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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6월

Flaming June

프레더릭 레이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불타는 6월》(Flaming June)은 1895년 제작된 프레더릭 레이턴 경의 그림이다. 120 x 120 정사각형 캔버스에 유화로 그려졌으며, 관능적으로 잠자는 여인을 묘사한 고전주의 아카데믹 미술 양식의 작품이다. 이 그림은 레이턴의 가장 유명한 작품으로, 포스터 및 기타 미디어에서 많이 재현된다.

도슨트 이야기

1895년, 레이턴은 잠든 여인의 자세를 완성하기까지 네 번이상 밑그림을 고쳐 그렸어요. 오른팔의 각도가 자연스럽게 보이지 않아 특히 애를 먹었고, 투명한 주황빛 천의 주름 하나하나를 살리기 위해 나체 모델을 직접 스케치해야 한다고 믿었죠. 그렇게 탄생한 47인치 정사각형 캔버스에는 미켈란젤로의 '밤' 조각상을 연상시키는 자세로 한 여인이 깊이 잠들어 있어요.

그런데 이 그림에는 예상치 못한 여정이 기다리고 있었어요. 완성되던 해 《더 그래픽》 잡지가 크리스마스 선물용 고품질 복제화를 위해 그림을 사들였고, 레이턴이 1896년 1월 세상을 떠나던 날 그의 운구 행렬은 바로 그 잡지사 쇼윈도 앞을 지나갔어요. 그러고는 1900년대 초 애쉬몰린 박물관에 잠시 대여된 뒤 자취를 감췄죠.

수십 년이 흐른 1960년대 초, 그림은 런던 배터시의 한 주택 굴뚝 위 상자 속에서 발견됐어요. 뮤지컬 제작자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킹스 로드의 가게에서 이 그림을 발견했지만, 할머니가 '빅토리아 시대 잡동사니는 우리 집에 둘 수 없다'며 50파운드를 빌려주길 거절했대요. 그러자 1963년, 푸에르토리코의 사업가 루이스 페레가 암스테르담 여행 중 1,000달러도 안 되는 가격에 이 작품을 손에 넣었어요.

오늘날 '불타는 6월'은 폰세 미술관의 상징이 됐어요. 코트롤드 인스티튜트의 설립자 사무엘 코트롤드가 '세상에서 가장 훌륭한 그림'이라 불렀던 이 작품은, 오른쪽 상단의 독성 협죽도 가지처럼 잠과 죽음 사이의 미묘한 경계를 품고서 지금도 여름날 오후의 나른함을 전하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불타는 주황화면을 가득 채운 건 녹아내릴 듯 타오르는 주황빛 옷이에요. 그 뜨거운 색 하나로 한여름의 나른한 열기가 온 화면에 번지죠.
  • 둥글게 만 몸여인은 몸을 둥글게 말고 깊이 잠들었어요. 그 곡선이 정사각형 화면의 네 변 안에 빈틈없이 안겨, 더없이 짜임새 있게 들어맞죠.
  • 비치는 천어깨에 걸친 옷감은 속살이 비칠 만큼 얇고 투명하게 그려졌어요. 묵직한 치맛자락과 견주면, 그 섬세한 질감 차이가 한눈에 들어와요.
  • 숨은 가지화면 오른쪽 위, 붉은 꽃과 잎이 달린 가지 하나가 살짝 걸려 있어요. 평온한 잠 곁에 슬며시 놓인 작은 장치죠.
  • 뒤편 바다여인 너머로 은빛으로 반짝이는 수평선이 보여요. 노을빛 하늘과 어우러져, 잠든 여인을 한여름 바닷가의 한때에 가만히 놓아두죠.

이 깊은 잠은 한낮의 단잠일까요, 아니면 그 너머 무언가를 암시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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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탕 장식에서 태어난 걸작

레이턴의 《불타는 6월》은 1895년에 완성된, 가로세로 약 1.2미터의 정사각형 캔버스 위 유화예요. 주황빛 얇은 옷을 두른 여인이 몸을 둥글게 말고 깊이 잠든 모습이, 빅토리아 시대 아카데믹 회화 특유의 관능적이면서도 고전적인 분위기를 한껏 풍기지요. 오늘날 레이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대표작이자, 지금도 포스터로 흔히 만나는 그림이랍니다.

