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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

Barge Haulers on the Volga

일리야 레핀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볼가강에서 배를 끄는 인부들(러시아어: Бурлаки на Волге 부를라키 나 볼게[*])은 일리야 레핀이 1870년부터 1873년까지 제작한 유화 작품이다. 본 작품은 항만 노동자들의 고됨을 표현했으며 당시 러시아 민중의 고달픈 삶을 생생히 나타낸 러시아 사실주의 미술의 걸작으로 평가받는다.

도슨트 이야기

1870년 여름, 젊은 화가 일리야 레핀은 볼가 강변을 여행하다 한 장면에 발길이 멈췄어요. 가죽 줄에 묶인 채 강물을 거슬러 배를 끄는 사람들 — '부를라크'라 불리는 뱃줄꾼들이었어요. 레핀은 처음에 화사한 뱃놀이 관광객과 이들을 대비시키는 얕은 구상을 했지만, 실제로 그들과 가까워지면서 계획이 바뀌었어요.

레핀이 가장 마음을 빼앗긴 이는 맨 앞을 이끄는 카닌이라는 전직 사제였어요. 수건을 두르고 낡은 옷을 기워 입었지만, 화가는 그 얼굴에서 '동방의 어떤 것', 방대하고 지혜로운 이마, 깊이를 헤아릴 수 없는 눈빛을 보았어요. 카닌은 관람자 쪽을 응시하며 화면 맨 앞에 서 있어요.

열한 명의 행렬은 오른쪽으로 갈수록 기력이 빠지고, 마지막 사람은 거의 대열에서 이탈할 듯 비틀거려요. 그 한가운데에서 금발 소년만이 허리를 곧게 세우고 줄을 당기며 멀리 어딘가를 바라봐요. 동료들의 칙칙한 색조 속에서 유독 밝게 빛나는 존재예요.

배경에는 작은 증기선이 희미하게 그려져 있어요. 이렇게 몸을 혹사하지 않아도 될 수 있는 시대 — 그러나 이 열한 명은 여전히 가죽 줄을 맸어요. 게다가 돛대에는 러시아 국기가 거꾸로 걸려 있어요. 레핀이 남긴 가장 조용한 항의예요.

도스토옙스키는 이 그림을 직접 보고 생각을 바꿨어요. '그들은 진짜 뱃줄꾼이었고, 그게 전부였다. 볼수록 우리가 이 민중에게 빚을 졌다는 느낌이 든다'고 썼지요. 레핀은 불쌍하다고 외치지 않았어요. 그저 그 얼굴들을 그렸을 뿐이에요.

이렇게 보세요
  • 끌리는 줄열한 명이 한 줄로 묶여 밧줄을 어깨에 걸고 모래밭을 끌고 와요. 머리 높이가 물결처럼 오르내려 한 걸음의 무게가 느껴지죠.
  • 앞장선 얼굴맨 앞 흰 천을 두른 남자는 깊은 눈빛으로 정면을 응시해요. 무리를 이끄는 묵직한 위엄이 서려 있어요.
  • 버티는 청년무리 한가운데, 유독 밝은 옷의 젊은이만 허리를 펴고 고개를 들어요. 가죽 끈에 손을 대고 풀어내려는 듯한 그 자세가 체념의 행렬 속에서 도드라지죠.
  • 저무는 시대저 멀리 강 위에 작은 배 한 척이 돛을 올린 채 떠 있어요. 사람의 힘으로 배를 끄는 시대가 끝나 가고 있음을 넌지시 일러 줘요.
  • 텅 빈 모래인물들 오른쪽으로 텅 빈 모래밭이 넓게 펼쳐져, 갈 길이 아직 멀다는 막막함을 더해요.

