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톨레도 풍경

View of Toledo

엘 그레코

분류
Paintings
지역
서양
라이선스
Public domain (Wikimedia Commons)
작품 소개

톨레도 풍경(View of Toledo, 스페인어: Vista de Toledo)은 엘 그레코가 그린 두 점의 현존하는 풍경화 중 하나로, 다른 하나는 톨레도 풍경과 지도이다. 톨레도 풍경은 뉴욕의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도슨트 이야기

1600년 무렵, 엘 그레코는 자신이 오래 살던 도시 톨레도를 캔버스에 올렸어요. 그런데 그가 옮겨 담은 것은 지도 위의 톨레도가 아니었어요. 실제 랜드마크의 위치는 여러 곳에서 사실과 다르게 배치되어 있거든요.

화면을 보면 언덕 아래는 짙은 초록이 출렁이고, 하늘은 먹구름이 내려앉은 듯 짙은 남색으로 뒤덮혀 있어요. 도시는 바로 그 경계 위, 하늘에 닿을 듯 말 듯 한 자리에 얹혀 있지요. 미술사가 월터 리드케는 엘 그레코가 '미래의 톨레도, 또는 희망하는 톨레도'를 그린 것이라고 했어요. 언덕이 도시를 떠받치는 받침대처럼 보이는 것도 그래서예요.

엘 그레코는 성당과 알카사르 같은 상징적 건물을 마치 무대 소품처럼 재배치해 '영혼의 도시'를 만들었어요. 현실 지형을 충실히 따라간 것은 카스티요 데 산 세르반도 하나뿐이었죠.

이 그림은 서양 미술에서 순수 풍경화가 매우 드물던 시대에 탄생했어요. 당시 스페인에서는 종교 공의회의 분위기상 풍경화 자체가 금기에 가까웠거든요. 어쩌면 이 작품이 스페인 최초의 독립 풍경화일지도 모른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예요.

오늘날 뉴욕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걸려 있는 이 그림 앞에 서면, 하늘과 언덕 사이의 팽팽한 긴장이 느껴져요. 폭풍이 오는 걸까요, 아니면 폭풍이 막 지나간 걸까요. 엘 그레코는 그 대답을 남기지 않았어요.

이렇게 보세요
  • 휘몰아치는 하늘화면 위쪽 절반을 검푸른 구름이 무겁게 뒤덮어요. 그 사이를 흰빛이 번개처럼 가르며, 폭풍이 막 닥칠 듯한 긴장을 뿜어내지요.
  • 색의 충돌위쪽 검푸른 하늘과 아래쪽 선명한 초록 언덕이 정면으로 부딪쳐요. 이 경계에서 그림의 팽팽한 기운이 솟아난답니다.
  • 언덕 위 도시오른쪽 언덕 꼭대기에 톨레도가 회색빛으로 떠올라요. 어두운 하늘을 배경으로, 마치 받침대 위에 올린 듯 하늘 가까이 들려 있지요.
  • 구불대는 물길화면 아래로 강이 굽이쳐 흐르고, 다리와 둑이 어렴풋이 보여요. 물빛마저 서늘한 청록이라 풍경 전체가 차갑게 떨립니다.
  • 옮겨 앉은 건물왼쪽 성은 제자리에 있지만 다른 건물들은 실제 위치와 다르게 배치됐어요. 화가가 사실 대신 마음속 이상으로 다시 지어 올린 '영혼의 도시'랍니다.

이 하늘 아래 서 있다면, 당신은 어떤 소리를 듣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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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타에서 톨레도로, 떠도는 화가의 종착지

이 그림 앞에서 먼저 화가의 이름을 떠올려 볼까요. '엘 그레코'는 스페인어로 '그리스 사람'이라는 뜻이에요. 본명은 도메니코스 테오토코풀로스, 크레타섬에서 태어나 베네치아와 로마를 거쳐 마침내 스페인의 옛 수도 톨레도에 정착한 사람이지요. 그는 평생 그리스 알파벳으로 본명을 서명했어요. 이 《톨레도 풍경》 오른쪽 아래 구석에도 그 그리스어 서명이 작게 숨어 있답니다.

