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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롯의 여인

The Lady of Shalott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Lady of Shalott is a painting of 1888 by the English painter John William Waterhouse. It is a representation of the ending of Alfred, Lord Tennyson's 1832 poem of the same name. Waterhouse painted three versions of this character, in 1888, 1894 and 1915. It is one of his most famous works, which adopted much of the style of the Pre-Raphaelite Brotherhood, though Waterhouse was painting several decades after the Brotherhood split up during his early childhood.

도슨트 이야기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888년에 그린 이 그림은 테니슨의 시 '샬롯의 여인'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담고 있어요. 시 속의 여인은 탑 안에 갇혀 거울에 비친 세상만 볼 수 있었어요. 창밖을 직접 바라보면 저주가 내린다는 금령 아래서요. 그녀는 거울에 비친 세상을 태피스트리로 짜며 세월을 보냈어요.

어느 날, 거울 속에 기사 랜슬롯이 지나가는 모습이 비쳤어요. 여인은 세 발짝을 내딛어 창밖을 바라보고 말았어요. 그 순간 거울이 금이 갔고, 저주가 내렸다는 것을 그녀는 깨달았어요. 워터하우스의 그림은 바로 그 다음 장면이에요. 여인은 강가로 내려와 배에 올라탔어요. 이미 돌이킬 수 없는 걸 알면서도.

그림 속 배의 이물에는 십자가와 촛불 세 자루가 있어요. 두 자루는 이미 꺼져 있어요. 생명을 상징하는 촛불이 하나씩 꺼져가는 것이에요. 여인의 드레스는 선명한 흰색이지만, 주변은 짙은 어둠이에요. 그녀가 앉은 자리 아래엔 자신이 짜온 태피스트리가 깔려 있어요. 평생의 작업이 마지막 배의 자리가 된 셈이죠.

워터하우스는 라파엘전파 형제단이 이미 해산한 뒤에 태어났지만, 평생 그 정신을 이어받은 화가로 평가받아요. 그는 이 한 편의 시에서만 세 번의 그림을 그렸어요. 1888년, 1894년, 그리고 1915년에요. 그림은 1894년 헨리 테이트 경이 대중에게 기증했고, 지금도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서 볼 수 있어요.

이렇게 보세요
  • 체념한 얼굴작은 배에 홀로 앉은 여인이 입을 살짝 벌리고 먼 데를 바라봐요. 아련하고 모든 걸 내려놓은 듯한 그 눈빛에, 죽음을 향해 흘러가는 이의 마음이 응축되어 있지요.
  • 꺼져 가는 촛불뱃머리 쪽에 세워진 초 세 자루를 찾아보세요. 생명을 뜻하는 그 불빛 가운데 이미 꺼진 것이 있어, 여인의 운명이 다해 감을 소리 없이 일러 준답니다.
  • 깔고 앉은 태피스트리여인이 깔고 앉은 화려한 천은 평범한 방석이 아니에요. 탑에 갇혀 거울만 보며 손수 짜낸 그 태피스트리이지요. 갇힌 삶의 흔적을 깔고 마지막 길을 떠나는 셈이랍니다.
  • 어둠 속 흰옷짙게 우거진 검은 숲과 검은 뱃전을 배경으로, 여인의 흰 드레스만 환하게 도드라져요. 그 강렬한 대비가 시선을 오롯이 그에게 붙들어 두지요.
  • 물풀과 강가뱃머리 앞으로 마른 갈대와 물풀이 우거지고, 잔잔한 수면 위로 가을 빛이 흩어져요. 슬픈 전설이 이렇게 고요한 자연 속에 잠겨 있답니다.

이 여인은 노래하는 중일까요, 아니면 막 그 노래를 멈추려는 참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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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로만 세상을 보던 여인

한 여인이 작은 배에 홀로 앉아 있어요. 체념한 듯 입을 살짝 벌리고, 어딘가 아련하고 애잔한 표정으로 죽음을 향해 강을 따라 흘러가지요. 영국 화가 존 윌리엄 워터하우스가 1888년에 그린 이 그림은, 알프레드 테니슨이 1832년에 쓴 같은 제목의 시 '샬롯의 여인'의 마지막 장면을 화폭에 옮긴 거예요. 워터하우스는 이 인물에 깊이 매료되어 1888년, 1894년, 1915년 세 번에 걸쳐 그렸는데, 그 가운데 이 첫 번째 작품이 그의 가장 유명한 그림으로 꼽힌답니다.

