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스니에르에서의 물놀이
Bathers at Asnièr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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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니에르에서의 물놀이》(프랑스어: Une Baignade, Asnières, 영어: Bathers at Asnières)는 프랑스 화가 조르주 쇠라가 1884년에 그린 유화로, 그의 기념비적 규모의 두 걸작 중 첫 번째 작품이다. 캔버스에는 파리 교외의 평온한 강가 풍경이 담겨 있다. 강변에 차곡차곡 옷을 쌓아둔 고립된 인물들과 나무들, 소박한 담장과 건물들, 그리고 센강이 정형화된 구도로 배치되어 있다. 복잡한 붓질 기법과 당시의 색채 이론을 세심하게 적용하여, 작품에 은은한 생동감과 시대를 초월하는 아름다움을 불어넣었다.
1884년, 스물넷의 쇠라는 완성된 대형 캔버스를 살롱 심사위원 앞에 내밀었다가 퇴짜를 맞았어요. 파리 중심에서 불과 6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쿠르브부아 강변, 아직 개발의 먼지가 가시지 않은 교외였는데, 그 풍경 속에 노동자와 소시민들이 한여름 오후를 고요히 즐기고 있었죠.
화면에는 강가에 모인 인물들이 마치 조각처럼 배치되어 있어요. 피부는 매끈한 밀랍 같고, 얼굴은 거의 모두 관람자에게서 등을 돌린 채 먼 곳을 향하고 있죠. 이름도 표정도 없는 이 익명의 인물들은 그러나 수치스럽거나 처량하지 않아요. 쇠라는 노동 계층을 당당하고 차분한 품위 속에 그려 넣었고, 뒤편에서 솔솔 피어오르는 공장 굴뚝 연기도 이 평화로운 오후를 방해하지 못하게 했어요.
쇠라가 이 그림에서 개발한 '발라예(balayé)' 붓질 기법도 눈길을 끌어요. 납작한 붓으로 교차하며 칠해 잔디밭엔 햇빛이 일렁이는 느낌을, 강물엔 거의 수평에 가까운 얇은 획으로 잔잔한 물결을 표현했죠. 지금 잘 알려진 점묘법의 전신이지만, 그림 전체에 균일하게 적용된 게 아니라 장소마다 다르게 조율됐어요.
살롱에 거절당한 쇠라는 뜻이 맞는 화가들과 함께 '앵데팡당 예술가 협회'를 창립해 이 그림을 전시했어요. 전시장에서는 맥줏집 귀퉁이에 걸렸고, 반응도 엇갈렸죠. 하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그림의 무게는 달라졌어요. 오늘날 이 작품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의 자랑으로, 쇠라가 31세로 세상을 떠난 지 한참 뒤에야 진가를 인정받은 첫 번째 걸작으로 자리 잡았답니다.
- 고요한 거리감 — 강변에 흩어진 인물들이 저마다 멀찍이 떨어져 있어요. 누구도 서로 보거나 우리 쪽을 보지 않아, 한여름의 나른한 정적이 화면 가득 고여요.
- 등을 보인 소년 — 화면 한가운데 붉은 모자를 쓴 소년이 우리에게 등을 돌린 채 물을 바라봐요. 그 넓은 등이 장면의 무게중심을 묵직하게 잡아 주지요.
- 벗어 놓은 옷 — 앞쪽 풀밭에 모자와 옷가지, 신발이 조각처럼 쌓여 있어요. 사람보다 더 정성껏 그린 듯한 그 정물이 강변의 한때를 또렷이 일러 줘요.
- 뿌연 지평선 — 멀리 다리와 공장 굴뚝, 돛단배가 옅은 안개에 녹아들어요. 흐릿한 그 배경이 가까운 인물들의 또렷함과 대비되며 더위의 아지랑이를 전하지요.
- 점점이 찍은 풀 — 강가 풀밭에 다가가 보면 작은 색점들이 엇갈려 쌓여 있어요. 물 위는 거의 수평으로 얇게 그어, 풀의 일렁임과 물의 잔잔함이 갈라져요.
이 사람들 사이에 흐르는 침묵은 외로움일까요, 아니면 한낮의 더없는 평온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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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물네 살 청년의 첫 대작
이 그림을 그렸을 때, 조르주 쇠라는 겨우 스물네 살이었어요. 1884년, 그는 파리 도심에서 6킬로미터 남짓 떨어진 센강 가의 한 풍경을 거대한 화폭에 담았답니다. 노동자들이 강가에 옷을 차곡차곡 벗어 놓고, 물에 몸을 담그거나 풀밭에 누워 한여름 오후의 햇볕을 쬐고 있는 평온한 장면이에요. 쇠라는 이 작품을 그해 살롱에 출품했지만, 심사위원들은 가차 없이 거절했지요.
