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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주전자를 들고 있는 젊은 여인

Woman with a Water Jug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Woman with a Water Jug, also known as Young Woman with a Water Pitcher, is a painting finished between 1660–1662 by the Dutch painter Johannes Vermeer in the Baroque style. It is oil on canvas, 45.7cm × 40.6 cm, and is on display at the Metropolitan Museum of Art, New York.

도슨트 이야기

1887년, 미국의 수집가 헨리 거던 마퀀드는 파리의 한 화랑에서 800달러를 내고 그림 한 점을 샀어요. 세로 46센티미터의 작은 캔버스에는 창가에 선 젊은 여인이 물주전자를 들고 서 있었어요. 그가 이 그림을 미국으로 가져오는 순간, 미국 땅을 밟은 최초의 페르메이르 작품이 탄생했어요. 마퀀드는 얼마 뒤 이 그림을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고, 그 이후로 지금까지 메트의 소장품이에요.

그림 안으로 들어가 보면, 여인은 오른손으로 창문을 열고 왼손으로는 금속 물주전자를 들고 있어요. 창문 너머에서 쏟아지는 빛이 흰 머릿수건과 파란 드레스를 감싸고, 금속 주전자 옆면에는 파란 천의 빛이 반사돼 어두운 파란빛으로 맺혀 있어요. 페르메이르는 빛이 색을 만들고, 색이 다시 서로를 물들인다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

여인은 어딘가를 바라보지만 그 시선이 어디로 향하는지는 알 수 없어요. 창문을 열려는 건지, 닫으려는 건지도 분명하지 않아요. 페르메이르의 그림은 언제나 이렇게 설명이 한 발짝 비껴 서 있는 순간을 담아요. 벽에 걸린 지도, 붉은 러그, 창가의 정지된 몸짓 — 모든 것이 고요하고, 그 고요 안에서 빛만이 움직여요.

작은 그림 하나가 대서양을 건너 새 대륙에 페르메이르의 이름을 처음으로 전했어요. 17세기 델프트의 창가 한 장면이 오늘날까지 메트 한쪽에서 같은 빛을 담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양손의 멈춤오른손은 창틀을, 왼손은 놋쇠 주전자를 가만히 짚었어요. 두 손이 좌우로 벌어져,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다 멈춘 듯한 고요가 흘러요.
  • 빛이 든 두건창에서 든 빛이 흰 두건 위로 부드럽게 번져, 윤곽선이 또렷하기보다 빛 속에 녹아드는 느낌이에요.
  • 금속의 반사놋쇠 주전자와 쟁반 표면을 들여다보세요. 푸른 천과 붉은 양탄자 빛이 금속 위로 어른거리며 서로를 비추고 있어요.
  • 색의 대비짙푸른 치마와 식탁의 붉은 양탄자가 화면 아래를 묵직하게 받치고, 그 위로 흰 두건이 환하게 떠올라요.

이 여인은 창을 막 열려는 걸까요, 아니면 닫으려다 잠시 멈춘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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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건너간 첫 번째 페르메이르

이 작은 그림에는 남다른 이력이 하나 있어요. 1887년, 미국의 수집가 헨리 거든 마칸드가 파리의 한 화랑에서 단돈 800달러에 이 그림을 사들였지요. 그가 이 작품을 배에 실어 대서양을 건넜을 때, 그것이 바로 미국 땅을 밟은 첫 번째 페르메이르였답니다. 마칸드는 훗날 이 그림을 다른 소장품들과 함께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기증했고, 덕분에 우리는 지금도 이 고요한 아침을 만날 수 있게 되었어요.

페르메이르는 평생 남긴 작품이 서른여 점에 불과한, 무척이나 과묵한 화가예요. 그래서 그의 그림 한 점 한 점이 더없이 귀하지요. 1660년에서 1662년 사이에 완성된 이 그림은, 그가 한창 무르익어 가던 시기에 비슷한 분위기로 그린 일련의 실내화 가운데 하나랍니다.

빛만으로 그린 화가

이 시기의 페르메이르에게는 한 가지 분명한 특징이 있었어요. 엄격한 원근법이나 기하학적 질서에 기대기보다, 오직 '빛' 하나만으로 화면을 빚어냈다는 점이지요. 창으로 스며든 맑은 빛이 흰 두건과 놋쇠 물주전자, 식탁을 덮은 붉은 양탄자 위를 차례로 어루만지며, 무엇을 강조할지 스스로 정하는 듯해요.

더 놀라운 건 페르메이르가 빛이 여러 색으로 이루어졌다는 사실, 그리고 색이 서로에게 미치는 영향까지 꿰뚫고 있었다는 점이에요. 자세히 보면 의자에 걸린 푸른 천이 금속 주전자의 옆면에 짙푸른 빛으로 비치고, 붉은 천은 대야 밑면의 금빛을 은근히 물들이고 있어요. 눈앞의 사물을 그저 베낀 것이 아니라, 색과 색이 서로 반사하며 주고받는 미묘한 대화까지 옮겨 놓은 셈이지요. 이 섬세한 관찰이야말로 페르메이르를 다른 화가들과 갈라놓는 비밀이랍니다.

사건 없는 한순간의 고귀함

그림 속에는 극적인 사건이 하나도 없어요. 한 젊은 여인이 오른손으로 창문을 살며시 열고, 왼손으로는 큰 쟁반 위에 놓인 물주전자를 가만히 쥔 채 창밖을 바라볼 뿐이지요. 막 하루를 시작하려는 듯한, 더없이 평범한 아침의 한순간이에요.

그런데 바로 그 평범함이 이 그림을 특별하게 만들어요. 짙푸른 드레스와 검정·금빛 보디스, 그 위로 정갈하게 두른 흰 두건, 벽에 걸린 지도까지 — 모든 것이 제자리에서 완벽한 균형을 이루고 있지요. 페르메이르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순간을 마치 영원처럼 붙들어, 일상의 한때에 조용한 기품을 불어넣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놋쇠 물주전자의 옆면을 가까이 들여다보세요. 그 표면에 의자에 걸린 푸른 천이 비쳐 짙푸른 빛이 어른거릴 거예요. 이어서 쟁반 대야의 밑면을 살피면, 붉은 양탄자가 금빛을 은근히 물들인 흔적을 찾을 수 있답니다. 그다음 창으로 들어온 빛이 흰 두건에서 어떻게 부드럽게 번지는지 천천히 따라가 보세요. 윤곽선이 또렷하기보다 빛 속에 녹아드는 느낌이 들 거예요. 그다음 여인이 창밖을 바라보는 옆얼굴과, 양손이 각각 창문과 주전자에 닿아 잠시 멈춘 듯한 자세를 천천히 음미해 보세요. 막 무언가를 시작하려는 찰나가 영원처럼 붙들려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뒤편 벽에 걸린 지도와 식탁의 붉은 양탄자가 화면 전체에 안정감을 더하는 모습을 눈에 담아 보세요. 별다른 사건 없는 이 아침이 왜 이토록 오래 마음에 남는지, 그 비밀을 빛과 색의 어울림 속에서 만나실 수 있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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