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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

They Did Not Expect Him

일리야 레핀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러시아어: Не ждали 네 즈달리[*])는 러시아 제국의 화가 일리야 레핀이 1884년 제작에 착수하여 1888년 완성한 그림이다. 러시아 인민주의자가 유형 생활을 마치고 가족을 맞이하는 모습을 묘사한 작품으로, 러시아의 혁명을 묘사한 작품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는 작품 중 하나이다.

도슨트 이야기

문이 열리는 순간, 방 안의 모든 것이 멈춥니다. 남루한 외투를 걸친 남자가 문간에 서 있어요. 오랜 유형(流刑)에서 돌아온 혁명가입니다. 그는 조심스럽게, 그러나 되돌릴 수 없는 발걸음으로 안으로 들어서려 해요.

레핀은 이 그림을 1884년부터 수년에 걸쳐 그렸어요. 캔버스를 판 뒤에도 계속 손을 댔는데, 가장 많이 바꾼 것이 돌아온 남자의 얼굴 표정이었어요. 영웅의 당당함과 순교자의 지침 사이에서, 그는 결국 '물음표'를 골랐어요 — 두 가지가 함께 담긴, 묻는 듯하면서도 불안한 얼굴로요.

방 안의 반응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달라요. 피아노 앞에 앉은 아내는 반가움과 당혹감 사이에서 몸을 굳혔어요. 탁자의 소년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돌아봤고, 어린 딸은 아직 이 남자가 누군지 모르는 듯 고개를 옆으로 기울이고 있어요. 그리고 앞쪽의 어머니 — 굽은 등, 의자를 밀고 일어서는 몸짓 — 그 한 동작에 세월이 다 담겨 있어요. 레핀이 구성의 중심으로 삼은 것은 아들과 어머니의 시선 교환이었어요.

벽에 걸린 그림들도 말을 걸어와요. 민주주의 시인 네크라소프와 셰프첸코의 초상, 골고다의 그리스도, 암살된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임종 그림. 이 방의 주인들이 무엇을 믿고 무엇을 잃었는지가 벽에 새겨져 있어요.

'아무도 기다리지 않았다'라는 제목은 그 순간의 모든 것을 담고 있어요. 기다리지 않았지만 기다리고 있었던 사람들, 돌아왔지만 아직 낯선 남자, 기쁨인지 두려움인지 모를 한 장면. 레핀은 혁명을 그리지 않았어요. 그것이 가족의 문을 두드리는 순간을 그렸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문가의 남자왼편 문으로 야윈 남자가 외투 차림에 모자를 들고 머뭇거리며 들어서요. 한 발만 방 안에 들인 그 어정쩡한 자세에, 돌아온 자의 어색함이 배어 있지요.
  • 일어서는 여인화면 가운데, 검은 옷의 여인이 의자를 짚고 몸을 반쯤 일으켜 그를 향해요. 등을 보인 그 멈칫한 몸짓에 차마 믿기지 않는 마음이 담겼지요.
  • 식탁의 아이들오른쪽 식탁의 소년은 환히 반기는 얼굴인데, 곁의 어린 소녀는 누군지 모르겠다는 듯 눈을 치켜뜨고 곁눈질해요. 한 식탁에 기쁨과 경계가 함께 있지요.
  • 쏟아지는 빛왼쪽 큰 창으로 든 햇빛이 맨바닥에 환하게 깔리고, 그 빛을 등진 남자는 어둑한 실루엣으로 남아요. 빛과 그림자가 재회의 긴장을 또렷이 갈라 놓지요.
  • 벽의 작은 액자들오른편 벽엔 초상과 그림 액자가 여럿 걸려 있어요. 무심히 지나칠 이 작은 그림들이 방의 사연을 말없이 거들지요.

이 식구들의 얼굴에서, 당신은 어떤 감정을 가장 먼저 읽으셨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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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이 열리는 그 한순간

일리야 레핀이 1884년부터 1888년까지 매달린 이 그림은, 단 한순간을 담고 있어요. 한 남자가 방문을 열고 들어서는 바로 그 찰나이지요. 그는 시베리아 유형에서 돌아온 혁명가, 그러니까 19세기 러시아의 인민주의 조직 '인민의 의지'에 몸담았던 인물로 짐작돼요. 긴 형기가 흔하던 그 시절, 유배지에서 살아 돌아온다는 건 거의 일어날 수 없는 기적 같은 일이었답니다.

