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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서호도

Jinshan Island and West Lake

가노 산라쿠

분류
Paintings
지역
동아시아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Jinshan Island and West Lake (金山西湖図屏風) is a painting on six Byobu folding screens by Japanese artist Kanō Sanraku, the master of the Kano painting school. The artwork was created with ink, paint, gold and paper. It is part of the collection of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New York City. Both are created with gold powder.

도슨트 이야기

여섯 폭 병풍 가득, 중국의 이름난 명승지인 금산사와 서호의 풍경이 펼쳐져요. 먹과 채색에 금가루를 더해, 안개 자욱한 호수와 누각을 꿈결처럼 이상화해 그렸지요.

가노파를 이끈 가노 산라쿠의 작품이에요. 직접 가 본 실경이라기보다, 동경하던 중국 산수의 정취를 빚어낸 그림이지요.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여섯 폭의 여정오른쪽 끝 험준한 산에서 출발해 왼쪽 끝 호수까지, 시선이 옮겨 갈수록 풍경이 이어져요. 한눈에 다 담기지 않는 긴 여행 같아요.
  • 금빛 안개산과 물 사이, 배경의 빈 자리가 은은한 금빛으로 채워졌어요. 그 안개 같은 금이 멀고 가까운 풍경을 부드럽게 이어 줘요.
  • 작은 사람들호수 위 작은 배들과 다리 위, 누각 곁에 점처럼 작은 인물들이 흩어져 있어요. 풍경 속에서 저마다 오가는 삶이 보여요.
  • 누각과 성벽물가를 따라 기와 누각과 성문, 지붕들이 빼곡히 들어서요. 가느다란 먹선으로 또박또박 그린 건물들이 풍경에 이야기를 더해요.

이 풍경 속으로 배를 타고 들어간다면, 어디에 가장 먼저 닿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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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폭에 담은 두 곳의 중국

이 여섯 폭 병풍은 일본 가노파의 거장 가노 산라쿠가 1630년 무렵에 그린 작품이에요. 그런데 그림 속 풍경은 일본이 아니라, 멀리 떨어진 중국 동부의 두 명승지랍니다. 오른쪽에는 양쯔강 가, 장쑤성 전장 부근에 솟은 금산(金山)이 펼쳐지고, 왼쪽에는 항저우 외곽의 그 유명한 서호(西湖)가 자리해요.

오른쪽 금산 쪽에는 수많은 다리와 길, 오솔길이 얽혀 있고, 그 위로 온갖 부류의 사람들이 오가지요. 왼쪽 서호 쪽에는 도시의 성벽과 성문이 화면 앞쪽 모퉁이에 그려져 있어요. 서호 둘레에는 불교 사원과 예배처가 들어서 순례자들이 모여들었고, 시인과 학자, 화가 들도 이곳에 살았답니다. 먹과 채색에 금가루까지 더해, 두 명승지가 한 폭의 꿈처럼 어우러져요.

가 보지 못한 풍경을 그리다

흥미로운 점은, 산라쿠가 이 서호를 직접 가 본 적이 없었으리라는 거예요. 무로마치 시대부터 에도 시대까지 일본 화가들은 대개 선배들의 작품이나 책 속 삽화에 기대어 중국 산수를 그렸어요. 서호는 일찍이 남송 화가들이 즐겨 그린 소재였고, 12~13세기 중국의 시와 그림에서 '서호 십경(十景)'이라는 도상이 정착했지요. 산라쿠는 이 열 가지 경치를 자신의 화면 안에 정성껏 옮겨 담았어요. 일본 화가가 그린 서호 그림 가운데 이 십경을 모두 갖춘 예는 손에 꼽을 만큼 드물답니다.

동경의 대상이었던 중국의 산수를, 직접 본 실경이 아니라 마음속 이상향으로 빚어낸 셈이에요. 그래서 이 병풍의 풍경은 실제 지도보다 더 시적이고 아련하지요.

계절과 황금빛 안개

이 병풍에는 시간의 흐름도 숨어 있어요.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화면을 따라가다 보면, 봄에서 여름, 가을을 지나 겨울로 계절이 옮겨 간답니다. 한 폭 한 폭이 그저 풍경이 아니라, 한 해가 흘러가는 긴 두루마리처럼 이어지는 거예요.

두 화면을 하나로 묶어 주는 것은 바로 금이에요. 산과 물 사이에 자욱이 깔린 안개, 그리고 배경의 빈 공간이 모두 금으로 메워져 있지요. 금은 한 계절에서 다음 계절로 넘어가는 전환을 부드럽게 어루만져, 자칫 딱딱해질 수 있는 구성을 안개처럼 풀어 줘요. 화가의 도장이 이 작품을 1630년 무렵의 것으로 일러 주는데, 마침 산라쿠가 양아들 가노 산세쓰와 함께 교토 묘신지의 벽화를 그리던 시기였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오른쪽 끝에서 왼쪽 끝까지 천천히 시선을 옮겨 보세요. 양쯔강 가의 금산에서 출발해 항저우의 서호로 건너가는 여정이자, 봄에서 겨울로 흐르는 한 해의 여행이기도 하답니다. 다음으로 금빛 안개에 주목해 보세요. 산과 물 사이를 메운 그 황금빛이 어떻게 두 명승지를 하나의 화면으로 이어 주는지 느껴 보는 거예요. 오른쪽 금산의 다리와 길 위를 오가는 사람들도 하나하나 찾아보세요. 저마다 다른 삶을 사는 이들이 길 위에서 스쳐 가지요. 마지막으로, 이 풍경이 화가가 직접 본 곳이 아니라 책과 그림으로만 동경하던 중국이었음을 떠올려 보세요. 그 아련한 그리움이 어떻게 실경보다 더 이상적인 산수를 빚어냈는지 헤아려 본다면, 이 병풍이 한결 깊이 다가올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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