같은 밧줄을 멘 이들인데, 그 마음까지 다 같아 보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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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가의 열한 사람

볼가강 강변을 따라, 열한 명의 인부가 밧줄로 거대한 바지선을 끌고 있어요. 물살을 거슬러 배를 상류로 끌어올리는 고된 일이죠. 무더위 속에서 누더기를 걸치고 가죽 끈을 몸에 두른 채, 허리를 잔뜩 구부려 한 걸음씩 나아가는 그들의 모습은 보는 것만으로도 숨이 막혀요. 일리야 레핀이 1870년에서 1873년에 걸쳐 그린 이 그림은, 19세기 러시아 서민의 고된 삶을 가장 생생하게 담아낸 걸작으로 꼽혀요. 레핀은 젊은 시절 볼가강을 여행하다 이 장면을 직접 목격하고, 평범한 사람들의 노동을 역사화에나 어울릴 법한 거대한 화폭에 담기로 마음먹었어요. 화면은 은빛이 도는 맑은 빛으로 그려져, 고된 노동의 장면에 오히려 서늘하고 장엄한 기운이 감돌아요.

한 사람 한 사람의 얼굴

이 그림이 특별한 건, 인부들이 그저 '무리'로 그려지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레핀은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을 실제 인물로 그렸어요. 전직 군인, 환속한 사제, 화가 출신까지 — 저마다 다른 사연을 지닌 이들을 모델로 삼았죠. 특히 맨 앞에서 무리를 이끄는, 머리에 천을 두른 인물은 카닌이라는 환속한 사제였어요. 레핀은 그의 깊은 눈빛과 넓은 이마에서 "성자 같은 위엄"을 느꼈다고 적었어요. 화면 한가운데, 유독 밝은 옷을 입은 젊은이도 눈에 띄어요. 다른 이들이 체념한 듯 고개를 떨군 가운데, 이 청년만은 허리를 펴고 먼 곳을 바라보며 가죽 끈을 풀어내려는 듯 버티고 있죠. 절망 속의 한 줄기 저항처럼요.

러시아를 뒤흔든 그림

이 그림이 처음 공개되자 러시아 사회는 크게 술렁였어요. 민중의 고된 삶을 미화 없이, 이토록 정면으로 담아낸 그림은 그전까지 드물었거든요. 레핀은 이 작품으로 '이동파(페레드비주니키)'라 불린 사실주의 화가 모임에 합류했어요. 아카데미의 격식을 거부하고, 지방 곳곳에서 전시를 열어 평범한 사람들에게 미술을 가까이 가져가려던 이들이었죠. 작가 도스토옙스키마저 이 그림에 깊이 감동했어요. 그는 인부들이 "나 좀 보라"며 동정을 구걸하지 않고, 그저 묵묵히 제 노동을 하고 있을 뿐이라는 점에 오히려 더 큰 울림을 느꼈다고 적었어요. 사회 비판을 담았으면서도, 정작 이 그림을 사들인 사람은 황제의 아들인 블라디미르 대공이었다는 점도 흥미롭고요. 1873년 빈 만국박람회에 걸려 동메달을 받으며 국제적인 명성도 얻었어요.

관람 포인트

먼저 열한 명의 인부가 이루는 줄을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따라가 보세요. 머리 높이가 물결처럼 오르내리며, 한 걸음 한 걸음의 고된 리듬이 느껴질 거예요. 그다음 맨 앞 카닌의 얼굴과, 한가운데 허리를 편 밝은 옷의 젊은이를 비교해 보세요 — 체념과 저항이 한 화면에 함께 담겨 있어요. 같은 노동을 견디는 서로 다른 마음이죠. 저 멀리 강 위에 떠 있는 작은 증기선도 찾아보시고요. 사람의 힘으로 배를 끄는 시대가 저물어 가고 있음을 넌지시 일러 주는 장치예요. 마지막으로 인부들의 햇볕에 그을린 몸과 지친 눈빛을 들여다보면, 레핀이 그들에게서 본 것이 비참함만이 아니라 묵직한 인간의 존엄이었음을 느낄 수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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