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세우스에게 잔을 권하는 키르케
Circe Offering the Cup to Ulyss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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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intings
-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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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rce Offering the Cup to Odysseus is an oil painting in the Pre-Raphaelite style by John William Waterhouse that was created in 1891. It is now in Gallery Oldham, Oldham, England.
키르케가 잔을 내밀고 있어요. 황금빛 물약이 담긴 그 잔을 받아 마시면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처럼 돼지로 변하고 말죠. 이미 두 명은 변해버렸어요. 한 마리는 키르케의 발치에, 또 한 마리는 왕좌 뒤에서 고개를 내밀고 있어요.
그런데 이 장면, 어딘가 이상합니다. 키르케의 시선이 앞을 향하고 있지만 오디세우스는 보이지 않아요. 대신 왕좌 뒤 커다란 거울 속에 그의 모습이 비칩니다. 그는 키르케의 뒤에서 다가오고 있는 거예요. 마녀가 덫을 놓고 있는 줄도 모른 채.
하지만 오디세우스는 이미 알고 있었어요. 신 헤르메스가 나타나 키르케의 계략을 귀띔해줬고, 그 마법을 막아주는 특별한 풀도 알려줬거든요. 물약을 마셔도 끄떡없는 오디세우스는 오히려 키르케가 변신 지팡이를 내밀었을 때 칼을 빼들었죠.
워터하우스는 이 순간, 결정적인 대결 직전의 팽팽한 긴장감을 포착했어요. 잔을 든 마녀의 손, 거울 속에 이미 가까이 들어선 남자. 그림 속 모든 것이 조용하지만 그 침묵 아래엔 서로를 향한 계산이 얽혀 있답니다.
- 들어 올린 두 손 — 키르케가 옥좌에 앉아 한 손엔 붉은 술잔을, 다른 손엔 가느다란 지팡이를 번쩍 들어 올렸어요. 유혹과 명령이 두 팔로 동시에 뻗어 나오지요.
- 비치는 거울 — 그의 뒤엔 둥근 거울이 황금빛으로 빛나요. 그 안에 화면 밖에 선 인물과 흐릿한 형상이 비쳐, 우리가 보지 못하는 맞은편까지 들여다보게 하지요.
- 발치의 돼지 — 오른쪽 옥좌 아래엔 검은 돼지 한 마리가 웅크려 있어요. 잔을 받으면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 이미 변해 버린 선원이 말없이 보여 주지요.
- 흘러내리는 옷 — 비치는 얇은 옷이 어깨에서 흘러내려 몸의 곡선을 그대로 드러내요. 아름다움 자체가 덫이 되는 순간이지요.
- 흩어진 꽃잎 — 옥좌 앞 바닥엔 보랏빛 꽃잎이 어지러이 떨어져 있어요. 화려한 궁전 안에 어딘가 시들고 어지러운 기운이 함께 깔려 있지요.
정면을 똑바로 내려다보는 키르케의 눈빛, 당신에게는 초대처럼 보이나요 아니면 경고처럼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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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잔을 내미는 마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891년에 그린 이 유화는, 호메로스의 서사시 오디세이아 속 한 장면을 담고 있어요. 라파엘전파 양식으로 그려졌지요. 화면 한가운데에는 마녀 키르케가 옥좌에 앉아, 영웅 오디세우스에게 술잔을 내밀고 있어요. 영어로는 흔히 율리시스라 불리는 그 영웅이지요. 잔 속에는 사람을 짐승으로 바꿔 버리는 마법의 물약이 담겨 있답니다.
키르케는 이미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에게 마법을 걸어 놓은 터예요. 그림 곳곳에서 그 증거를 찾을 수 있지요. 오른쪽 키르케의 발치에는 돼지로 변한 선원 하나가 있고, 또 다른 하나는 왼쪽 옥좌 뒤에서 빼꼼 고개를 내밀고 있답니다. 이제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마저 그 손아귀에 넣으려 잔을 들어 올리고 있어요. 한 손에는 변신을 완성시키는 마법의 지팡이를 쥐고서 말이지요.
거울에 비친 영웅
이 그림에서 가장 영리한 장치는 키르케의 옥좌 뒤에 놓인 커다란 거울이에요. 그 거울에는 잔을 받을지 망설이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이 비치지요. 그뿐 아니라 키르케 궁전의 기둥들과, 멀리 정박한 오디세우스의 배까지 거울 속에 함께 담겨 있어요. 우리가 마주 보는 정면 너머의 넓은 세계가, 이 한 장의 거울을 통해 화면 안으로 들어오는 셈이랍니다.
이렇게 뒤편의 거울로 더 넓은 풍경을 보여 주는 솜씨는 워터하우스가 즐겨 쓰던 방식이에요. 1894년의 '랜슬롯을 바라보는 샬롯의 여인'이나 1916년 작품에서도 같은 장치가 등장하지요. 두 작품 모두 테니슨의 시 '샬롯의 여인'에 바탕을 두었는데, 그 시 속 여인이 거울에 비친 풍경을 보며 베를 짜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랍니다.
유혹과 지혜의 줄다리기
이야기의 뒷부분은 이렇게 흘러가요. 부하들을 구하려 길을 나선 오디세우스에게, 전령의 신 헤르메스가 다가와 키르케의 속셈을 일러 줘요. 그러고는 마법의 물약을 막아 줄 신비한 풀을 찾으라고 일러 주지요. 그 풀 덕분에 오디세우스는 약기운에 넘어가지 않아요.
약효가 돈 줄로만 알고 키르케가 지팡이를 갖다 대는 순간, 오디세우스는 칼을 빼 들어 마녀를 위협하지요. 결국 키르케는 부하들을 되돌려 주기로 약속하고, 약속이 지켜지자 돼지로 변했던 선원들도 본래 사람의 모습을 되찾는답니다. 워터하우스가 붙잡은 것은 바로 이 모든 사건이 시작되는 한순간, 아름답지만 위험한 술잔이 막 건네지는 그 찰나예요. 이 그림은 지금 영국 올덤의 갤러리 올덤에 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키르케가 내미는 술잔과 다른 손에 쥔 지팡이를 함께 보세요. 한 손은 유혹하고 다른 손은 변신을 명령하는, 마녀의 두 가지 힘이 한 몸에 담겨 있답니다. 다음으로 옥좌 뒤 거울을 꼭 들여다보세요. 거기에 비친 오디세우스의 모습과 멀리 떠 있는 그의 배가, 화면 밖 영웅의 존재를 슬며시 일러 준답니다. 키르케의 발치와 옥좌 뒤도 살펴보세요. 돼지로 변한 두 선원이 숨어 있어, 잔을 받으면 어떤 운명이 기다리는지 미리 보여 주니까요. 마지막으로 라파엘전파 특유의 화려한 색과 장식, 그리고 정면을 응시하는 키르케의 당당한 눈빛을 느껴 보세요. 그 눈빛 속에 유혹과 위험이 함께 깃들어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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