미래주의 전시 0,10'의 전시장 한 귀퉁이에 낯선 그림이 걸렸어요. 정확히 79.5×79.5센티미터의 리넨 캔버스에 검은 사각형 하나. 그게 전부였어요. 말레비치는 이 작품을 '회화의 영점(zero point)'이라고 불렀어요.

그림이 걸린 위치가 의미심장했어요. 러시아 정교 전통에서 이콘은 방 모서리 높은 자리, '아름다운 구석'이라 불리는 곳에 걸려요. 말레비치는 검은 사각형을 바로 그 자리에 배치했어요. 모더니즘과 전통 신앙이 정면으로 충돌하는 순간이었죠. 그는 일찍이 1913년 오페라 무대를 디자인하며 처음 이 모티프를 썼고, '이 정사각형은 회화에서 큰 의미를 가질 것'이라고 편지에 적었어요.

말레비치는 이 돌파구가 너무 흥분되어 '일주일 내내 잠도 밥도 물도 못 했다'고 남겼어요. 그는 슈프레마티즘이라는 운동을 열었는데, 이름 자체가 라틴어 '수프레무스(최고·완성)'에서 왔어요. 그림이 외부 세계를 모방하는 임무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선언이었죠.

2015년 엑스레이 촬영에서 이 검은 층 아래에 두 개의 작품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중에는 '어둠 속 동굴에서 싸우는 검둥이들'이라는 문구도 발견되었는데, 1897년 프랑스 작가 알퐁스 알레가 그린 검은 사각형 그림을 의식한 것일 수 있어요. 표면은 오늘날 균열로 뒤덮여 있고, 미국 비평가 피터 슈얼달은 '지난 88년을 깨진 창문 패치로 보낸 것 같다'고 묘사했어요. 그래도 그 그림은 여전히 20세기 미술에서 가장 많이 알아보는 작품 중 하나로 남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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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의 영점

1915년, 카지미르 말레비치는 흰 캔버스 위에 검은 사각형 하나를 그렸어요. 단순한 행위 같지만, 그는 이것을 "회화의 영점(零點)", 곧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출발점이라 불렀어요. 재현을 향하던 미술의 오랜 전통을 한 번에 지워 버리고, 형태와 색만으로 이루어진 순수한 예술을 선언한 거예요. 그는 선언문에서 이 그림이 "대상 세계라는 짐으로부터 예술을 해방하려는 필사의 몸부림"이라 적었고, 누구나 이해할 수 있으면서도 종교화에 버금가는 감동을 주는 그림을 꿈꿨어요. 말레비치는 이 작품을 자신의 돌파구라 부르며 '절대주의(쉬프레마티즘)'라는 새 운동의 출발점으로 삼았고, 너무 흥분한 나머지 "일주일 동안 잠도 못 자고, 먹지도 마시지도 못했다"고 적기도 했죠.

무대에서 태어난 사각형

사실 이 검은 사각형이 처음 등장한 곳은 캔버스가 아니라 무대였어요. 1913년, 말레비치는 〈태양에 대한 승리〉라는 미래주의 오페라의 무대 디자인을 맡았어요. 이성을 폐기하고 태양을 붙잡아 시간을 파괴하려는 인물들의 이야기였는데, 태양이 죽는 장면에서 검은 사각형이 막과 의상 곳곳에 여덟 번이나 등장했죠. 말레비치는 이 형태의 잠재력을 곧바로 알아챘어요. 그는 이 사각형이 "회화에서 큰 의미를 갖게 될 것"이며 "모든 가능성의 씨앗"이라고 적었어요. 실제로 원작 그림 뒷면에는 '1913'이라는 연도가 적혀 있는데, 바로 이 오페라를 가리키는 거예요. 추상미술이 막 태동하던 시기에, 자신이 그 누구보다 앞서 있었음을 강조하려는 마음도 깃들어 있었던 듯해요.

단순함 속의 긴장

멀리서 보면 그저 흰 바탕 위의 검은 네모지만, 가까이 다가가면 생각보다 복잡한 그림이라는 걸 알 수 있어요. 두툼하게 칠한 검은 물감 표면에는 미세한 균열이 가 있고, 사각형의 가장자리는 자를 댄 듯 반듯하지 않아요. 흥미롭게도 2015년 엑스레이 조사에서, 이 검은 사각형 아래에 화려한 색채의 다른 그림 두 점이 숨어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어요. 그 위에서 희미한 글씨까지 발견됐는데, 19세기 한 프랑스 유머 작가가 먼저 내놓았던 비슷한 '검은 사각형' 농담을 떠올리게 하는 문구였죠. 말레비치의 아방가르드 예술은 훗날 스탈린 치하에서 탄압받아, 이 그림도 오랫동안 창고에 방치됐어요. 그래서 지금 원작은 마치 오래된 창문을 가린 천 조각처럼 갈라지고 빛바랜 상태지만, 여전히 20세기 추상미술의 가장 중요한 출발점으로 꼽혀요.

관람 포인트

먼저 한 걸음 다가가, 검은 면의 표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세요. 균일한 검정이 아니라, 붓질의 결과 세월이 만든 균열이 그물처럼 퍼져 있을 거예요. 그다음 검은 사각형과 흰 바탕이 맞닿는 가장자리를 보세요 — 완벽한 직선이 아니라 손으로 그은 미묘한 떨림이 있어, 차가운 도형에 사람의 손길이 깃들어요. 이 그림이 처음 전시됐을 때, 러시아정교회의 성화(이콘)를 걸던 방의 윗구석 자리에 걸렸다는 사실도 떠올려 보세요. 아무것도 그리지 않음으로써 가장 많은 것을 말하려 한 화가의 도전이, 그 빈 사각형 안에서 느껴질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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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메데오 모딜리아니

1917년 첫 개인전을 첫날 문 닫게 만든 그림이 훗날 최고가 모딜리아니가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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