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està
← 소장품으로

가톨릭 신앙의 알레고리

Allegory of the Catholic Faith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Allegory of Faith, also known as Allegory of the Catholic Faith, is a Dutch Golden Age painting by Johannes Vermeer from about 1670–1672. It has been in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in New York since 1931.

도슨트 이야기

여인이 발로 지구본을 밟고 서 있습니다. 오른손은 가슴에 얹고, 눈은 천장에 매달린 유리구를 올려다보고 있어요. 흰색과 파란색 새틴 드레스에 금빛 장식이 달린 이 여인은 실제 인물이 아닙니다. '신앙'의 의인화, 그것도 명백히 가톨릭 신앙의 알레고리예요.

페르메이르는 체사레 리파의 '이코놀로지아'라는 도상 사전을 손에 들고 이 그림을 설계했습니다. 흰 옷은 빛과 순수를, 파란 옷은 하늘을 의미한다고 리파는 적었어요. 가슴에 얹은 손은 신앙이 마음속에 깃든다는 뜻이고, 지구본 위에 올린 발은 '세상을 발 아래 두는' 신앙을 가장 문자적으로 표현한 거예요. 그리고 바닥에는 사과 한 알과, 모퉁잇돌에 깔려 죽은 뱀이 있습니다. 원죄와 악마의 패배를 나타내는 장치들입니다.

그런데 유리구에서 시선이 멈춥니다. 이것은 리파의 책에 없는 요소예요. 페르메이르가 예수회 시인 빌럼 헤시우스의 엠블럼집에서 가져온 것으로, 구의 표면이 세상을 반사하듯 인간의 마음이 신을 품을 수 있다는 상징입니다. 유리구 안에 빛과 십자가가 비친다는 설명도 함께 적혀 있었어요.

많은 미술사가들이 이 그림을 페르메이르의 덜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합니다. 황홀경에 빠진 여인의 자세가 현실적인 네덜란드 실내 공간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거예요. 그러나 이 어색함이야말로 페르메이르가 한 번쯤은 도전해 본, 신앙이라는 보이지 않는 세계를 눈앞의 공간으로 끌어들이려 한 시도였을지도 모릅니다.

이렇게 보세요
  • 올려다보는 눈흰 새틴 드레스에 푸른 옷을 두른 여인이 한 손을 가슴에 얹고 황홀한 듯 위쪽 허공을 올려다봐요.
  • 매달린 유리구천장에서 푸른 리본에 달려 내려온 투명한 유리구가 빛을 받아 둥글게 반짝이며, 여인의 시선을 그리로 끌어요.
  • 발밑의 지구본여인의 한쪽 발이 둥근 지구본을 지그시 밟고 있어, 세상을 딛고 선 자세가 또렷하지요.
  • 바닥의 단서들화면 앞쪽 흑백 격자 바닥엔 짓눌린 뱀과 붉은 핏자국, 그리고 둥근 사과 한 알이 흩어져 있어요.
  • 걷어 올린 휘장왼편엔 인물이 짜인 화려한 태피스트리 휘장이 무겁게 드리워, 무대의 막을 젖히듯 장면을 들여다보게 하네요.

천장에 매달린 저 투명한 유리구는, 무엇을 비추려고 거기 걸려 있을까요?

도슨트 심화더 깊이 보기 ↓

침묵의 화가가 그린 상징의 그림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1670년에서 1672년 무렵에 그린 이 작품은, '신앙의 알레고리' 혹은 '가톨릭 신앙의 알레고리'로 불려요. 1931년부터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자리하고 있지요. 본디 페르메이르는 우유 따르는 하녀나 편지 읽는 여인처럼, 조용한 일상의 한순간을 그리던 화가예요. 그런 그가 이 그림과 '회화의 기술', 단 두 점에서만 추상적 관념을 다루는 역사화에 손을 댔답니다. 그래서 이 작품은 그의 다른 그림들과는 양식도 목적도 사뭇 다르지요.

