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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너스와 마르스

Venus and Mars

산드로 보티첼리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Venus and Mars is a panel painting of about 1485 by the Italian Renaissance painter Sandro Botticelli. It shows the Roman gods Venus, goddess of love, and Mars, god of war, in an allegory of beauty and valour. The youthful and voluptuous couple recline in a forest setting, surrounded by playful baby satyrs.

도슨트 이야기

그림 속 마르스는 완전히 무장 해제되어 있어요. 투구는 아기 사티로스가 집어 들었고, 창도 다른 녀석의 손에 들려 있고, 흉갑 안에는 또 한 녀석이 파고들어 낮잠을 자고 있죠. 전쟁의 신은 아랑곳 않고 깊이 잠들어 있어요.

그의 귀 가까이에 작은 소라 껍데기를 힘껏 불어대는 사티로스가 있지만, 마르스는 꼼짝도 하지 않아요. 잠에서 깨어나는 것은 오직 비너스뿐이에요. 옷을 갖춰 입은 채 조용히 앞을 바라보는 그녀의 시선은 침착하고, 그 침착함 안에 무언가 의미심장한 것이 담겨 있어요.

말벌 떼가 마르스의 머리 주변을 맴돌고 있어요. 학자들은 이 말벌이 그림을 의뢰한 베스푸치 가문을 암시한다고 봐요. '베스푸치'라는 이름이 이탈리아어로 '작은 말벌들'을 뜻하고, 당시 후원자의 문장을 그려 넣던 자리 — 오른쪽 위 나무 속 — 에 정확히 말벌집이 자리하고 있거든요.

이 그림은 아마도 결혼 기념화로 주문되었을 거예요. 가로로 긴 화면에 침실 가구에 끼워 넣기 좋은 형식이고, 르네상스 피렌체에서는 잠자리 후 잠드는 남성의 모습이 웨딩 선물 그림의 단골 농담 소재이기도 했죠. 사랑이 전쟁을 누른다는 오래된 생각을, 보티첼리는 말벌들의 윙윙거림과 잠든 군신의 이완된 몸으로 가장 우아하게 풀어냈어요.

이렇게 보세요
  • 두 얼굴왼쪽 비너스는 두 눈을 또렷이 뜨고 차분히 기대어 있고, 오른쪽 마르스는 고개를 젖힌 채 입을 살짝 벌리고 곯아떨어졌어요. 깨어 있음과 잠듦이 화면을 좌우로 가르죠.
  • 갑옷을 든 아기들둘 사이로 아기 사티로스들이 긴 창을 메고 가고, 한 녀석은 마르스의 투구를 머리에 푹 뒤집어썼어요. 잠든 신의 무기가 장난감이 되어 버린 셈이에요.
  • 귓가의 소라오른쪽 끝, 마르스의 귀에 작은 소라 고둥을 바짝 대고 힘껏 부는 아기가 보여요. 그래도 깨어날 기색이 전혀 없는 게 이 장면의 농담이죠.
  • 옷차림의 대비비너스는 금실로 가장자리를 두른 흰 옷을 빈틈없이 갖춰 입었는데, 마르스는 천 한 자락만 걸친 맨몸이에요. 단정한 여신과 무방비한 신이 묘하게 마주 보고 있죠.
  • 오른쪽 위 구멍화면 오른쪽 위 어두운 나뭇잎 사이, 동그란 나무 구멍이 하나 뚫려 있어요. 후원자 가문의 표식일지 모를 작은 자리랍니다.

