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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레리에 대해 강연하는 철학자

A Journalist Lecturing on the Orrery

조지프 라이트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A Philosopher Lecturing on the Orrery, or the full title, A Philosopher giving that Lecture on the Orrery in which a lamp is put in place of the Sun, is a 1766 painting by Joseph Wright of Derby depicting a lecturer giving a demonstration of an orrery – a mechanical model of the Solar System – to a small audience. It is now in the Derby Museum and Art Gallery The painting preceded his similar An Experiment on a Bird in the Air Pump.

도슨트 이야기

1766년에 그려진 이 그림은 작은 강연 장면을 담고 있어요. 한 철학자가 태양계 모형, 즉 오레리 앞에 서서 청중에게 설명하고 있고, 오레리 중심부에 놓인 등불 하나가 방 전체를 비추고 있어요. 등불은 태양 역할을 하는 것이자, 극적인 명암을 만들어내는 장치이기도 하지요.

더비 출신의 조지프 라이트는 이 그림에서 단순히 강연 풍경을 기록하려 하지 않았어요. 그는 과학적 경이로움을 종교화가 신성한 기적을 표현하던 방식 그대로 화폭에 담으려 했어요. 당시 리뷰에서 어떤 평자는 그를 '기묘한 분야에서 매우 위대하고 보기 드문 천재'라고 불렀어요.

청중의 얼굴을 자세히 보면 신기한 사실이 하나 있어요. 각 인물의 얼굴이 초승달, 반달, 볼록달, 보름달 등 달의 위상을 하나씩 보여준다는 거예요. 그림 속에서조차 천체의 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에요.

이 작품은 당시 영국 화단에서 역사화 중심의 장르 위계에 도전하는 그림들 가운데 하나였어요. 과학 강연이라는 일상의 장면이 성화(聖畫)와 같은 무게와 엄숙함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줬으니까요.

촛불이 오레리를 감싸는 그 빛 속에서, 사람들은 무엇을 본 걸까요. 라이트는 그것이 종교적 경이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이렇게 보세요
  • 하나의 광원화면 중심, 둥근 황금빛 고리들 안쪽에서 빛이 새어 나와요. 태양을 대신한 등불이 거기 숨어, 이 어두운 방 전체를 홀로 밝히지요.
  • 빛이 빚은 얼굴그 빛에 가장 환히 드러난 건 고리 안을 들여다보는 두 아이의 동그란 얼굴이에요. 빛에서 멀어질수록 어른들의 얼굴은 차츰 그늘에 잠겨, 저마다 다른 밝기로 떠올라요.
  • 둘러앉은 원사람들이 기계를 빙 둘러싸 하나의 원을 이뤄요. 메모하는 이, 팔짱 끼고 골똘한 이, 턱을 괸 이까지, 모두의 몸이 가운데 빛을 향해 기울어 있죠.
  • 강연자위쪽 가운데, 흰 머리에 붉은 가운을 걸친 인물이 우리를 마주 봐요. 다른 이들이 모두 장치를 향할 때 그만 화면 밖 우리에게 시선을 건네지요.
  • 어둠의 무게배경은 거의 칠흑이라 오른쪽 책장만 어렴풋해요. 이 짙은 어둠이 있어 가운데 빛이 마치 경이로운 발견의 순간처럼 솟아오르네요.

둘러앉은 얼굴들 가운데, 빛을 가장 많이 받은 이는 누구이고 가장 적게 받은 이는 누구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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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양 대신 등불 하나

조지프 라이트가 1766년에 그린 이 작품의 본래 긴 제목은 《오레리에 대해 강연하는 철학자, 그 안에서 등불이 태양을 대신하는 강연》이에요. 화면 한가운데 놓인 '오레리'는 태양과 행성들의 운행을 보여 주는 태양계 기계 모형인데, 그 중심에 놓인 등불 하나가 태양 역할을 대신하지요. 한 학자가 이 장치 앞에서 강연을 펼치고, 어른과 아이들이 둥글게 모여 그 빛을 받으며 귀를 기울입니다. 라이트는 촛불과 등불의 빛을 다루는 데 비범한 화가였어요. 이 그림은 그가 처음 시도한 '촛불 명화'의 흐름 위에 있는데, 한 해 앞서 그린 《촛불 아래 검투사상을 살피는 세 사람》에 뒤이은 작품이지요. 그런데 이번에는 고전 조각 대신 '과학'을 화면 중심에 세웠다는 점에서, 당대에 한층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답니다.