화면 속에는 흰색과 파란색 새틴 드레스를 입은 한 여인이 앉아 있어요. 한 발은 지구본을 밟고, 한 손은 가슴에 얹은 채, 파란 리본으로 천장에 매단 유리구를 황홀하게 올려다보고 있지요. 곁의 탁자에는 금 성작과 큰 책, 십자가가 놓여 있고, 책 위에는 가시관이 얹혀 있어요. 화면 앞쪽 바닥에는 사과 하나와, 모퉁잇돌에 짓눌린 뱀이 보인답니다.

사물 하나하나에 담긴 뜻

이 그림의 상징은 대부분 체사레 리파의 도상 사전 '이코놀로지아'에서 왔어요. 이 책은 1644년 네덜란드어로 옮겨졌지요. 리파는 '신앙'을 빛과 순결을 뜻하는 흰옷, 하늘을 뜻하는 파란옷을 입은 여인으로 그렸고, 가슴에 얹은 손은 신앙이 마음속에 자리함을 뜻한다고 했어요. 발밑의 지구본은 리파가 말한 '세상을 발아래 둔' 신앙을 그대로 옮긴 것이랍니다.

짓눌린 뱀은 악마를, 그것을 누른 모퉁잇돌은 그리스도를 나타내요. 사과는 이브가 건넨 열매, 곧 인류의 원죄를 뜻하지요. 다만 십자가상과 천장의 유리구는 리파의 책에 없는 것으로, 페르메이르가 스스로 더한 상징이랍니다. 특히 이 유리구가 흥미로운데, 한 예수회 도상집에서 가져온 것으로 보여요. 유리구가 온 세상을 비추어 담아내듯, 사람의 마음 또한 신을 믿어 무한을 품을 수 있다는 뜻이 거기 담겼다고 하지요.

엇갈린 평가 속에서

사실 미술사가들은 이 작품을 페르메이르의 덜 성공한 그림으로 꼽기도 해요. 한 평론가는 이 그림이 '더 딱딱하고, 더 부서지기 쉽고, 덜 설득력 있다'고 했지요. 곱게 차려입은 여인이 너무 세속적이어서 영적 상징으로 보기 어렵다는 거예요. 그토록 사실적이던 페르메이르에게, 짓눌린 뱀이나 황홀경에 빠진 여인의 자세는 어딘가 어색하게 비쳤던 모양이에요.

그럼에도 어떤 학자는, 페르메이르가 지구본과 유리구에 비친 반사만큼은 더없이 사실적으로 그려 냈다고 짚었답니다. 일상의 빛을 그리던 그 정밀한 눈이, 상징으로 가득한 이 그림 속에서도 여전히 살아 있는 셈이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여인의 자세부터 찬찬히 살펴보세요. 가슴에 얹은 손과 위를 향한 눈길은 신앙이 마음에 머물며 하늘을 우러름을 뜻한답니다. 발밑의 지구본은 세상을 딛고 선 신앙의 상징이고요. 화면 앞쪽 바닥으로 시선을 내려, 모퉁잇돌에 짓눌린 뱀과 그 곁의 사과를 찾아보세요. 각각 정복된 악마와 인류의 원죄를 가리킨답니다. 그런 다음 천장에 매달린 유리구를 올려다보세요. 그 작은 구슬에 비친 세상이, 무한을 품는 인간의 마음에 빗대어졌음을 떠올리면 좋아요. 탁자 위 성작과 책, 십자가가 함께 미사를 상징한다는 점도 기억해 두세요. 평범한 네덜란드의 방 안에 이토록 많은 뜻을 숨겨 둔 페르메이르의 또 다른 면모를, 천천히 음미해 보시길 바라요.

관련 용어
다음 이야기
Girl with a Pearl Earring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이름도 신분도 모른 채 360년을 마주 보는 얼굴

이어 보기 →
이 작가의 다른 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