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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편지

The Love Letter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Love Letter is a 17th-century genre painting by Jan Vermeer. The painting shows a servant maid commenting to her mistress on a letter the woman holds. The painting is in the Rijksmuseum Amsterdam.

도슨트 이야기

앞쪽 커튼이 살짝 걷혀 있어요. 우리는 마치 문 뒤에서 훔쳐보는 사람처럼, 누군가의 지극히 사적인 순간 속으로 시선을 들이밉니다. 여인은 손에 편지를 쥐고 멈칫하고, 하녀는 그 표정을 슬쩍 살피고 있어요.

페르메이르는 이 편지가 연애편지임을 화면 곳곳에 새겨 넣었습니다. 여인이 들고 있는 악기는 시테른, 당대에 사랑 — 때로는 육체적 욕망 — 의 상징이었습니다. 바닥의 한 짝 슬리퍼도 마찬가지예요. 뒷벽에 걸린 그림 두 점 중 하나는 폭풍우 치는 바다를 담고 있습니다. 격동하는 사랑의 은유죠. 그 위 풍경화 속 여행자는 어딘가로 떠나 있는 남자일 수도 있어요.

1971년 9월, 이 그림은 브뤼셀의 전시장에서 사라졌습니다. 21세의 청년 마리오 피에르 로이만스가 전시관 문을 닫은 후 캔버스를 액자에서 잘라내어 주머니에 넣고 도망쳤어요. 그의 목적은 돈이 아니었습니다. 그는 방글라데시 난민을 위한 구호 기금을 요구하며 기자를 숲 속으로 불러 그림을 공개했고, 자신이 예술도 인류도 사랑한다고 말했습니다. 결국 체포되어 그림은 돌아왔지만, 복원에는 거의 1년이 걸렸습니다.

지금 암스테르담 국립미술관에 걸린 이 그림엔 그 잘린 흔적이 남아 있습니다. 여인은 여전히 편지를 손에 들고 있고, 하녀는 여전히 그 옆에서 웃고 있어요. 그 두 사람만의 작은 세계는, 그 많은 소란을 다 겪고도 조용히 제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엿보는 구도어두운 앞방의 문틈 너머로 안쪽 환한 방을 들여다보는 듯해요. 양옆 어둠과 걷어 올린 커튼이 액자처럼 시야를 좁혀, 은밀한 장면을 훔쳐보는 기분이 들지요.
  • 마주친 눈빛노란 옷의 여주인이 류트를 안은 채 고개를 들어 하녀를 올려다봐요. 막 편지를 건넨 하녀와 눈이 마주친 그 짧은 순간에, 말 없는 대화가 오가지요.
  • 체크무늬 바닥앞쪽 검고 흰 타일 바닥이 사선으로 뻗어 방 안 깊숙이 시선을 끌고 들어가요. 빛이 닿은 흰 칸들이 어둠 속에서 길을 내주지요.
  • 벽의 바다 그림여인 뒤 벽엔 잔잔한 듯 일렁이는 바다 그림이 걸려 있어요. 흔히 사랑의 항해에 빗대는 이 풍경이, 편지의 사연을 넌지시 일러 주지요.
  • 버려진 빗자루화면 앞 바닥엔 빗자루와 벗어 둔 슬리퍼가 나뒹굴어요. 살림은 잠시 뒷전으로 밀려나고, 온통 편지 한 장에 마음이 쏠려 있지요.

편지를 받아 든 여인의 표정에서, 당신은 어떤 소식이 담겼다고 짐작하게 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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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틈으로 엿본 한순간

페르메이르가 그린 17세기 풍속화 '연애편지'는, 마치 어두운 문틈으로 안쪽 방을 살며시 들여다보는 듯한 구도로 시작해요. 앞쪽에 걷어 올린 커튼이 이 효과를 만들어 내지요. 당시 네덜란드에서는 그림을 보호하려 작은 커튼을 달아 두곤 했는데, 페르메이르는 아예 그 커튼을 그림 속에 그려 넣어 마치 방금 막을 젖히고 은밀한 사적인 장면을 엿보는 듯한 느낌을 주었답니다. 바닥의 체크무늬가 이루는 사선들은 화면에 깊이를 더해 주지요.

