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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가의 향연

The Feast in the House of Levi

파올로 베로네세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Feast in the House of Levi or Christ in the House of Levi is a 1573 oil painting by Italian painter Paolo Veronese and one of the largest canvases of the 16th century, measuring 555 cm × 1,309 cm. It is now in the Gallerie dell'Accademia, in Venice. It was painted by Veronese for a wall of a Dominican friary called the refectory of the Basilica di Santi Giovanni e Paolo.

도슨트 이야기

1571년, 베네치아 산티 조반니 에 파올로 성당의 식당 벽화가 화재로 소실되었습니다. 수도원 측은 베로네세에게 새 '최후의 만찬'을 의뢰했어요. 화가는 가로 13미터가 넘는 거대한 화폭을 받아 들었습니다.

그런데 베로네세가 완성한 그림에는 이상한 것들이 가득했어요. 술에 취한 독일인, 코피를 흘리는 남자, 난쟁이, 광대, 그리고 화려한 베네치아 귀족풍 연회 장면. 예수는 중앙에 있었지만, 주변은 거룩함과는 거리가 먼 소란으로 넘쳐났습니다. 1573년, 베네치아 종교재판소는 화가를 불러들였어요. '신성한 자리에 왜 이런 불경스러운 인물들을 넣었는가?' 베로네세는 화면이 워낙 크다 보니 빈 공간을 채워야 했고, 문제의 인물들은 그리스도와 충분히 떨어진 위치에 있다고 답했습니다.

재판소는 납득하지 않았습니다. 3개월 안에 그림을 수정하라는 명령이 내려졌어요. 베로네세가 선택한 해법은 뜻밖이었습니다. 붓을 다시 들어 그림을 고치는 대신, 제목만 바꾼 것이었어요. '최후의 만찬' 대신 '레위가의 향연'으로. 성경 누가복음 5장에 예수가 죄인들과 함께 잔치를 벌이는 장면이 있었거든요. 죄인들이 있어도 괜찮은 자리였습니다.

그 뒤 재판소는 더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 재판 기록은 오늘날까지 남아 있어요. 제목 하나를 바꾸어 살아남은 이 그림은 지금 베네치아 아카데미아 미술관에 걸려, 르네상스 시대 예술가와 교회 사이의 팽팽한 긴장을 조용히 전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세 개의 아치거대한 기둥과 둥근 아치 셋이 화면을 무대처럼 세 칸으로 나눠요. 가운데 칸만 하늘이 트여 푸르게 깊어지고, 양옆은 흰 궁전 건축으로 빽빽이 채워졌지요.
  • 중앙의 식탁한가운데 흰 식탁보를 두른 긴 탁자에 손님들이 둘러앉았어요. 그 무리 한복판, 정면을 향한 인물이 그리스도예요. 양옆 계단의 난간 선이 자연스레 그쪽으로 시선을 모으죠.
  • 계단 위 조연들가운데 계단참에 초록 옷을 입고 등 돌린 인물, 그 곁에 붉은 옷의 시동과 작은 강아지가 보여요. 성스러운 식탁보다 한 단 낮은 이 자리가, 재판관들을 분노케 한 '불경한' 인물들이 머무는 곳이에요.
  • 색의 잔치주황·진홍·청록·황금빛 의상이 화면 곳곳에서 반짝여요. 신성한 만찬을 그렸다지만, 정작 눈에 들어오는 건 베네치아 귀족의 호사스러운 연회 풍경이지요.
  • 좌우의 무게왼쪽과 오른쪽 아치 아래에도 또 다른 인물 무리가 가득해, 13미터 화폭 끝까지 빈 데가 없어요. 베로네세가 '빈 공간을 채워야 했다'고 변호한 그 충동이 그대로 보이죠.

이 떠들썩한 무대에서, 당신의 눈은 누구에게 가장 먼저 닿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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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재판에 불려 간 그림

이 거대한 그림에는 미술사에서 가장 유명한 '재판 이야기'가 얽혀 있어요. 베네치아의 화가 파올로 베로네세가 1573년에 완성한 《레위 가의 향연》은 높이 5.5미터, 너비 13미터에 이르는 16세기 최대급 화폭이랍니다. 본래 이 그림은 산티 조반니 에 파올로 성당의 도미니쿠스회 수도원 식당 벽에 걸 '최후의 만찬'으로 그려졌어요. 1571년 화재로 소실된 티치아노의 그림을 대신할 작품이었지요.