그런데 이 그림이 처음부터 독립된 작품으로 구상된 건 아니었어요. 본래는 레이턴의 다른 작품 《여름의 선잠》 속 대리석 욕조를 장식할 작은 모티프로 시작되었답니다. 화가는 그 디자인에 너무 마음을 빼앗긴 나머지, 아예 한 점의 독립된 그림으로 키워 내기로 마음먹었지요. 작은 장식 하나가 한 화가의 가장 유명한 걸작으로 거듭난 셈이에요.

미켈란젤로의 '밤'에서 빌려 온 자세

미술사학자 앤드루 그레이엄딕슨에 따르면, 잠든 여인의 자세는 피렌체 메디치 묘소에 있는 미켈란젤로의 유명한 조각 《밤》에서 느슨하게 빌려 온 것이라고 해요. 레이턴은 그 조각을 서양 미술 최고의 성취 중 하나로 여겼다지요. 거장의 잠든 여인상에 대한 깊은 경의가, 이 한여름의 나른한 자세 속에 녹아 있는 셈이에요.

사실 이 잠든 자세는 레이턴을 무척이나 애먹였어요. 그는 여인이 어떻게 누워야 할지 정하느라 여러 점의 밑그림을 거듭 그렸는데, 특히 오른팔의 각도를 자연스럽게 만드는 데 애를 먹었답니다. 남아 있는 습작만 해도 최소 네 단계를 거쳤고, 그중 넷은 누드, 하나는 옷을 입은 모습이었어요. 흥미롭게도 옷을 입힌 습작이 가장 생기 없어 보였다고 하는데, 자연에 충실하려면 벗은 모델에서 출발해야 한다던 레이턴의 신념을 잘 보여 주는 대목이지요.

잠과 죽음 사이, 그리고 잊혔던 세월

화면 오른쪽 위에 살짝 보이는 협죽도 가지를 눈여겨보세요. 독성을 지닌 이 식물은 잠과 죽음 사이의 아슬아슬한 경계를 은근히 암시한다고 해요. 평화로이 잠든 여인 곁에 슬며시 놓인 죽음의 그림자인 셈이죠. 뒤편 노을은 마치 녹아내린 황금처럼 빛나, 한여름의 열기를 화면 가득 번지게 한답니다. 코톨드 연구소를 세운 새뮤얼 코톨드는 이 그림을 두고 '현존하는 가장 경이로운 그림'이라 칭송하기도 했어요.

그런데 이 걸작은 한때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췄답니다. 1930년대에 사라졌다가 1960년대 초, 런던 배터시의 한 집 벽난로 위에 상자째 갇힌 채 다시 발견되었거든요. 빅토리아 시대 그림이 천대받던 시절이라, 경매에서 단돈 140달러의 최저가에도 팔리지 못했어요. 젊은 앤드루 로이드 웨버가 50파운드에 사려 했지만, 할머니가 '빅토리아 시대 잡동사니는 내 집에 못 들인다'며 돈을 빌려주지 않았다는 일화도 전해지지요. 결국 푸에르토리코의 폰세 미술관이 사들여, 지금은 그곳의 상징이 되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여인의 몸이 정사각형 화면에 얼마나 꼭 맞아떨어지는지 보세요. 둥글게 만 자세가 네 변 안에 빈틈없이 안기는, 그 완벽한 짜임새가 이 그림의 첫째 매력이랍니다. 다음엔 주황빛 얇은 천을 자세히 보세요. 속살이 비칠 듯 투명하게 그려진 옷감의 질감이, 레이턴의 놀라운 사실력을 단번에 일러 줄 거예요. 그러고 나서 화면 오른쪽 위 협죽도 가지를 찾아보세요. 평온한 잠 곁에 슬쩍 놓인 죽음의 암시를 발견하실 수 있어요. 마지막으로 여인 뒤로 펼쳐진 황금빛 노을과 반짝이는 바다를 보세요. 녹아내린 금처럼 타오르는 그 빛이, 왜 이 그림에 '불타는 6월'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를 말없이 설명해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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