시 속 여인은 아서왕 전설에 나오는 '아스톨라트의 일레인'에서 느슨하게 빌려 온 인물이에요. 정체를 알 수 없는 저주에 묶여 탑에 갇힌 채, 바깥을 직접 내다보아서도 안 되고 오직 거울에 비친 세상만 볼 수 있었지요. 그는 거울 아래 앉아, 거울에 비친 풍경을 태피스트리로 짜며 하루하루를 보냈어요. 기사 랜슬롯을 향한 이룰 수 없는 사랑을 마음에 품은 채로요.

저주를 깨뜨린 순간

그러던 어느 날, 거울에 말을 탄 랜슬롯의 모습이 비쳐요. 여인은 충동적으로 방을 가로질러 세 걸음을 내디뎌 그를 직접 바라보고 말지요. 그 순간 거울이 쩍 갈라지고, 저주가 자신에게 내렸음을 깨달아요. 가을 폭풍이 몰아치는 날, 여인은 배에 올라 뱃머리에 '샬롯의 여인'이라 적고는, 카멜롯을 향해, 그리고 정해진 죽음을 향해 노를 저어 가며 비탄의 노래를 불러요. 얼마 뒤 카멜롯의 기사와 귀부인들이 그의 얼어붙은 시신을 발견하는데, 그중 한 사람이 바로 랜슬롯이었고, 그는 여인의 영혼에 자비를 베풀어 달라 신께 기도하지요.

워터하우스가 붙든 것은 바로 이 마지막 출항의 한순간이에요. 여인은 자기가 짠 태피스트리 위에 앉아 운명을 마주하러 떠나고 있어요. 뱃머리에는 등불이 걸려 있고, 그 곁에 십자가상과 초 세 자루가 놓여 있지요. 초는 생명을 상징하는데, 그중 둘은 이미 꺼져 있답니다. 여인의 죽음이 머지않았음을 말없이 일러 주는 것이지요.

라파엘전파의 마지막 메아리

이 그림에는 라파엘전파 특유의 밝고 선명한 색채가 가득해요. 흥미로운 점은, 정작 라파엘전파 형제회가 해체된 것은 워터하우스가 아주 어린 시절이었다는 거예요. 그러니까 그는 형제회가 사라지고 수십 년이 지난 뒤에, 그들의 감성과 양식을 되살려 그린 셈이지요. 어두운 배경 위로 새하얗게 도드라지는 여인의 드레스, 자연의 아름다움을 한껏 살린 묘사, 그리고 연약하면서도 아련한 그 얼굴 표정에서 워터하우스의 빼어난 솜씨가 잘 드러나요. 영국의 강가에서 볼 법한 물풀, 그리고 제비 두 마리 같은 자연스러운 세부도 곳곳에 숨어 있지요.

테니슨의 시는 라파엘전파의 시인과 화가들에게 무척 사랑받았어요. 단테 가브리엘 로세티, 윌리엄 홀먼 헌트 같은 화가들도 이 시를 그림으로 옮겼답니다. 워터하우스는 평생 테니슨과 존 키츠의 시에 몰두했고, 1886년부터 1915년 사이에 이 시의 여러 장면을 거듭 화폭에 담았어요. 이 작품은 1894년 헨리 테이트 경이 대중에게 기증했고, 지금은 런던 테이트 브리튼에 걸려 있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뱃머리에 놓인 초 세 자루를 찾아보세요. 그중 둘이 이미 꺼져 있다는 걸 확인하는 거예요. 생명을 뜻하는 그 작은 불빛들이 다해 가는 모습이, 여인의 운명을 소리 없이 예고한답니다. 다음으로 여인이 깔고 앉은 천을 보세요. 평범한 방석이 아니라, 그가 탑에 갇혀 거울만 보며 짜낸 바로 그 태피스트리예요. 갇힌 삶의 흔적을 깔고 마지막 길을 떠나는 셈이지요. 그리고 여인의 얼굴 표정에 머물러 보세요. 연약하고 아련한, 모든 것을 체념한 듯한 그 눈빛에 워터하우스의 섬세함이 응축되어 있어요. 끝으로 어둑한 배경과 새하얀 드레스의 강렬한 대비, 그리고 물풀과 제비 같은 자연의 세부를 천천히 더듬어 보세요. 슬픈 전설 한 편이 어쩌면 이렇게 고요하고 아름답게 그려질 수 있는지, 가만히 느껴 보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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