방 안에서는 여주인이 막 하녀가 건넨 편지를 받아 들고, 그를 올려다봐요. 두 사람의 눈빛이 무언의 대화를 나누는 듯하지요. 여인은 무릎에 치턴이라는 악기를 안고 있는데, 류트의 한 종류인 이 악기는 당시 사랑, 때로는 관능적인 사랑을 상징했어요. 그래서 우리는 그가 받아 든 편지가 다름 아닌 연애편지임을 짐작하게 된답니다.

사물에 숨겨 둔 이야기

페르메이르는 방 안 곳곳에 작은 단서들을 숨겨 두었어요. 화면 맨 아래에 놓인 슬리퍼, 그리고 벗어 둔 신발 한 짝은 모두 사랑을 넌지시 암시하는 장치예요. 한쪽에 비스듬히 세워 둔 빗자루는 살림을 뜻하는데, 화면 가장자리로 밀려나 있는 것을 보면 집안일 따위는 잠시 잊혔거나 뒷전으로 밀려난 듯하지요.

색채에서는 파랑과 금빛이 중요한 역할을 해요. 여인의 옷과 벽난로 위쪽, 그리고 여러 사물에 칠해진 금빛 장식은 이 집안의 넉넉한 살림을 일러 주지요. 그 금빛은 바닥과 하녀의 옷, 액자 등에 쓰인 파란색과 어우러져 화면에 균형을 만들어 내요. 벽난로의 이오니아식 기둥에서는 고전적인 분위기도 느껴진답니다.

폭풍의 바다, 흔들리는 마음

벽에 걸린 두 점의 그림도 그냥 지나칠 수 없어요. 아래쪽 그림은 거칠게 일렁이는 폭풍의 바다를 담고 있는데, 이는 격정적인 사랑을 빗댄 것으로 읽혀요. 그 위에는 모랫길을 걷는 나그네가 그려진 풍경화가 걸려 있는데, 어쩌면 편지를 보낸, 지금 곁에 없는 남자를 가리키는 것일지도 몰라요. 흥미롭게도 이 바다 그림은 페르메이르의 작품 가운데 유일하게 등장하는 바다 풍경이랍니다.

이 그림에는 극적인 사연도 얽혀 있어요. 1971년, 한 청년이 브뤼셀에 대여 전시 중이던 이 작품을 훔쳤지요. 액자가 창문을 통과하지 못하자 감자칼로 캔버스를 도려내 가져갔다고 해요. 그는 방글라데시 난민을 도울 거액의 기부를 요구했지만 끝내 붙잡혔고, 거칠게 잘려 나간 그림을 되살리는 데 거의 일 년이 걸렸답니다. 지금은 암스테르담 라익스뮤지엄에 무사히 자리하고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앞쪽에 걷어 올린 커튼을 의식해 보세요. 마치 우리가 방금 막을 젖히고 누군가의 은밀한 순간을 엿보는 듯한 느낌이 들 거예요. 다음으로 여주인과 하녀가 주고받는 눈빛을 따라가 보세요. 말은 없지만, 그 짧은 시선 속에 편지를 둘러싼 온갖 사연이 담겨 있답니다. 여인이 안은 류트와 바닥의 슬리퍼도 찾아보세요. 모두 사랑을 넌지시 일러 주는 장치예요. 마지막으로 벽에 걸린 두 점의 그림을 견주어 보세요. 폭풍의 바다는 격정적인 사랑을, 길 떠난 나그네는 곁에 없는 연인을 가리킨답니다. 편지에 어떤 사연이 담겼을지, 그림이 우리에게 슬며시 수수께끼를 건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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