흥미로운 건 쇠라가 이 평범한 도시 외곽의 휴식을 다룬 방식이에요. 당시 파리 인구는 폭발적으로 늘어 산업화의 그늘이 곳곳에 드리워져 있었지요. 다른 화가들은 노동자의 고된 현실을 즐겨 그렸지만, 쇠라는 그 길을 택하지 않았어요. 대신 평범한 노동자와 소시민들을 마치 기념비처럼 묵직하고 위엄 있게, 나른한 여유 속에 그려 냈답니다. 이렇게 큰 화폭에 일상의 한때를 담는 것은 그 시대로서는 보기 드문 일이었어요.
빛과 열기를 그리는 법
쇠라가 가장 공들인 것은 한여름의 뜨거운 공기 그 자체였어요. 멀리 보이는 다리와 공장은 열기에 뿌옇게 흐려지고, 지평선 부근의 하늘빛은 거의 흰빛으로 바래 있지요. 그 아른거리는 표면이 쏟아지는 햇볕의 감각을 조용히 강화한답니다. 인물들의 살갗과 옷은 깨끗하고 매끄럽게 다듬어져, 마치 조각상 같은 고요함을 풍겨요.
쇠라는 이 화폭에서 '발레예'라 이름 붙인 붓질을 개발했어요. 납작한 붓을 엇갈리게 교차시켜 무광의 색을 쌓는 기법인데, 지평선으로 갈수록 붓 자국이 점점 작아진답니다. 발밑 풀밭은 이 교차하는 붓질로 햇빛이 풀잎 위에서 일렁이는 듯 보이고, 물은 거의 수평으로 얇게 그어 그것과 대비를 이루지요. 쇠라는 또 셰브뢸 같은 학자들의 색채 이론에 깊이 빠져 있었어요. 한 색이 곁의 다른 색에 간섭한다는 그 이론을, 그는 인물의 살갗과 물빛이 맞닿는 자리에서 실험했답니다.
거장들의 그림자
쇠라는 에콜 데 보자르의 성실한 학생이었어요. 그곳에서 그는 큰 그림에 앞서 수많은 습작을 그리도록 배웠지요. 실제로 이 작품을 위해 열네 점의 유화 습작과 여러 점의 소묘를 남겼는데, 그는 작은 습작들을 '크로크통'이라 부르며 화실 벽에 걸어 두고 아꼈답니다.
그의 화폭에는 옛 거장들의 그림자가 어른거려요. 스승 샤를 블랑은 콰트로첸토 프레스코의 복제본을 학교 예배당에 걸어 두었는데, 그 장중하고 규칙적으로 배치된 인물들이 이 그림에 메아리치지요. 특히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의 잠든 병사와, 푸생, 그리고 동시대 화가 퓌비 드 샤반의 거대한 벽화가 쇠라에게 자양분이 되었어요. 처음엔 외면당했지만 20세기 들어 이 그림의 진가는 서서히 빛을 발했고, 지금은 런던 내셔널 갤러리가 가장 자랑하는 걸작 가운데 하나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전체에 감도는 뿌연 열기를 느껴 보세요. 멀리 다리와 공장이 아지랑이에 녹아들고 하늘이 희게 바래는 그 효과가, 한여름 오후의 무더위를 고스란히 전한답니다. 다음으로 인물들의 자세를 견주어 보세요. 등을 구부린 모습, 고개의 각도, 시선의 방향이 인물마다 반복되며 묘한 리듬을 이루지요. 누구도 우리 쪽을 정면으로 바라보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보세요. 그 익명성이 이 평온한 장면에 시간을 초월한 듯한 고요를 불어넣는답니다. 마지막으로 붓질에 바짝 다가가 보세요. 풀밭의 교차하는 거친 붓 자국과, 물 위의 얇고 수평적인 붓질, 그리고 매끄러운 살갗이 어떻게 서로 다른지 비교해 보면, 스물네 살 청년이 화폭 위에서 벌인 정교한 실험이 보일 거예요.

2년간 무수한 점을 찍어 눈 안에서 색을 섞은 과학적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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