잠든 마르스를 둘러싼 이 아기들의 장난, 그중 무엇이 당신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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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축복하기 위한 그림

《비너스와 마르스》는 이탈리아 르네상스의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1485년 무렵 패널에 그린 작품이에요. 사랑의 여신 비너스와 전쟁의 신 마르스를 나란히 눕혀, 아름다움과 용맹의 알레고리를 펼쳐 보였죠. 가로로 길쭉한 화면과 인물을 바짝 끌어당긴 구도로 보아, 이 그림은 본래 신혼 부부의 침실을 장식하기 위한 가구의 일부, 곧 침대 머리판이나 긴 의자의 등받이 같은 곳에 끼워 넣었던 것으로 보여요. 결혼을 축복하는 그림이었던 셈이죠. 보티첼리는 메디치가의 시인이자 인문학자였던 폴리치아노 같은 조언자와 함께 이 박학한 도상을 구상한 것으로 짐작돼요. 《프리마베라》나 《비너스의 탄생》과 형제 같은 작품이지만, 이 그림만은 피렌체 우피치가 아니라 1874년부터 런던 내셔널 갤러리에 있답니다.

곯아떨어진 전쟁의 신

화면을 보면 비너스는 말똥말똥 깨어 있는데, 마르스는 입을 벌린 채 완전히 곯아떨어져 있어요. 장난꾸러기 아기 사티로스 넷이 그 틈을 놓치지 않죠. 하나는 마르스의 투구를 뒤집어쓰고, 둘은 그의 긴 창을 메고 가며, 또 하나는 가슴 갑옷 속으로 기어 들어가 있어요. 한 녀석은 작은 소라 고둥을 마르스의 귀에 대고 힘껏 부는데, 아무리 불어도 깨어날 기색이 없죠. 두 사람이 사랑을 나눈 뒤라는 것을, 르네상스 시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아챘을 거예요. 사랑을 나눈 남자가 곯아떨어지는 장면은 당시 결혼식의 짓궂은 농담거리였거든요. '사랑이 전쟁을 잠재운다'는 우아한 뜻이, 이렇게 천진한 장난으로 풀려 나온 셈이에요.

말벌과 고전의 메아리

마르스의 머리맡에는 말벌 떼가 윙윙거리며 날고 있어요. 사랑에는 으레 아픔이 따른다는 뜻으로 읽기도 하지만, 곰브리치는 다른 해석을 내놓았죠. 이탈리아어로 '작은 말벌들'을 뜻하는 베스푸치 가문의 문장이 바로 말벌이었거든요. 보티첼리의 어린 시절 이웃이자 후원자였던 그들이 이 그림을 주문했을 수 있다는 거예요. 마침 말벌집이 그려진 오른쪽 위 나무 구멍은, 흔히 후원자의 문장이 들어가던 자리랍니다. 한편 잠든 마르스와 그의 갑옷을 가지고 노는 아기들의 구도는, 로마 시대 작가 루키아노스가 묘사한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혼인 그림에서 빌려 온 것으로 여겨져요. 보티첼리가 사라진 고대 회화의 영광을 되살리려 했음을 보여 주는 대목이죠.

관람 포인트

먼저 비너스와 마르스의 시선을 견주어 보세요. 깨어 있는 비너스의 또렷한 눈빛과, 입을 벌린 채 잠든 마르스의 무방비한 얼굴이 묘한 대조를 이룹니다. 다음으로 아기 사티로스 넷을 하나하나 찾아보세요. 투구를 쓴 녀석, 창을 멘 둘, 갑옷 속에 들어간 녀석, 그리고 귓가에 소라를 부는 녀석까지, 각자의 장난이 다 다르답니다. 그러고 나서 오른쪽 위 나무 구멍의 말벌집을 확인해 보세요. 후원자 가문의 서명일지 모를 작은 단서예요. 마지막으로 옷을 모두 갖춰 입은 비너스에 주목하세요. 《비너스의 탄생》의 벌거벗은 여신과 달리, 여기서는 정숙한 아내의 모습이에요. 결혼을 축복하던 그림이라는 사실이, 그 단정한 옷차림에 고스란히 담겨 있답니다.

이 작품이 속한 기획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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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irth of Venus
비너스의 탄생
산드로 보티첼리

조개 위의 비너스, 피렌체 르네상스가 꿈꾼 이교적 아름다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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