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추초도
Flowering Plants of Summer and Autumn
- 분류
- Paintings
- 지역
- 동아시아
- 라이선스
-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Flowering Plants of Summer and Autumn (夏秋草図屏風) is a painting on a pair of two-folded byōbu folding screens by Rinpa artist Sakai Hōitsu depicting plants and flowers from the autumn and summer seasons.
두 폭 병풍에 여름과 가을의 풀과 꽃들이 그려져 있어요. 화려한 금빛 대신 차분한 바탕 위에, 바람에 흔들리는 들풀과 꽃이 서정적으로 펼쳐지지요.
린파를 이은 화가 사카이 호이쓰의 작품이에요. 계절이 바뀌는 길목의 쓸쓸하면서도 정갈한 정취를, 섬세한 필치로 담아냈지요.
- 푸른 강물 — 화면 위쪽을 굽이굽이 가로지르는 짙푸른 물줄기가, 은빛 바탕 위에서 가장 강렬한 한 줄기로 흘러요.
- 아래의 풀밭 — 그 아래로는 무성한 풀과 꽃이 화면 밑을 빽빽이 채워, 위는 물·아래는 들풀로 화면이 둘로 나뉘지요.
- 바람의 방향 — 가을 풀들이 한쪽으로 비스듬히 쏠려, 그림 안에 보이지 않는 바람이 지나가는 듯해요.
- 붉은 점 — 푸른 풀숲 사이사이 붉은 잎과 작은 꽃송이가 점점이 박혀, 차분한 화면에 잔잔한 생기를 더한답니다.
- 번진 자국 — 잎과 줄기에 색이 부드럽게 번져 어우러진 자리가 보이지요. 물감이 마르기 전 덧칠하는 다라시코미 기법의 흔적이에요.
화려한 금빛 없이도 이 병풍이 자아내는 정취는, 당신에게 쓸쓸함인가요 맑음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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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과 가을, 두 폭 병풍의 풀과 꽃
사카이 호이쓰의 「하추초도 병풍」은 두 폭짜리 병풍(뵤부) 한 쌍에 여름과 가을의 풀과 꽃을 그린 작품이에요. 호이쓰(1761~1828)는 일본 회화의 한 흐름인 린파를 이은 중요한 화가로, 특히 병풍 그림과, 앞선 린파의 거장 오가타 고린의 양식을 되살린 일로 이름이 높았지요.
그의 가장 빼어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꼽히는 이 병풍은, 은박과 금박을 입힌 종이 위에 먹과 색으로 그려졌어요. 한 폭의 크기가 약 416센티미터에 461센티미터에 이르는, 그야말로 기념비적인 규모이지요. 이 작품은 일본의 중요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답니다.
고린의 뒷면에 새 생명을 불어넣다
이 병풍에는 깊은 사연이 숨어 있어요. 본래 이 그림은 호이쓰 집안이 지니고 있던 고린의 「풍신뇌신도」 병풍 뒷면에 그려졌거든요. 양면으로 된 이 기념비적인 병풍은 린파 전통의 상징이 되었지만, 손상을 막기 위해 훗날 두 면이 따로 떼어졌답니다.
흥미롭게도 호이쓰는 고린이 그린 천둥신, 곧 라이진의 뒷면에 '갑작스러운 소나기에 되살아난 여름 풀과 불어난 강물'을 그렸어요. 그리고 바람신 후진의 뒷면에는 '흔들리는 가을 풀과 거센 바람에 날리는 붉은 담쟁이 잎'을 담았지요. 격렬한 바람과 천둥의 신들 바로 뒤편에, 조용히 그 기운을 받아 안은 풀과 꽃의 세계를 펼쳐 놓은 셈이에요. 앞면의 신들이 일으킨 비바람이, 마치 뒷면의 풀과 꽃을 흔들고 적시는 듯한 절묘한 호응이지요. 작품은 19세기 초, 아마도 1821년 무렵에 그려진 것으로 보여요. 두 폭 모두에 '호이쓰 그림'이라는 서명 도장과, 또 다른 이름인 '분센'을 붉은 글자로 새긴 둥근 도장이 찍혀 있답니다.
시정과 장식이 만나는 자리
호이쓰의 화풍은 '시적인 정서와 장식적인 기법을 자연스럽게 하나로 녹여 내는 것'을 지향했다고 평가받아요. 그 자신 또한 시를 짓던 사람이었기에, 시와 그림에 두루 흐르는 우아하고 세련된 취향이 작품에 깊이 배어 있지요.
특히 그는 '다라시코미'라는 기법을 즐겨 썼어요. 먼저 칠한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그 위에 다시 물감을 얹어, 색이 번지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게 하는 방법이지요. 린파의 시조 격인 소타쓰가 완성하고 이후 린파 화가들이 즐겨 쓴 이 기법을, 호이쓰는 '시적인 감정을 담아 풀과 꽃을 그리는' 데 솜씨 좋게 살려 냈답니다. 그래서 그의 풀과 꽃에는 단순한 묘사를 넘어선 잔잔한 서정이 깃들어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두 폭을 나란히 놓고 여름과 가을, 두 계절의 표정을 견주어 보세요. 한쪽은 소나기에 되살아난 싱그러운 여름 풀, 다른 쪽은 바람에 흔들리는 가을 풀과 붉은 잎이랍니다. 다음으로 이 그림이 본래 고린의 풍신뇌신 병풍 뒷면에 있었다는 사실을 떠올려 보세요. 격렬한 신들의 뒤편에서 조용히 흔들리는 풀과 꽃의 대비가 한층 깊게 다가올 거예요. 물감이 번지며 부드럽게 어우러진 자리, 곧 다라시코미의 흔적도 찾아보세요. 마지막으로 화려한 금빛에만 기대지 않고도 자아낸 차분하고 정갈한 정취를 음미하며, 계절이 바뀌는 길목의 쓸쓸하면서도 맑은 서정을 느껴 보세요.

서양 화법으로 되살린 한 인물, 눈앞에 마주 앉은 듯한 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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