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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교와 웃는 소녀

Officer and Laughing Girl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Officer and Laughing Girl, also known as Officer and a Laughing Girl, Officer With a Laughing Girl or, in Dutch, De Soldaat en het Lachende Meisje, is an oil painting on canvas executed ca. 1657 by the Dutch artist Johannes Vermeer. Its dimensions are 50.5 by 46 cm. It belongs to the Frick Collection in New York, along with Girl Interrupted at Her Music and Mistress and Maid.

도슨트 이야기

1657년경 페르메이르는 그리 넓지 않은 실내에 두 사람을 앉혔습니다. 왼편 창문으로 부드러운 햇빛이 흘러들고, 그 빛을 정면으로 받은 여인의 얼굴이 환하게 빛나요. 노란 드레스 위에 파란 앞치마를 걸친 여인—x선 촬영으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처음엔 넓은 흰 칼라가 옷을 가릴 예정이었고, 머리의 모자도 나중에 수정돼 얼굴을 더 드러내는 방향으로 바뀌었어요. 파란 앞치마는 당시 얼룩을 숨기기 좋아 일상복으로 흔히 걸쳤던 것이라, 미술사학자들은 장교가 아침 집안일 중인 여인을 불쑥 찾아온 장면으로 읽습니다.

반대편에는 훨씬 크게 그려진 남자가 앉아 있어요. 비버 가죽으로 만든 챙 넓은 모자—비가 와도 눈이 와도 끄떡없는 소재로, 당시 이 모피는 신세계, 아마도 네덜란드 서인도 회사가 지배하던 뉴네덜란드(오늘날 미국 동부)에서 수입됐습니다. 붉은 제복에 검은 어깨띠, 그 차림새는 그가 장교임을 알려요. 이처럼 전경에 인물을 크게 세워 원근감을 강조하는 기법은 르푸수아르라 불리며, 카라바조가 즐겨 쓰던 것을 페르메이르가 그 추종자들의 그림을 통해 익혔다고 전해집니다.

벽에는 지도 한 장이 걸려 있어요. 발타사르 플로리스 반 베르켄로데가 그리고 빌렘 블라우가 1621년에 재발행한 홀란트와 서(西)프리슬란트 지도입니다. 페르메이르는 이 지도를 소유하고 있었는지, 다른 그림에서도 같은 지도가 등장해요. 피터 판 더르 크로흐트는 '벽에 걸린 리넨과 나무 봉으로 고정된 지도까지 식별 가능할 만큼 사실적'이라고 평했습니다.

두 사람 사이의 이야기는 끝내 알 수 없어요. 순수한 구애라는 해석이 있는가 하면, 여인의 열린 손과 미소에서 다른 의미를 읽는 시각도 있습니다. 페르메이르가 정말로 카메라 옵스쿠라를 썼는지도 확증은 없지만, 렌즈 특유의 색수차와 보케 효과처럼 보이는 흔적이 그 가능성을 암시하죠. 빛과 지도와 웃음—이 세 가지가 어우러진 화면 앞에서, 우리는 350년 전 어느 아침을 엿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등 돌린 남자화면 앞을 붉은 외투와 검은 챙모자의 장교가 가득 메우고, 우리에게 등을 보인 채 앉아 있어요. 얼굴은 거의 보이지 않는데도 가장 큰 존재감을 차지하죠.
  • 빛의 통로왼쪽 열린 창으로 빛이 쏟아져 들어와, 맞은편 소녀의 얼굴과 흰 두건만 환하게 밝혀요. 그 사이 공간이 단숨에 깊어 보이죠.
  • 웃는 얼굴소녀는 손에 잔을 쥔 채 입을 살짝 벌리고 환히 웃어요. 두 사람만 아는 다정한 기류가 식탁 위로 흐르는 듯해요.
  • 뒷벽의 지도인물들 뒤 벽 한가득 커다란 지도가 걸려 있어요. 빛바랜 푸른 바다와 황토빛 땅이 또렷이 그려져, 작은 실내에 먼 세계를 들여놓죠.