과학을 종교화처럼 그리다

이 그림이 미술사에서 특별한 까닭은, 라이트가 과학적 '경이'를 마치 종교적 기적처럼 경건하게 그려 냈다는 데 있어요. 그전까지 사람들이 무언가에 압도되어 경외하는 표정은 거의 언제나 종교적 사건을 그릴 때만 허락되었지요. 그러나 라이트에게는 기술 시대의 경이로움이 위대한 종교화의 주제만큼이나 숭고했어요. 그래서 그는 오레리를 둘러싼 사람들의 얼굴에, 신비를 마주한 듯한 깊은 경외감을 담았어요. 여기서 촛불 같은 단 하나의 광원은 단순한 멋내기가 아니에요. 오레리 시연에서는 태양을 대신한 등불이 드리우는 그림자야말로 행성의 운행을 보여 주는 핵심이었으니까요. 빛과 그림자가 곧 '내용' 그 자체였던 셈이지요. 18세기 후반, 이 작품은 고전 신화를 다룬 역사화만을 떠받들던 프랑스식 장르 위계에 도전한 영국 회화의 한 흐름을 대표합니다. 당대의 한 평자는 라이트를 두고 '아주 독특한 방식의 위대하고 보기 드문 천재'라 불렀어요.

달의 위상을 품은 얼굴들

이 그림에는 흥미로운 뒷이야기가 가득해요. 라이트는 주문도 받지 않은 채 이 그림을 그렸는데, 자신의 오레리를 소장하고 있던 페러스 백작(워싱턴 셜리)이 사 주리라 기대했던 듯해요. 실제로 백작은 1766년 미술가협회 전시에서 이 그림을 210파운드에 사들였지요. 그림 속에서 메모를 적는 인물은 화가의 친구 피터 퍼레즈 버데트로, 오레리 곁에 앉은 인물은 페러스 백작 본인으로 여겨져요. 강연자의 모델이 누구인지를 두고는 학자들 사이에서 의견이 갈리는데, 시계·오레리 장인 존 화이트허스트라는 설, 혹은 메리 울스턴크래프트를 가르친 학자 존 아든이라는 설이 있어요. 무엇보다 놀라운 점은, 둘러앉은 어른들의 얼굴이 저마다 초승달·반달·상현·보름달 같은 달의 위상을 하나씩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에요. 빛이 인물 하나하나를 비추는 정도가 곧 달이 차고 기우는 모습인 셈이지요. 이 그림은 지금 더비 박물관·미술관에 영구 전시되어 있고, 그 곁에는 그림 속 오레리를 본떠 만든 작동하는 복제품이 함께 놓여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 한가운데, 태양을 대신한 등불에서 시선을 시작하세요. 그 빛이 어디까지 닿고 어디서 어둠에 잠기는지 따라가다 보면, 라이트가 빛으로 이 그림 전체를 어떻게 조율했는지 느껴집니다. 다음으로 오레리를 둘러싼 사람들의 표정을 한 명씩 살펴보세요. 메모하는 이, 골똘히 들여다보는 아이, 경외에 잠긴 어른의 얼굴이 저마다 달의 위상처럼 빛을 다르게 받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화면 가까이서 강연을 듣는 두 아이의 동그란 얼굴에 머물러 보세요. 앎이 사람을 비추는 계몽의 순간이, 등불빛을 받은 그 천진한 표정 위에 가장 환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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