흥미로운 건, 풍경화라는 갈래 자체가 당시 스페인에서는 무척 드물었다는 점이에요. 르네상스와 바로크 시기의 스페인 회화는 대개 종교화나 초상화였고, 풍경만을 주인공으로 삼은 그림은 거의 없었어요. 트리엔트 공의회가 풍경화를 달가워하지 않았던 분위기를 떠올리면, 이 그림은 그 시대 스페인 최초의 본격 풍경화로 꼽힐 만한 귀한 자리에 서 있는 셈이에요. 엘 그레코가 남긴 풍경화는 평생 단 두 점뿐인데, 그중 하나가 바로 이 작품이랍니다.

마음속에서 다시 지어 올린 도시

자, 이제 그림 속 도시를 보세요. 언덕 위에 자리 잡은 톨레도가 보이지요. 그런데 실제 톨레도를 아는 사람이라면 고개를 갸웃하게 돼요. 왼쪽의 산 세르반도 성은 제자리에 정확히 그려져 있지만, 대성당과 알카사르 같은 다른 주요 건물들은 실제 위치와 다르게 옮겨져 있거든요. 엘 그레코가 지형을 몰라서 틀린 게 아니에요. 그는 도시를 사실대로 베끼는 대신, 자기 마음속 이상에 맞춰 톨레도를 다시 지어 올린 거예요.

미술사학자 발터 리트케는 화가가 톨레도의 '위대함'을 강조하고 싶어 했다고 보았어요. 도시를 언덕 꼭대기에 올려놓아 하늘에 가장 가깝게, 그러면서도 부자연스럽지 않을 만큼만 높여 둔 것이죠. 언덕이 마치 받침대처럼 도시를 떠받치고 있어요. 이렇게 해서 톨레도는 단순한 지명이 아니라 '영혼의 도시'가 됩니다. 당시 이 도시에 감돌던 신비주의의 영적인 열기가 그 수수께끼 같은 상징 속에 스며 있다고 보는 해석도 있답니다.

비잔틴의 기억이 만든 떨림

엘 그레코의 화풍은 어디에도 견줄 데가 없어요. 이탈리아의 매너리즘에서 영향을 받았지만, 색과 형태를 다루는 그 격렬하고 표현적인 손길은 미술사에서 유례를 찾기 어렵지요. 그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그가 자란 크레타, 곧 비잔틴 이콘의 전통이 나와요. 프라도 미술관의 큐레이터 호세 알바레스 로페라는 엘 그레코의 무르익은 작품에 '비잔틴의 기억'이 뚜렷하다고 정리했답니다.

그 떨림이 가장 강렬하게 폭발하는 곳이 바로 하늘이에요. 이 작품의 하늘은 반 고흐의 《별이 빛나는 밤》, 터너와 모네의 풍경과 더불어 서양미술이 그린 가장 인상적인 하늘로 꼽혀요. 검푸르고 무겁게 내려앉은 구름, 그 사이를 가르는 서늘한 빛, 도시 가까이서 한층 어두워지는 하늘. 푸른색과 검은색이 부딪치고 그 아래 언덕은 선명한 초록으로 빛나요. 빛에서 어둠으로 넘어가는 이 극적인 대비가 그림 전체에 긴장을 불어넣지요. 미술사학자 키스 크리스티안센은 이 작품을 화가의 가장 야심 찬 걸작 중 하나로 꼽았답니다.

관람 포인트

먼저 화면을 위아래로 가르는 색의 경계를 따라 눈을 옮겨 보세요. 위쪽 검푸른 하늘과 아래쪽 선명한 초록 언덕이 어디서 만나는지, 그 충돌의 지점을 천천히 살펴보면 그림의 긴장이 어디서 나오는지 느껴질 거예요. 다음으로 언덕 꼭대기의 도시로 시선을 모아 보세요. 회색빛 톨레도가 초록 언덕 위에, 그리고 어두운 하늘 앞에 이중으로 또렷이 떠오릅니다. 왼쪽의 산 세르반도 성은 실제 위치 그대로지만 다른 건물들은 옮겨졌다는 걸 떠올리며, 화가가 빚어낸 '마음속 톨레도'를 음미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오른쪽 아래 구석을 들여다보세요. 그리스 문자로 적힌 서명이, 떠돌던 화가가 이 도시에서 끝내 자기 자리를 찾았다는 조용한 증언처럼 남아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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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 그레코

천상과 지상이 한 화면에 — 그리고 귀퉁이엔 화가의 어린 아들이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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