가까운 장교와 멀찍한 소녀, 두 사람 사이의 거리가 멀게 느껴지나요 가깝게 느껴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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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프트의 빛을 그린 사람

페르메이르의 그림 앞에 서면 늘 같은 마법에 걸리게 돼요. 평범한 실내의 한순간이, 마치 시간이 멈춘 듯 고요하고도 충만하게 다가오거든요. 1657년 무렵에 그려진 이 《장교와 웃는 소녀》는 50.5×46센티미터의 그리 크지 않은 캔버스인데도, 그 안에 페르메이르 회화의 거의 모든 특징이 응축되어 있답니다. 지금은 뉴욕 프릭 컬렉션에 소장되어, 같은 작가의 다른 두 작품과 나란히 걸려 있지요.

왼쪽 열린 창으로 들어오는 부드러운 빛, 노란 옷을 입은 여인, 벽에 걸린 커다란 지도. 이 요소들은 페르메이르의 여러 그림에 거듭 등장하는 단골 손님이에요. 다만 이 작품이 조금 다른 점은, 남자가 식탁에 함께 앉아 있다는 거죠. 학자들은 헤라르트 판 혼토르스트의 그림이 이 구도에 영감을 주었으리라 짐작한답니다.

카메라 옵스쿠라와 레푸수아르

앞쪽의 장교가 유난히 크고, 맞은편 소녀는 작게 보이시죠? 이건 실수가 아니라 정교하게 계산된 장치랍니다. 가까운 사물을 화면 앞에 크게 배치해 공간의 깊이를 단숨에 끌어내는 이 기법을 '레푸수아르'라고 불러요. 카라바조가 즐겨 쓰던 방식인데, 페르메이르는 그 추종자들의 그림에서 이를 배운 것으로 보여요.

또 한 가지, 페르메이르가 '카메라 옵스쿠라'라는 광학 장치의 도움을 받았으리라는 추측도 오래전부터 있었어요. 어두운 방의 벽에 바깥 풍경을 투사해 화가가 세밀하게 옮겨 그릴 수 있게 해 주는 도구죠. 그가 이 장치를 썼다는 직접적 기록은 없지만, 사람 눈으로는 잘 생기지 않는 색수차나 빛망울 같은 광학적 흔적이 그림에 남아 있어, 이 가설을 뒷받침한답니다. 안료 분석에서는 황토, 납주석황, 천연 울트라마린, 아주라이트 같은 바로크 시대의 전형적 물감이 확인되었어요.

노란 옷의 여인, 그리고 감춰진 망설임

가운데 환히 웃는 여인은 페르메이르의 아내 카타리나 볼네스를 닮았다고 해요. 그녀가 남편의 여러 그림에 모델로 섰으리라 보는 거죠. 그런데 엑스선 촬영을 해 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드러났어요. 본래 화가는 이 여인에게 커다란 흰 깃을 그려 넣어 노란 옷을 거의 가리려 했고, 모자도 나중에 늘려 머리카락을 완전히 덮었더라는 거예요. 그렇게 고쳐 나가며 시선이 오롯이 그녀의 얼굴과 표정으로 모이게 한 셈이죠.

여인이 입은 푸른 앞치마는 얼룩이 잘 보이지 않아 일상복으로 흔히 걸치던 것이라, 학자들은 장교가 아침 집안일 중인 그녀를 불쑥 찾아온 장면으로 읽기도 해요. 손에 든 잔은 보통 백포도주를 담는 것인데, 당시 포도주는 맥주보다 비쌌으니 그녀의 넉넉한 형편을 짐작하게 하지요. 장교의 붉은 외투와 값비싼 비버 가죽 모자, 그리고 계급을 알려 주는 검은 띠도 그의 신분을 말없이 일러 준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왼쪽 창문에 눈을 멈춰 보세요. 유리창의 미묘한 명암과 바깥세상의 일렁이는 반사가 얼마나 섬세하게 그려졌는지 느껴 보시면 좋아요. 다음엔 앞쪽 장교의 커다란 어깨에서 시작해 식탁 너머 작은 소녀에게로 시선을 미끄러뜨려 보세요. 그 크기 차이가 만들어 내는 깊은 공간감이 이 그림의 핵심이랍니다. 그러고 나서 소녀의 활짝 열린 손과 환한 미소를 보세요. 단순한 환대인지, 아니면 은근한 마음의 표현인지, 그 다정한 긴장을 상상해 보는 재미가 있어요. 마지막으로 뒷벽의 지도를 자세히 보세요. 실제로 존재했던 블라외의 1621년 홀란트 지도를 그대로 옮긴 것으로, 페르메이르의 놀라운 사실감을 증언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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