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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림도

Pine Trees

하세가와 도하쿠

분류
Paintings
지역
동아시아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The Pine Trees screen is a pair of six-panel folding screens by the Japanese artist Hasegawa Tōhaku , founder of the Hasegawa school of Japanese art. The precise date for the screens is not known, but they were clearly made in the late 16th century, in the Momoyama period, around 1595. The screens are held by the Tokyo National Museum, and were designated as a National Treasure of Japan in 1952.

도슨트 이야기

여섯 폭씩 한 쌍을 이루는 병풍이에요. 자욱한 안개 속에 소나무 숲이 오직 먹의 짙고 옅은 농담만으로 어렴풋이 떠올라요. 그린 부분보다 비워 둔 여백이 훨씬 더 많은 그림이지요.

일본 모모야마 시대의 화가 하세가와 도하쿠가 그렸어요. 텅 빈 안개가 오히려 깊은 적막과 여운을 자아내는, 동아시아 수묵화의 정수예요. 일본의 국보로, 도쿄 국립박물관에 있습니다.

이렇게 보세요
  • 비움이 주인공여섯 폭 가득, 그린 솔숲보다 비워 둔 자리가 훨씬 넓어요. 그 텅 빈 흰 공간이 곧 자욱한 안개가 되어, 깊은 적막을 자아내지요.
  • 먹의 농담솔숲이 오직 먹의 짙고 옅음만으로 떠올라요. 가까운 나무는 진하게, 안개 너머로 멀어질수록 옅게 흐려져, 거리가 먹빛 하나로 그려졌어요.
  • 나타났다 사라지는가운데 한 그루만 또렷하고, 양옆 나무들은 안개에 반쯤 잠겨 형체가 흐릿해요. 보고 있으면 솔숲이 떠올랐다 다시 스러지는 듯하지요.
  • 거친 붓자국솔잎과 가지를 보면, 무심하게 쓸어 낸 듯한 거친 붓질이 곳곳에 살아 있어요. 매끈하게 다듬지 않은 그 자유로움이 숲에 숨결을 불어넣어요.

이 안개 너머에는 무엇이 더 펼쳐져 있을 것 같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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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서 떠오르는 솔숲

이 작품은 일본 미술사에서 가장 사랑받는 수묵화 중 하나인 '송림도 병풍'이에요. 여섯 폭이 한 짝을 이루어 좌우 한 쌍을 이루는 큰 병풍으로, 각 폭의 높이는 약 156센티미터, 너비는 약 356센티미터에 이르지요. 아즈치모모야마 시대의 화가 하세가와 도하쿠가 그렸고, 1952년 일본의 국보로 지정되었으며 지금은 도쿄 국립박물관에 있어요.

이 그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그려진 것보다 비워 둔 여백이 훨씬 더 많다는 점이에요. 자욱한 아침 안개 속에서 솔숲이 오직 먹의 짙고 옅은 농담만으로 어렴풋이 떠올랐다 사라지지요. 멀리로는 눈 덮인 산자락까지 어렴풋이 비쳐요. '일본의 수묵화를 비로소 자립시킨 작품'이라는 평을 듣는 까닭이 바로 여기에 있답니다.

아버지의 슬픔이 담긴 그림

이 병풍에는 제작 연도가 적혀 있지 않지만, 도하쿠의 화풍 변화로 미루어 그가 쉰 줄에 접어든 1593년에서 1595년 무렵의 작품으로 추정돼요. 그런데 이 그림의 배경에는 한 아버지의 깊은 슬픔이 어려 있다고 전해져요.

도하쿠는 1592년 교토 쇼운지의 장벽화를 완성한 그 이듬해에, 스물여섯 살 난 아들 규조를 잃었어요. 그래서 이 솔숲 그림은 누군가의 주문을 받아서가 아니라, 그 슬픔을 짊어진 도하쿠가 오롯이 자기 자신을 위해 그린 것이라고 이야기되지요. 한편 그가 열일곱 살의 젊은이와 함께 길을 나섰다가 우연히 솔숲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일화도 전해져요. 또 도하쿠가 나고 자란 노토의 바닷가에는 지금도 이 그림 같은 솔숲이 펼쳐져 있다고 해요. 그러니 어린 시절 눈에 새겨진 고향 풍경이, 이 깊은 정감으로 되살아난 것인지도 모르겠어요.

'고요한 그림'이라는 이상

도하쿠가 흠모한 화가는 중국 송나라의 목계였어요. 이 솔숲을 그린 나무의 표현에도 목계의 영향이 보이지만, 이제는 더 이상 모방의 단계가 아니라 완전히 자기 것으로 소화해 낸 경지에 이르렀지요. 거칠고 힘찬 솔을 그리려고, 그는 짚으로 만든 붓이나 쓰고도 씻지 않아 뻣뻣하게 굳은 붓을 썼다고도 해요.

도하쿠가 평생 좇은 이상은 '고요한 그림'이었어요. '등백화설'이라는 화론집에는, 사카이의 한 인물이 양해가 그린 버드나무 그림을 보고 '고요한 그림'이라 읊조린 말에 도하쿠가 깊이 공감했다는 이야기가 실려 있지요. 그가 생각한 고요함이란 눈, 밤, 비, 달, 그리고 안개가 깃든 풍경이었어요. 먼 설산을 바라보며 아침 안개에 잠긴 솔숲을 그린 이 작품이야말로, 그가 평생 꿈꾼 '고요한 그림'을 그대로 구현해 낸 셈이랍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그린 부분이 아니라 비워 둔 여백, 곧 안개에 주목해 보세요. 텅 빈 그 자리가 오히려 깊은 적막과 여운을 자아낸답니다. 다음으로 솔숲의 먹빛 농담을 따라가 보세요. 가까운 나무는 짙은 먹으로, 멀어질수록 옅은 먹으로 그려져 있어요. 흥미롭게도 병풍을 실제로 세워 보면, 안쪽으로 접힌 자리의 나무는 안으로 물러나고 앞으로 접힌 자리의 나무는 짙어지도록 치밀하게 계산돼 있어, 평면 그림이 아니라 세워 두고 감상하는 병풍임을 새삼 느끼게 되지요. 마지막으로 화면 곳곳에 무심하게 튄 듯한 먹 자국과 거친 붓질을 찾아보세요. 짚 붓과 굳은 붓이 빚어낸 그 자유로움이, 이 솔숲에 살아 있는 숨결을 불어넣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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