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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

Woman in Blue Reading a Letter

요하네스 페르메이르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Woman Reading a Letter is a painting by the Dutch Golden Age painter Johannes Vermeer, produced in around 1663. It has been part of the collection of the City of Amsterdam since the Van der Hoop bequest in 1854, and in the Rijksmuseum in Amsterdam since it opened in 1885, the first Vermeer it acquired.

도슨트 이야기

1663년경 제작된 이 그림에서 페르메이르는 창문도, 모서리도, 천장도 보여 주지 않습니다. 실내 풍경을 즐겨 그린 그의 작품 중 유일하게 공간의 끝이 어디인지 알 수 없는 화면이에요. 그 한가운데 파란 옷을 입은 여인이 서 있고, 그녀의 두 손에는 편지 한 통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인의 배가 불룩하게 보여 많은 이들이 임신 중인 장면으로 읽었지만, 당대 복식의 특성상 임신이 아닐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어요. 임신이 그림의 주제로 등장하는 것 자체가 당시 미술에서 매우 드문 일이었거든요. 무엇이 사실이든, 여인이 홀로 그 편지를 읽고 있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뒤편 벽에는 지도가 걸려 있어요. 1620년 발타사르 플로리스 반 베르켄로데가 제작하고 1621년 빌렘 블라우가 재발행한 홀란트와 서(西)프리슬란트 지도입니다. 미술사학자들은 이 지도를 '멀리 여행 중인 남편이 보낸 편지'의 단서로 읽기도 해요. 한편 탁자 위에 희미하게 보이는 진주 상자는 연인의 존재를 암시한다는 해석도 있습니다. 같은 지도가 페르메이르의 '장교와 웃는 소녀'에도 등장하는데, 거기서는 선명한 채색본인 반면 이 그림에서는 단색 인쇄본으로 표현돼 있어요.

편지의 내용은 끝끝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나 여인의 멈춘 몸과 편지를 쥔 손이, 그 안에 얼마나 많은 것이 담겨 있는지를 말없이 전해 주고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보이지 않는 창빛은 왼쪽에서 들어오는데 정작 창은 그려져 있지 않아요. 그 부드러운 빛이 여인의 이마와 두 손, 편지지 위로 흘러들어 화면을 은은하게 적시지요.
  • 온 마음이 실린 얼굴입술을 살짝 다물고 숨을 멈춘 듯한 여인의 옆얼굴을 보세요. 손에 쥔 편지에 온 신경이 가 있어, 무슨 소식일까 절로 궁금해진답니다.
  • 등 뒤의 지도벽에 걸린 커다란 지도가 눈에 띄어요. 멀리 떠난 누군가가 보낸 편지일지도 모른다는 상상을, 이 지도가 가만히 불러일으키지요.
  • 온통 푸른 화면여인의 상의에 당시 가장 값비싼 안료였던 울트라마린이 아낌없이 쓰였어요. 의자와 탁자보까지 푸른 기운이 번져, 화면 전체가 맑고 고요한 청색으로 잠겨 있답니다.

편지를 읽는 이 여인은 지금 기쁜 소식을 듣고 있을까요, 아니면 그 반대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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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익스뮤지엄의 첫 페르메이르

요하네스 페르메이르가 1663년 무렵에 그린 이 《편지를 읽는 푸른 옷의 여인》은 암스테르담 라익스뮤지엄이 가장 처음 손에 넣은 페르메이르 작품이에요. 1854년 판 데르 호프라는 수집가의 유증으로 암스테르담시의 소장품이 되었고, 1885년 미술관이 문을 열면서 그 벽에 걸렸지요. 평생 서른여 점밖에 남기지 않은 과작의 화가에게, 이 그림은 델프트의 빛과 고요를 가장 맑게 담아낸 걸작 가운데 하나랍니다. 화가는 일상의 사소한 한순간 — 편지 한 통을 읽는 지극히 평범한 행위 — 을 통해, 인간의 마음 깊은 곳을 가만히 들여다보게 하지요. 같은 무렵 그린 《진주 목걸이를 한 여인》이나 《저울을 든 여인》과도 분위기가 꼭 닮았답니다.

보이지 않는 창과 푸른빛

푸른 상의를 입은 여인이 화면 왼편, 그림에는 그려지지 않은 창을 향해 서서 편지를 골똘히 읽고 있어요. 창은 보이지 않지만, 그 부드러운 빛이 여인의 이마와 손, 편지지 위로 흘러 들어와 화면 전체를 은은하게 적십니다. 페르메이르는 그 푸른 옷에 당시 가장 값비싼 안료였던 울트라마린을 아낌없이 썼어요. 흥미롭게도 이 그림은 페르메이르의 실내화 가운데 유일하게 방의 구석이나 바닥, 천장이 한 조각도 보이지 않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우리의 시선은 다른 데로 새지 못하고 오로지 여인과 편지에만 집중되지요. 둥글게 부푼 듯한 그녀의 실루엣을 두고 임신한 모습이라 보는 이도 있지만, 그 시절 유행하던 헐렁한 옷차림 탓일 뿐이라는 해석도 있답니다. 어느 쪽이든 그 부드러운 곡선이 화면에 한층 깊은 정감을 더하지요.

지도와 진주, 그리고 부재하는 누군가

페르메이르의 그림은 늘 조용한 단서들로 가득해요. 여인의 등 뒤 벽에는 네덜란드 홀란트 지방의 커다란 지도가 걸려 있는데, 이 지도는 멀리 떠난 누군가 — 어쩌면 여행 중인 남편 — 가 보낸 편지일지 모른다는 상상을 불러일으키지요. 실제로 같은 지도는 그의 다른 작품 《장교와 웃는 소녀》에도 등장한답니다. 한편 탁자 위에 희미하게 놓인 진주 상자는, 때로 허영이나 연인을 암시하는 소품이기도 해요. 편지의 내용은 끝내 우리에게 보이지 않지만, 바로 그 빈자리야말로 이 그림의 매력입니다. 편지를 읽는다는 지극히 사적인 행위가 그의 여러 작품에 거듭 등장하는데, 평범한 순간 속에 인간의 그리움과 기다림이 고스란히 비쳐 들기 때문이지요.

관람 포인트

먼저 여인의 얼굴과 편지를 쥔 두 손에 눈을 모아 보세요. 입술을 살짝 다물고 숨을 멈춘 듯한 그 표정에, 소식을 향한 온 마음이 실려 있답니다. 그다음 화면을 적시는 빛의 방향을 따라가 보세요. 보이지 않는 왼쪽 창에서 들어온 빛이 어떻게 여인을 감싸고 푸른 옷을 환히 밝히는지 느껴 보시길 바라요. 화면을 지배하는 청색과 옅은 황토색의 어우러짐도 눈여겨볼 만하답니다. 그리고 여인이 두 손으로 편지의 양 끝을 살며시 받쳐 든 모양새를 보세요. 종이가 미세하게 떨리는 듯한 그 자세에, 떨림과 설렘이 고스란히 묻어난답니다. 마지막으로 뒤편 벽의 지도와 탁자 위 진주 상자로 시선을 옮겨 보세요. 페르메이르가 말없이 흩뿌려 둔 이 단서들이, 화면 밖에 있는 또 다른 누군가의 존재를 가만히 일깨운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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