그래서 방 안의 식구들은 그를 알아볼 듯 말 듯한 표정으로 얼어붙어 있어요. 피아노 앞에 앉은 아내의 머뭇거리는 기쁨, 식탁의 소년이 보내는 반가움, 그가 누구인지 아직 모르는 듯 곁눈질하는 어린 소녀, 문가에서 경계하며 놀란 하녀, 그리고 앞쪽에 굽은 등으로 서 있는 노모까지. 레핀은 이 다양한 감정들을, 그것이 솟아오르는 바로 그 순간 그대로 화폭에 붙들어 두었어요.

모델이 된 사람들

흥미롭게도 이 그림 속 인물들은 모두 레핀의 곁에 실제로 있던 사람들이에요. 그는 상트페테르부르크 근교 마르티시키노의 별장에서 가족과 지인들을 모델로 세워 이 작품을 그렸지요. 유형수의 어머니는 화가의 아내 베라와 비평가 스타소프의 딸 바르바라를 함께 본떠 그렸고, 식탁의 아이는 이웃집 아들 세르게이 코스티체프가 모델이 되었어요. 이 소년은 훗날 이름난 생화학자이자 학술원 회원이 된답니다.

방으로 들어서는 남자의 얼굴에는 작가 프세볼로트 가르신의 모습이 어려 있어요. 그런데 레핀은 이 남자의 얼굴만큼은 좀처럼 놓아주지 못했어요. 1885년, 1887년, 1888년에 걸쳐 거듭 다시 손을 댔는데, 대부분이 바로 이 들어서는 남자의 표정에 관한 것이었지요. 영웅의 당당함과 순교자의 지친 기색 사이에서, 레핀은 끝내 묻는 듯 망설이는 표정을 택했어요. 그 안에는 영웅적인 기개와 깊은 고통이 함께 깃들어 있답니다.

벽에 걸린 작은 그림들

이 작품은 처음 1884년 이동파의 제12회 순회전에 걸렸어요. 수집가 파벨 트레티야코프는 처음엔 사기를 망설였지만, 순회전이 끝날 무렵 마음을 바꿔 5천 루블에서 7천 루블로 값을 올려 이 그림을 사들였지요. 미술사가 이고리 그라바리는 이 작품과 '이반 뇌제와 그의 아들'을 두고 레핀 생애의 두 정점이라 했고, 드미트리 사라뱌노프는 19세기 러시아 회화의 봉우리 가운데 하나로 꼽았답니다.

레핀은 이 귀향에 정치적이면서도 영적인 의미를 담았어요. 형벌을 받고 돌아온 이를 맞는 장면을, 그는 복음서의 부활 이야기처럼 그렸지요. 의자를 밀치며 아들에게 다가서는 노모의 몸짓은 라자로의 부활이나 엠마오의 만찬을 떠올리게 해요. 방의 벽에 걸린 작은 그림들도 이 뜻을 거들어요. 민중 시인 네크라소프와 셰브첸코의 초상, 골고다의 그리스도, 그리고 인민주의자들에게 암살된 황제 알렉산드르 2세의 임종 장면까지. 이 작은 액자들이 말없이 이야기의 깊이를 더한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방으로 들어서는 남자의 얼굴을 오래 들여다보세요. 레핀이 네 해에 걸쳐 거듭 고쳐 그린 곳이 바로 여기예요. 영웅도 순교자도 아닌, 묻는 듯 망설이는 그 표정을 음미해 보세요. 다음으로 노모를 보세요. 굽은 등으로 의자를 밀치며 아들에게 다가서는 그 몸짓이, 낯선 손님 같은 아들과 나머지 식구들을 잇는 다리가 되어 준답니다. 그림의 한가운데에 놓인 노모의 손과 며느리의 손도 견주어 보세요. 식구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표정이 저마다 다른 것도 놓치지 마세요. 기쁨, 머뭇거림, 경계, 알아보지 못함이 한 화면에 동시에 펼쳐져 있어요. 마지막으로 벽에 걸린 작은 초상들과 그림들을 찾아보세요. 네크라소프와 셰브첸코, 골고다의 그리스도, 죽은 황제까지 — 그 작은 액자들이 이 재회의 무게를 조용히 일러 준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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