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포로자 코사크의 답변
Reply of the Zaporozhian Cossacks
- 분류
- Paintings
- 지역
- 서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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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자포로자 코사크의 답변》(Reply of the Zaporozhian Cossacks)는 러시아의 사실주의 화가 일리야 레핀의 그림이다. 이 그림은 《자포로자 코자크가 선언문을 작성하다》(Cossacks of Saporog Are Drafting a Manifesto) 또는 '《코자크가 터키 술탄에게 편지를 쓰다》(Cossacks are Writing a Letter to the Turkish Sultan)로도 알려져 있다.
1676년,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드 4세가 자포로자 코사크들에게 서신을 보냈어요. '내 앞에 항복하라, 그러면 우리의 신하로 받아 주겠다'는 내용이었지요. 방금 전투에서 술탄군을 물리친 코사크들에게 보낸 요구였습니다.
코사크들의 답장은 달랐어요. 그들은 탁자에 빙 둘러앉아 너스레를 떨며 욕설로 가득 찬 편지를 지어냈습니다. 이반 시르코 대장이 이끄는 이 장면을 화가 일리야 레핀이 포착했어요. 배를 잡고 웃는 사람, 눈물을 훔치는 사람, 입을 틀어막고 낄낄거리는 사람 — 레핀은 1880년부터 무려 11년을 들여 이 그림을 완성했습니다.
그림 속 코사크들의 모델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학자들과 레핀의 친구들이었어요.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유대계, 폴란드계까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한 탁자에 둘러앉아 웃음을 연기했지요. 완성된 그림을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3만 5천 루블에 사들였고, 지금은 상트페테르부르크 러시아 국립 미술관에 걸려 있어요.
이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는지는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일까요. 레핀이 화폭에 담은 것은 역사적 사실 여부가 아니라, 권위에 맞서 깔깔댈 줄 아는 사람들의 활기 그 자체니까요. 술탄의 서신이 아무리 위엄 있어도, 저 탁자 주변의 웃음소리를 이길 수는 없어 보입니다.
- 웃음의 합창 — 화면을 가득 메운 얼굴마다 웃는 모양이 달라요. 이를 드러내고, 고개를 젖히고, 입을 떡 벌리고 — 똑같이 웃는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 받아쓰는 손 — 한가운데 흰 셔츠의 서기가 종이 위로 펜을 쥐고 고개를 숙였어요. 들썩이는 웃음의 소용돌이 속에서 그 손끝만 차분히 멈춰 있죠.
- 맨등의 사내 — 탁자 앞 왼쪽, 웃통을 벗은 채 등을 보인 사람이 시선을 화면 안으로 끌어들여요. 그 너머로 파이프 연기 한 줄기가 가늘게 피어올라요.
- 둘러싼 무기들 — 인물들 어깨 위로 긴 창과 깃발이 삐죽삐죽 솟고, 허리엔 칼이 매달려 있어요. 웃고 있지만 분명 거친 전사들이라는 걸 일러 주죠.
이 떠들썩한 무리 속에서, 당신이라면 어느 자리에 끼어 웃고 싶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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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탄에게 보내는 욕설 편지
《자포로자 코사크의 답변》은 우크라이나 태생의 러시아 사실주의 화가 일리야 레핀이 1880년부터 1891년까지, 무려 11년에 걸쳐 그린 대작이에요. 지금 상트페테르부르크의 러시아 미술관에 있고, 또 다른 버전은 우크라이나 하르키우 미술관에 있지요. 황제 알렉산드르 3세가 35,000루블이라는 큰돈에 사들였답니다.
그림은 1676년의 한 장면을 담았어요 — 역사적 사실인지 전설인지는 분명치 않지만요. 오스만 제국의 술탄 메흐메트 4세가 코사크에게 복종을 요구하자, 이반 시르코가 이끄는 자포로자 코사크들이 욕설과 상소리로 가득한 답장을 써 보냈다는 이야기예요. 그림은 바로 그들이 더 짓궂고 천한 욕을 짜내며 깔깔대는 순간을 포착했지요.
웃음으로 가득한 화면
이 그림의 진짜 주인공은 '웃음'이에요. 화면 가득한 인물들이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폭소를 터뜨려요 — 배를 잡고, 이를 드러내고, 눈물을 훔치며. 권위를 향한 통쾌한 비웃음이 화폭 전체를 들썩이게 하지요. '자포로자'란 '여울(급류) 너머'라는 뜻으로, 드니프로강 하류에 살던 자유로운 전사들을 가리켜요. 어떤 권력에도 굽히지 않는 그들의 원초적 생명력이 곧 이 그림의 정신이지요.
레핀은 이 장면을 진짜처럼 그리려고 공을 들였어요. 모델은 그의 친구들과 상트페테르부르크 대학의 학자들이었는데, 우크라이나·러시아·유대·폴란드계가 두루 섞여 있었지요. 역사가 야보르니츠키가 고증을 도왔고요.
자유의 상징
이 그림은 권위에 대한 저항의 상징으로 오래 사랑받아, 수많은 정치 풍자화와 패러디를 낳았어요. 작가 고골의 소설 《타라스 불바》가 그린 코사크 세계와도 맞닿아 있고요. 흥미롭게도 이 작품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자국의 유산이라 여기는 그림이기도 해요. 2022년 전쟁으로 하르키우가 포화에 휩싸이자, 미술관 직원들이 둘째 버전을 서둘러 안전한 곳으로 옮기기도 했답니다. 레핀은 이 그림에 쏟은 11년의 세월을 화폭 아래쪽에 연도로 적어 두기도 했어요. 코사크들의 호방한 답장은 시인 아폴리네르의 시로 옮겨졌고, 작곡가 쇼스타코비치는 그 시에 곡을 붙이기까지 했지요. 한편 이 그림을 두고 '키치(저급한 대중 취향)'라 깎아내린 비평가도 있었는데, 그 논쟁은 오히려 이 작품이 얼마나 폭넓게 사랑받았는지를 거꾸로 보여 줘요. 권력 앞에서 터뜨리는 한바탕 웃음 — 그 단순하고 통쾌한 정서가, 시대와 국경을 넘어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였으니까요.
관람 포인트
인물 하나하나의 웃는 표정을 천천히 살펴보세요 — 똑같이 웃는 사람이 한 명도 없을 만큼, 레핀은 화면을 가득 채운 얼굴마다 저마다 다른 웃음을 새겨 넣었어요. 가운데 종이 위로 펜을 든 서기와, 그를 둘러싼 웃음의 합창을 따라가다 보면, 어떤 권력 앞에서도 농담을 멈추지 않는 자유로운 사람들의 기개가 그대로 전해질 거예요. 11년을 매달린 화가가 그 긴 시간 내내 이 한바탕 웃음을 붙들고 있었다는 것도 떠올려 보세요. 권력을 향한 농담 한 줄이 그토록 오래 사람을 사로잡을 수 있다는 게, 새삼 놀랍지요.

뙤약볕 아래 배를 끄는 열한 명, 그 중 홀로 고개를 든 소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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