그런데 완성 석 달쯤 뒤, 베네치아 종교재판소가 베로네세를 소환했어요. 신성한 최후의 만찬 장면에 어울리지 않는 인물들을 잔뜩 그려 넣었다는 이유였지요. 재판관들은 그에게 '광대와 술 취한 독일인, 난쟁이 같은 천박한 것들'을 왜 그렸냐고 따져 물었어요. 종교개혁의 격랑 속에서 가톨릭교회는 성화의 엄격함을 요구했고, 베로네세의 화려한 상상은 그 선을 넘은 셈이었답니다.

화가의 재치 있는 해명

베로네세의 대답은 의외로 당당했어요. 그는 '그림이 워낙 커서 빈 공간을 채워야 했고, 화가에게는 시인이나 광인처럼 약간의 자유가 허락되지 않느냐'고 항변했지요. 또 문제의 인물들은 그리스도와 사도들에게서 충분히 떨어진 곳에 두었으니 성스러운 장면을 더럽히지 않는다고 변호했어요.

하지만 재판소는 물러서지 않았어요. 트리엔트 공의회가 정한 성화의 규범을 어겼고, 가톨릭이 신교도의 비난거리가 되게 했으니 석 달 안에 그림을 고치라고 명령했지요. 그런데 베로네세가 택한 해법이 참으로 영리했답니다. 그는 붓을 대 그림을 수정하는 대신, 제목을 슬쩍 바꿔 버렸어요. 누가복음 5장에서 예수가 세리 레위의 집에 초대받아 '죄인들'과 함께 식사한 장면으로 말이죠. 이 일화는 성경에 죄인의 참석이 명시되어 있으니, 떠들썩한 인물들이 모여 있어도 흠이 되지 않았어요. 그는 그림에 누가복음 구절을 적어 넣어 주제를 확실히 바꿨고, 그것으로 사건은 조용히 마무리되었답니다.

베네치아의 호사로운 무대

이제 그림 자체를 볼까요. 화면은 거대한 기둥과 아치 세 개가 마치 삼면화처럼 나누고 있어요. 이 개선문 같은 아치는 죽음을 이기고 부활할 그리스도의 승리를 은유한다고 해석되지요. 한가운데에는 그리스도가 자리해 시선을 끌어모으고, 양옆의 두 계단이 우리의 눈을 자연스레 그분께로 이끌어요. 그리스도 뒤로는 건물이 없어 그 공간이 천상처럼 트여 보인답니다.

흥미롭게도 베로네세는 하나의 소실점으로 모이는 선원근법을 쓰지 않았어요. 워낙 넓은 벽면이라 여러 각도에서 보일 것을 고려해, 대각선들이 여러 지점으로 흩어지게 했지요. 화면을 채운 것은 사실 16세기 베네치아 귀족의 호사스러운 연회 풍경이에요. 화려한 의상과 웅장한 로마풍 건축, 코피를 흘리는 남자, 시중드는 하인들, 흥에 겨운 이방인들까지. 신성한 만찬을 그렸지만, 정작 우리가 보는 것은 베로네세가 사랑한 베네치아의 찬란한 일상이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정중앙의 그리스도를 찾으세요. 양쪽으로 뻗은 두 계단이 마치 화살표처럼 그분을 가리키고 있어요. 그다음엔 일부러 시선을 가장자리로 옮겨 보세요. 코피 흘리는 남자, 술잔을 든 이방인, 계단의 시동과 강아지처럼, 재판관들을 분노케 한 '불경한' 조연들을 하나하나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답니다. 그리스도와 사도들은 화면 중앙 높은 단에, 문제의 인물들은 그보다 낮은 곳에 배치된 것도 눈여겨보세요. 베로네세가 재판에서 변호한 그 '거리'가 실제로 보일 거예요. 마지막으로 한 발짝 물러나 좌우로 펼쳐진 세 개의 아치를 바라보세요. 13미터 화폭을 무대처럼 떠받치는 그 웅장한 건축의 짜임을 천천히 음미해 보시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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